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민참여국 박은영 간사
이제 추위가 물이 오르는 11월, 시장에는 배추가 트럭채로 실려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맘때가 바로 김장철이기 때문! 여기저기서 김장걱정이 들려온다. 김장철만 되면 치솟는 배추값에 솔찬이 들어가는 양념값 때문이다. 그냥 사먹고 만다는 가정도 많아졌지만 그래도 김장철에 여러 가정이 모여 공동김장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문화이지 않은가.
11월 채식모임에는 육젓이나 조미료를 넣지 않고 김치를 만들어 보았다. 육젓이 안들어간 김치를 접해보지 않은 지라 과연 김치만의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날까 의아했다.
▲함께 한 회원들
김치맛은 바로 배추 절일 때 그 맛의 70-80%가 좌우된다고 한다. 어떤 소금을 넣고 얼마나 절이느냐가 관건인데 보통 배추를 절일 때는 여름엔 5시간, 겨울엔 18시간을 두고 천천히 절인다고 한다. 숨을 빨리 죽인다고 소금을 왕창 넣었다간 낭패! 소금은 배추의 조직을 파괴시켜 김치를 금방 무르게 하는 원인이 된다. 배추는 45, 60, 90일짜리 종자가 있는데 가정에서는 60일이 업소에서는 45일짜리가 많이 쓰인다고 한다. 배추는 90일짜리가 가장 좋다고 한다.
최장희 회원이 지리산에 있는 실상사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배추를 직접 절여오셔서 양념만을 더해 김치를 만들어볼 수 있었다. 양념은 생강과 빨간고추, 사과, 배를 갈아넣고, 멥쌀로 만든 풀을 넣어 만들었다. 풀죽을 만들때 단호박도 곁들여 넣었더니 고소한 맛이 더했다. 채를 썬 무에 양념을 넣고 버무리는데 매콤한 냄새와 더불어 과일의 상큼한 향도 났다.
▲아삭한 채식김치
계속 먹어오던 김치가 얼큰하고 걸죽한 맛이었다면 상큼함이 입안에 가득해지는 채식김치는 또 다른 별미였다. 더불어 배추가 지리산에서 유기농으로 키운 것이라 배추 특유의 고소한 맛도 더해 일품이었다. 김장철에는 수육에 양념 가득 채운 배추가 제격이라지만, 아삭하고 향기있는 채식김치와 밥 한 그릇도 그에 못지 않은 격조가 있지 않을까?
*11월 채식모임에는 최장희, 박영례, 정복희 회원과 최장숙님, 방인숙님, 김은희님이 참여해주셨습니다. 12월에는 채식짜장을 만들구요, 날짜는 곧 잡을 예정이니까 회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김장용 배추김치 만들기>
① 배추손질, 절반만 갈라둔다. 빨리 절여지면 절반 더 가른다.
② 10%의 소금물에 적셨다가 소금을 켜켜이 뿌리고 절인다. (여름 5시간 겨울 18시간)
③ 줄기 쪽 위주로 뿌리고 꾹꾹 누르거나 무겁게 누르고 중간에 한번 이상 위치 교환해준 다.
④ 소금물에 20분 정도 담궈두는 것도 좋다. (소금물은 배추양의 1/3필요)
⑤ 시간을 줄이기 위해 소금물을 더 진하게, 도 소금을 많이 뿌리기도 한다. 조직이 상한다.
⑥ 70도 절여지면 3,4번 씻어 엎어서 물기를 뺀다. (최소 2시간 이상 물기 뺀다.)
⑦ 밑둥 손질하고, 손으로 꾹꾹 눌러 여분의 물기를 뺀다.
⑧ 불린 멥쌀로 풀을 쑤고, 단호박을 갈아서 넣고 한 번 더 끓여 식힌다. (찹쌀가루 2T+물 5컵)
⑨ 갓, 미나리, 부추 등은 4.5㎝ 썰어놓고, 홍시는 으깨둔다. 과일일 경우 즙을 내둔다.
⑩ 생강은 갈아놓는다. 청각도 갈아놓거나 곱게 다진다. 홍초도 갈아놓는다.
⑪ 다시마, 표고, 무 넣어 채수를 만들고, 채수에 조선간장, 도솔천을 넣어 졸인다.
⑫ 홍피망을 믹서에 채수 약간 넣고 갈아두거나 다지기 한다.
⑬ 죽이 식으면 조금 덜어서 고춧가루를 넣어 20분 이상 불린다. 고추장 농도처럼.
⑭ 불려지면 홍피망, 생강, 채식액젓, 청각 등을 넣어 버무린다.
⑮ 무를 껍질채 6㎝ 채썰고 불린 양념을 일부 넣어 충분히 5분 이상 버무려 준다.
16. 색이 나면 나머지 양념을 섞어서 넣고 한 번 더 버무린다.
17. 푸른 야채를 마저 넣고 살살 버무려 준다. (갓, 파를 채식액젓에 미리 절여주면 좋다.)
18. 간이 부족하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19. 배추끄댕이 잡고 하나씩 들춰가며 속을 넣어 담고 하나하나 잘 모아주고 감싼다.
20. 꼭꼭 눌러 공기를 빼고 맨 윗부분엔 양념 묻힌 배추겉잎으로 잘 사둔다. 겉잎이 부족하면 비닐로 덮는다.
21. 남은 양념국물은 채수에 넣어 행구에 부워준다.
* 소금물이 너무 진하면 잎만 빨리 절여지고, 줄기는 생으로 있게 되고, 물이 많이 생기게 되며 맛이 없다. 너무 오래 절여서 짜지면 조직도 질겨지고 배추의 단맛도 많이 빠진다.
* 김장배추는 절반만 잘라서 절인다. 소금물에 담갔다가, 배추를 다시 꺼내 큰 통에 옮겨 담으면서 배추 속에 소금을 뿌리고 위에도 충분히 뿌린다. 남은 양동이의 소금물을 거기 붓는다.
* 김장배추엔 무를 적게 넣는다. 양념을 쓸어내리기 때문에.
* 절인 배추를 씻고 나서 먹어봤을 때 조금 간간하다 싶으면 된다.
양념은 좀 간이 센 것 같다 싶게 맞춰야 한다. 고춧가루는 빨갛게.
* 하루 지난 다음 간을 봐서 짜게 느껴지면 무를 넣고, 싱거우면 채식액젓을 더 넣는다.
* 곧 먹는 것은 실온에 하루 이틀 지난 후 약간 기포가 생기려고 할 때 냉장고에 보관하면 좋다. (차가운 베란다에 내어놓으면 닷새~ 일주일 정도 익힌 후 넣어야 한다.)
재움 양념- (배추 2포기 분량에 기준) 돌소금+설탕+무즙+양파즙+배즙+다진마늘 1큰술 씩+ 다진 생강 1t 준비 이것을 골고루 발라서 1시강 정도 놔두었다가 속을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