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금강소나무숲 생태투어 – 박진영 회원이 전하는 생생한 참여후기

2014년 7월 1일 | 자연생태계

2014 녹색생태현장투어 두번째
<부석사  & 금강 소나무 숲길을 다녀와서...>

글 / 박진영 회원

  오전 9시에 집결지인 시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다. 우리 가족을 포함한 또 다른 새로운 얼굴들과 1박 2일을 함께 지내야 하는 일정에 마음이 설레였다. 가벼운 인사를 나누기 위해 지난 신두리사구 투어 때와 마찬가지로 자연이름을 짓는 시간을 갖었다. 모두들 각자의 느낌과 생각이 잘 표현된 자연이름 하나를 가지고 즐거운 생태 여행길에 올랐다.
  가장 먼저 도착한 부석사 초입.. 임금님 수랏상 부럽지 않은 식감 좋고 건강에도 좋을 법한 산채들을 만나 입안이 행복해지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 후에 부석사에 오르는 길.. 매표소를 지나자 오르막에 펼쳐진 은행나무들의 향연.. 계절을 달리해서 낙엽이 질 때 즈음 걸어도 좋을 만큼 빼곡한 은행나무길에 가족들과 꼭 한번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석사에서 문화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중
부석사에 들어와 해설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찰의 곳곳을 둘러보았다. 부석사의 창립배경에 관한 이야기와 의상대사를 사랑한 선묘낭자의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이야기 등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들에 처음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꾸벅꾸벅 졸며 놓쳤던 내용들에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그 시절 미처 기억하지 못했던 내용을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날 수 있어 행운이라는 생각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의상대사가 떠나기 전 꽂아놓았다는 그저 평범한 지팡이가 지금까지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나무가 된 현장을 눈에 담고 오지 못한 것을 아쉬움으로 남긴 채 발걸음을 돌렸다.

두번째 투어장소 간이역인 분천역
  숙소인 금강송 펜션으로 들어가기 전 잠시 들른 봉화 분천역.. 세월의 흐름을 잊게 해주는 작고 느린 간이역이었다. 이번 투어에 함께 한 사랑하는 두 아이들이 차에서 곤히 자는 틈을 타 남편과 함께 길다란 철길도 토닥토닥 걸어보고, 바쁘기만 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여유롭게 벤치에 앉아 눈을 감아 보았다. 멀리서 기차 기적소리가 들리는 듯 느껴졌다. 다음에 온다면 백두대간 열차를 꼭 타 보거나 자전거 트레킹을 하겠노라 다짐을 하고는 원래의 일정대로 움직였다.
  펜션으로 들어가는 길.. 전날 내린 비로 더욱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물과 그림처럼 늘어진 소나무들의 조화가 숨을 멎게 했다. 그 풍경을 눈에 모두 담기 위해 자리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수없이 반복하며 그 때마다 짧을 탄성을 내지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십이령주막에서 먹는 파전, 두부, 막걸리
숙소 도착 후 파전, 두부, 막걸리도 함께 한 맛난 저녁식사로 배가 행복해지는 시간을 보내고 두 아이와 함께 펜션 앞에 흐르고 있는 계곡물로 가 보았다.


숙소 앞 계곡물에서 즐거운 시간
수영복까지 준비해 온 아이들이었지만 아쉽게도 얼음같이 차가워진 물에 몸을 담글 수는 없었다. 사람들의 손이 타지 않은 곳이라 여러 생물들이 살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직접 관찰해 볼 수 있는 기쁨과 더불어 가져가려는 욕심대신 살던 자리에서 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 줄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신기용 선생님의 힐링뮤직을 들으며
하루 동안의 여독으로 다소 지쳐있는 몸과 일상생활에 찌들어 살펴 볼 여유가 없었던 마음을 음악으로 치유해 주신 평산 신기용 선생님의 감동스런 벽 연주(?)와 구하기 어렵다는 귀한 영상으로 어디서도 누릴 수 없는 힐링을 접한 후 내일 만나게 될 금강송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살짝 열어보니 소나무 향으로 가득한 아침공기가 코를 자극했다. 어서 빨리 숲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식사도 급히 하고는 시계만 쳐다보게 되었다.

금강소나무숲길 안내판 앞에서
드디어 금강소나무 숲길 입성.. 첫 발을 떼어 계곡을 건너는 발걸음이 떨리고 마음은 설레임으로 콩닥거렸다. 조금씩 숲 안쪽으로 들어가며 생생한 숲 해설가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작은 아이의 케어는 애 아빠에게 맡기는 욕심을 살짝 부리며 선생님의 해설을 듣고 숲이 주는 신비로움과 평온함을 충분히 느꼈다.



손수건 물들이기와 느낌대로 나무에 표현하기, 계곡물 체험
또한 손수건 물들이기와 나만의 느낌대로 나무에 표현하기 등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아이들도 숲 친구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폭신한 숲길을 맨발로 걸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숲과의 교감을 깊이 할 수 있어서 행복했으며 얼음물처럼 차가운 계곡물에 잠시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지압을 한 듯 시원하고 피로가 풀려 심신이 상쾌해진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울진금강소나무숲에서
3구간 탐방 때에는 큰 아이가 조금 힘들어해서 다독이며 오느라 해설을 챙겨 듣지 못했지만 아이와 힘든 시간을 함께하고 호흡을 같이 나눈 것으로 충분함을 느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금강송 숲길과의 만남에 대한 감동이 쉬이 누그러들지 않아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이어폰을 꽂고 창 밖에 보이는 먼 산의 녹음을 내내 바라보며 생각을 하며 돌아왔다. 이번 투어에 참가하면서 몸으로 느낀 자연의 소중함과 대단함 그리고 가슴으로 느낀 크나 큰 감동을 잊지 않고 자연과 친구가 되려는 노력과 더불어 내 아이들을 위해 더욱 아껴 주어야하는 또 하나의 가족임을 꼭 기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