“겨울엔 어떻게 지내세요?”
날씨가 쌀쌀해지자 금강 천막농성장에 오는 분들마다 걱정 많이 해주세요. 도시는 아직 가을기운이 물씬하지만, 금강은 벌써 겨울의 입김이 ‘나 오고 있어’ 하며 훅 하고 불어오고 있어요. 하지만 여러분의 걱정과 달리 월동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가을을 금강에서 맞이해서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겨울을 금강에서 맞이해도 다행일 거예요. 적어도 금강은 흐를 수 있을 것이고, 세종보 재가동은 계속 유예될 것이니 말이죠. 자기 권력 지키겠다고 강을 가두는 이 무도한 정권이 우리보다 먼저 스러질지 누가 알겠냐 하는 생각도 합니다.
둘째가 얼마전에 학교에서 배웠다고 ‘삵’이라는 글자를 써서 보여줍니다. ‘삵’이 은근히 어려운 글자인데 말이죠. 그러면서 “삵은 고양이처럼 생겼어, 그리고 담비도 있잖아. 노랑색 담비, 다 우리랑 같이 보문산에 살잖아.” 말하는데 그 말이 참 예쁘고 위로가 되더라구요.
폭염과 추위에도 불구하고 2년 넘게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일인시위와 미사, 고함기도회로 함께 해 주신 분들 생각이 났습니다. 긴 시간을 묵묵히 나서 준 지역의 여러분들이 사실 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죠. ‘보문산은 삵과 담비가 사는 곳이니 지켜야 한다’고 말이죠. 함께 외치고, 지켜온 걸음들이 예쁘고 감사하다 생각하며 더 잘하자 다짐도 했습니다.
창립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라이브방송을 해봤는데 보셨나요?
두 번이나 울었지 뭐예요. 한 해 돌아보면 그저 꽉 차게 받은 사랑밖에 없다는 게 뭉클해 그랬습니다. 활동가들의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으니 꼭 한 번 봐주세요!
일년의 감사한 마음이, 또 힘이 모이고 격려 받는 자리가 바로 창립기념행사라 긴장도 많이 되고, 설레기도 합니다. 세상 단 하나뿐인 선물과 지구를 살리는 채식밥상, 아산시립합창단 노조분들의 힘찬 공연 그리고 금강 천막농성장 체험(?)도 하실 수 있게 준비합니다. 오시면 하여튼 재미는 있으실 거예요^^
회원님들 건강 항상 잘 챙기시고, 겨울 잘 맞이해요.
녹색이 만든 어느 자리에서든 잘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또 뵈어요!
박은영 활동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