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대전 동물원 전시동물 전시 및 사육환경 모니터링결과발표

2022년 4월 6일 | 메인-공지, 시민참여

대전 아쿠아리움, 오월드 시민모니터링 진행
전시동물 사육환경 개선 절실해
대전시는 전시동물 사육환경 관리 적극적으로 나서라

대전충남녹색연합 회원 12명으로 구성된 동물원 레인저팀은 대전시 동물원 전시동물들의 사육환경을 파악하고자 지난 3월 12일 대전아쿠아리움, 지난 3월 26일 대전 오월드를 차례로 모니터링 했다.

이번 조사는 대전아쿠아리움 맹수관과 체험동물관, 대전오월드 쥬랜드, 사파리, 버드랜드 등 5곳을 선정했고 모니터링 항목은 동물원복지문제연구소에서 실시한 ‘서울시 야생전시동물 실태조사 보고서’에 사용된 항목을 참고해 사육환경 8항목, 동물관리 14항목을 조사했다. 특히 전시동물 사육장 면적, 자연채광, 바닥재에 관한 사육환경 모니터링과 전시동물 관리 인력수, 급수 상시 제공여부, 부적절한 동물 전시에 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 했다.

대전아쿠아리움 전반적인 시설개선 필요해

   
사진설명 : 케이지에서 탈출한 아기원숭이 사진설명 : 전시된 아기원숭이

 

지난 3월 12일은 대전시민 8명이 참가해 대전아쿠아리움을 모니터링 했다. 대전아쿠아리움의 미니동물원은 동물들의 부적절한 서식환경과 관리문제로 이용객들이 수년 동안 민원을 제기해왔다. 대전아쿠아리움 미니동물원은 실내에서 운영되는 시설로 야외방사장 조성 자체가 불가능한 환경임에도 붉은 코코아티, 마못, 라쿤, 사막여우 등이 사육되고 있다. 그중에도 라쿤은 좁은 우리를 반복적으로 왕복하는 정형 행동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었다.

실내동물원에는 생후 8개월된 아기 원숭이도 전시되어 있었다. 사방이 뚫린 철장에 갇혀 사람의 왕래가 잦은 통로에 전시되어 있고 관람객이 케이지 사이로 접촉을 시도해도 통제 할 수 있는 관리인력도 없는 상황이었다. 맹수관 역시 비슷한 환경으로 유리칸막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관람객과의 적절한 거리 유지가 되지 않아 관람객의 소음과 시선, 쏟아지는 촬영세례에 무방비로 노출 될 수밖에 없었으며 적절한 은신처도 없었다. 활동반경이 500~4,000㎢인 호랑이는 시멘트 바닥으로 만들어진 좁은 사육장 끝에서 끝까지 왕복하는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사진설명: 돌출형 케이지에서 먹이를 구걸하는 프레리독 사진설명: 먹이를 기다리는 토끼들
사진설명 : 원숭이사 콘크리트 바닥 사진설명: 홍학과 장다리 물떼새 무경계 근거리 전시

대전 오월드, 종 특성에 맞는 전시관 환경개선 필요해

지난 3월 26일, 시민 12명과 함께 조사한 오월드 동물들이 처한 환경도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 모니터링팀은 오월드 쥬랜드와 버드랜드 등을 조사했다. 몇몇 사육장은 생태적 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콘크리트 바닥과 인조 바위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중 프레리도그는 돌출형으로 설치된 케이지에서 하루종일 먹이주기 체험에 동원되고 있었고 토끼와 양, 몇몇 초식 동물들은 울타리 사이로 먹이를 받아먹으며 구걸 행동을 유발하는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버드랜드에 홍학과 장다리 물떼새, 여러 종류의 앵무새들이 관람객 사이로 무경계 · 근거리 형태로 전시 되고 있었다. 한 번에 수십명의 관람객이 사육장 안으로 들어가 동물을 만지고 사진을 찍는 등 동물들이 위협적으로 느끼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전시관은 종 특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관람객의 관람 편의성과 청소의 용이를 위한 사각형 구조의 콘크리트 바닥으로 되어있었다. 이런 구조는 평생을 전시관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사파리 역시 관람차량이 다니는 차도의 비율을 따져보면 동물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협소했다.

 

대전시 전시동물 적극적 관리 계획 이행 필요해

모니터링에 참여했던 대전시민 이*윤 님은 “최초로 인공부화에 성공했다는 흰꼬리수리는 나는 법을 모르고 무리지어 산다는 솔개는 한 마리, 단독 생활한다는 참수리는 두 마리가 그마저도 그 좁은 사육장에 서식하고 있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더불어 대전시에 위치한 동물원에 대해서는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개선의지를 보여야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 3월 <대전시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에 따르면 ‘5년에 걸쳐 종별 사육 관리 지침 마련’ 및 ‘특별보호종 관리 지침서 마련’ 등 동물복지 및 서식환경 개선 계획과 동물탈출사고 대응 체계 구축, 멸종위기종 보전 증식 연구 촉진 등 생물다양성 보전 연구 기반 구축 등의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하지만 대전충남녹색연합에서 대전시에 확인한 결과 2021년에 이미 완료 됐어야 하는 종별 사육 관리 지침서, 특별보호종 관리 지침서는 마련되지 않았음은 물론 대개 계획들이 거의 진행된 바가 없거나 필요성을 검토하는 단계임을 확인했다.

평생을 동물원 안에서 살아가야하는 동물들의 복지는 ‘필요성을 검토’할 대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드시 살펴야 할 부분이다. 관리계획을 발표한지 1년이 지난 지금 이 시점에 대전시는 종 특성을 고려한 동물원 관리와 전시동물 복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이행해야 한다.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동물원 및 수족관 등록요건’에 따르면 별다른 기준 없이 사무실과 공간만 있으면 동물을 사육하면서 전시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기준 자체가 없으니 그 곳이 실내건 야외건 사자, 호랑이, 재규어부터 퓨마, 원숭이, 하이에나 등의 동물이 햇빛 한 뼘 들지 않는 실내에 전시되는 상황이다. 동물원 전시동물의 복지를 위해 종 특성에 맞는 서식요건 기준 마련도 시급하다.

동물원의 형태도 달라져야 한다. 이미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종과 개체수를 줄여나가면서 적은 수의 동물에게 집중해 동물 복지를 개선해 가야하며 기존의 전시형 동물원에서 생태동물원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전주 동물원의 경우, 2015년 부터 개원 38년만에 동물복지를 위해 열악한 사육환경을 개선해 왔고 완전개방 전시방법에서 수목을 이용한 차폐를 통해 한정된 구간에서만 관람이 가능한 몰입 전시 방법으로 전환된 사례도 있다. 관람객이 아닌 동물에게 안전한 방식으로 동물원도 바뀌어야 한다.

오월드 퓨마사 앞에는 2018년 사육장을 탈출했다가 사람들에게 위험하다는 이유로 사살된 뽀롱이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그 사육장은 뽀롱이에게는 안전한 곳이었나 되묻게 된다. 이제 동물원은 관람객이 아닌 동물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곳으로 바뀌어야 할 때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 : 문성호 김은정 김민수 이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