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시민호소문

2007년 12월 18일 | 금강/하천

BBK성명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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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정치의 위기를 극복하고 이 땅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대전 시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존경하는 대전 시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의 운명을 결정지을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정책과 공약이 실종되고 후보자간의 비방이 난무했던 이번 대선 과정은 역대 그 어느 대통령 선거보다 혼탁했으며 이러한 과정을 지켜봐 왔던 국민들에게 정치는 회의와 불신만을 남겨놓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87년 6월 민주항쟁으로부터 20년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국민의 권리가 신장되고, 정치적 자유가 확대되며, 사회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민주주의 승리의 역사를 경험해 왔습니다. 반면, IMF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에서 나타나듯 사회경제적 민주화와 평등은 지체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불평등이 고착되는 사회로 퇴보하느냐의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더욱 진척시켜야 할 중대한 기로에서 우리는 오히려 민주정치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름 아닌 한 국가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이 중요한 선거과정이 거짓과 부정 그리고 국민기만으로 얼룩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간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가 연루된 BBK와 관련 의혹을 설마 하는 심정으로 지켜봐왔습니다. 검찰의 수사발표에도 불구하고 가라앉지 않던 의혹이 마침내 이명박 후보 스스로 BBK를 설립했다는 동영상이 밝혀지면서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는 그간 의혹과 증거가 제시될 때마다 모두 날조이자 근거 없는 비방이라 일축했으며, 만일 BBK 연루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당선 이후라도 대통령직을 걸고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자신이 BBK를 직접 만들었다는 육성이 담겨있는 자료가 공개된 것입니다.
주가조작을 공모했는지 BBK의 실제 소유자인지의 법적 진위와 책임의 규명 이전에 이명박 후보는 BBK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던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보통의 정치인도 아닌 국가지도자가 될 정치인의 말은 천금과 같아야 합니다. 국민에게 거짓으로 일관한 정치인을 어떻게 믿고 국가지도자의 대임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이미 위장전입과 위장취업, 탈세, 행정수도반대 등에 대해 모르쇠와 말바꾸기 변명으로 대통령 후보자의 자격에 심각한 의문을 드리운 이명박 후보이기에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이제 BBK 사건은 단순한 정치적 공방의 수준을 넘어, 국가적 혼란으로 갈 것인가 진실의 규명과 합당한 책임이 따르는 정상적인 과정을 갈 것인가의 매우 중대한 기로에 서있습니다. 이런한 BBK사건에 대한 많은 의혹을 풀지 못한 채로 당선된다면 이후 한국사회는 심각한 정치적 혼란을 일으킴과 동시에 국민의 통합과 안정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역시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실의 규명은 시민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거짓의 정치, 국민기만의 정치로 민주주의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는 것을 용납할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경우라도 진실을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 민주주의의 역사를 진전시킬 것인지 이제 국민여러분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반세기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었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역량을 민주정치가 위기에 처한 오늘 다시 한번 발휘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2007. 12. 18
대전지역 종교▪노동▪시민사회단체 비상대책회의 참여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