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밤 아이와 함께 노루벌로 반딧불이를 찾아갔습니다.
우리동네 선생님들 모시고 가고싶었지만, 집쪽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동행을 못했습니다
혹여 노루벌에서 선생님들을 만날까…기대했는데, 아무도 안오셨더군요.
칠흙같은 어둠을 뚫고 노루벌로 들어갔습니다.
조용한 가운데, 풀벌레소리만 요란합니다.
차갑고 신선한 풀냄새가 코끝에 기분좋게 전해옵니다.
적십자쪽 불빛이 너무도 강렬하여 별빛마져 가리더군요.
도꼬마리 동산에 차를 세웠습니다.
이따금씩 낚싯꾼들이 던진 파란불빛이 물속에서 유난히도 반짝일 뿐, 불빛은 아무대도 없습니다.
제방위로 올라가면서 방울벌레님이 보았다는 할미꽃제방을 살펴봅니다. 없대요.
제방을 따라 걸어봅니다.
어른키만큼 자란 풀들이 제방의 가장자리를 담처럼 쌓고있습니다.
반쪽도 안되는 달빛에 반사된 쑥부쟁이가 유난히 하얗게 빛나서 칠흙같은 어둠속에 반딧불이로 착각을 하게됩니다.
아~~~~~~~~~~~~~풀 숲에 반짝이는 것이 보입니다.
풀 숲 깊숙한 곳에 반짝이는 것, 조용히 다가가야 했는데, 너무 반가운 나머지 큰소리를 냈더니 빛이 사그러들더이다.
조금 기다렸습니다. 조용히…
다시 빛을 강렬히 내뱉습니다.
도꼬마리동산에서 마을입구 커브 돌아가는 길까지 왼쪽 풀숲에서 드문드문 십여마리 보았습니다.
날이 흐려서 그런지 땅에 가까이 깊숙히 들어앉아 빛을 내고있는 반딧불이.
안여종 선생님이 보신것 처럼 공중으로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고, 손바닥 위까지 앉았던 군무는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노루벌에도 반딧불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
생각보다 많지않은 반딧불이에 실망한 아들은 다시 걸어나오는 방죽위에서 노래나 불렀습니다.
조용한 물가에 산새에겐 미안했지만, 엄마랑 부르는 노래가 검은 산위로 메아리쳤습니다.
조금은 무섭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오늘은 담력을 기르는 날이야…치부합니다.
별빛이 반짝이는 노루벌의 밤.
아름다운 밤하늘로 널리 퍼져가는 용찬이의 고운 목소리가 정말 듣기좋은 밤이었습니다.
선생님들도 내일 노루벌을 찾아가세요.
조금은 인내를 가지고 반딧불이를 맞이하세요.
반딧불이가 반짝이며 갑천의 선생님들을 환영해줄 것입니다.
별빛보다 더 강렬한 빛을 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