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견 외면하고 성장환상에 사로잡힌 대전충남통합 특별법
지역을 개발산업의 식민지로 만드는 통합 추진 당장 중단하라!
지난 2024년 11월 21일, 김태흠, 이장우 두 시·도지사의 ‘선언’으로 시작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이재명대통령의 ‘주문’으로 급물살을 타더니, 광주전남 통합까지 전 국토에서 행정통합이라는 혼돈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지방자치의 구조, 재정, 행정 권한 등 지역의 전반이 바뀌는 중대한 선택임에도, 주민의견은 패싱한 채 오로지 정치권이 설정한 목표대로 밀어붙이면서 지난 1월 30일, 여당에서 추진하는 대전충남 통합법안이 공개되었다.
공개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조항들이 대다수 이다. 특히 특별시장의 개발사업 시행권한이 대폭 상향되면서 지역의 난개발이 제대로 된 견제장치 없이 시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부처별 개별 인허가가 필요했던 40여개의 사항을 지자체장이 일괄로 인허가 할 수 있는 권한, 환경부 장관과의 협의 만으로 공원 구역을 해제하고 축소할 수 있는 권한, 산림이용진흥지구 지정과 산지전용허가 권한의 확대 등 통합은 구실일 뿐, 개발을 부추기려는 수단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별시장의 커지는 권한에 대한 견제장치는 너무나 빈약하다. 개발사업에 대한 통합특별시장의 시행승인만으로 관련 인허가 절차를 취한 것으로 보는데(제78조 및 79조), 이는 통합시장의 의지만으로도 마구잡이 난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특히 78조 4항의 경우, 보완 조건 개발 시행의 경우, 보완이 되지 않은 경우에 대한 패널티 조항이 없으므로 사업자와 특례시장의 개발행위에 대한 견제책이 없다. 시행승인과 인허가 과정에서 사업에 대한 정당한 입증과 주민의견이 충분한 반영되도록 해야 하는데 이런 장치는 매우 허술하다. 경제과학중심도시 개발에 있어 심의를 받아야 할 기본계획의 심의위원회 위원장이 특별시장인 점(제74조 ➂), 개발용 토지를 안정적으로 취득, 처분하기 위해 통합특별시의회의 의결을 받지 않아도 되는 등(제81조 ➄항) 개발독주를 막아낼 장치는 전무하다.
과다한 산림개발을 초래할 ‘산지관리법 적용특례’(제189조)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특별법은 ‘산림이용진흥지구’를 지정해 백두대간 보호법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민간사업자가 개발할 수 있는 범위를 파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특히 산림이용진흥지구 내 민간사업자가 전망시설을 포함한 탐방로 설치, 모노레일, 케이블카(삭도포함) 건설을 허가하는 특례사항(제286조 ➁의 4)은 과도한 산림개발을 초래할 것이다. 모노레일, 케이블카 등의 경제성은 날로 떨어지고 있음에도 대전, 충남지역은 케이블카 건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위기 적응자원인 ‘녹지의 보전’이라는 탄소중립 기본법이 제시하는 특별시장의 책무는 철저히 외면되고 있다.
자치분권과 수도권 일극체제를 전환한다는 특별법안에서, 우리는 ‘성장’이라는 개발망령을 본다. 특별법에서 제시하는 ‘성장’ 염원은 환상에 가깝다. 발전노동자들이 일자리였던 석탄화력이 폐쇄되는 상황에 지역에 ‘정의로운 전환 특구’를 지정하면 정의로운 전환이 저절로 되는가. 지역에 ‘국방산업혁신클러스터’를 만들어 무기공장이 들어서고 무기제작을 실험하는 장으로 지역주민의 삶을 희생시키는 것이 진정한 지역성장이라고 볼 수 있는가. 정치권의 의미없는 권리 권한 쟁탈전에서 시민들의 권리와 권한은 희생양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논의 과정에 정치권의 목소리만 있을 뿐, 대전시민들의 목소리는 뒷전이라는 점이다.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정치적 목적에 의해 추진되는 통합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대전시민들과 충남도민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숙의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과 충남의 자연환경이 개발이라는 정치욕망에 망가지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 투쟁할 것이다.
2026년 2월 3일
대전충남녹색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