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공원-갑천 인간띠잇기 행사

2007년 3월 19일 | 자연생태계

월평공원과 갑천의 봄을 위하여!

글쓴이 : 조세종 회원

이제 봄이 찾아 왔습니다.
만물은 어느새 기지개를 켜며
움이 트고 가만히 새싹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평공원과 갑천에 찾아온 봄은
희열과 열정을 수줍게 감추며
피어나는, 그런 봄이 아닙니다.
꽃을 피울 희망을 얻지 못하는
열매를 맺을 기쁨을 약속하지 못하는 봄이랍니다.


▲멸종위기종 봄처녀나비

더 이상 냇물은 도도히 흐르지 못하고
사시사철 싱그러운 기운을 내뿜는
참나무와 소나무는, 가쁜 숨을 쉬고 있습니다.
산과 계곡과 하천
그리고 숲과 나무와 풀과
날짐승과 물고기와 벌레들,
갈라지고 뚫리고 파헤쳐지고 묻히고
끊어지고 찢기고 뽑히고
놀라고 쫓기고 숨막히는
두려움에 떨며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아! 누가 볼세라 숨죽이며
마지막 여린 생명을 보전하려는
미호종개 늦반디불이 개구리매
수달 황조롱이 원앙 새매 흰목물떼새
맹꽁이 까치살모사 이삭귀개 봄처녀나비가
두려움에 떨며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월평공원을 살리자고 외치는 어린이들

생명은 생명과 닿아있으니
나의 생명은 곧 너의 생명
우리의 생명은 곧 너희의 생명으로 이어지고 있나니
우리는 생명을 나눈 형제
우리는 빛과 바람과 비와 구름과 흙을
다 같이 나누고 사는 형제이며 누이임을
잊지 말라고 호소합니다.
생명은 이기(利器)도 아니고,
이윤보다, 효율보다, 공법(工法)보다 먼저이니
더 이상 해치지 말라고
더 이상 죽이지 말라고 호소합니다.
이제 대답할 차례입니다.
자연이 파괴된 세상에
사람은 무엇으로도
살아갈 수 없음을
행복도 사랑도 있을 수 없고
희망도 미래도 사라진다는 것을
고백할 차례입니다.


▲월평공원 인간띠잇기 행사

도솔산 아래 120여 만 평 넓은 월평공원과
그 곁을 휘감고 유유히 흐르는 갑천
이곳에, 잃어버린 봄을 찾아줍시다.
우리가 서 있는 여기
더 이상 탁하고 부연 빛이 서리지 못하도록
맑고 화창한 고운 빛깔의 봄을
우리 모두가 선사해 줍시다.
그리하여 만물은 만물대로
활짝 기지개를 펴고
다시 한 번 꿈틀 약동하는
그런 봄을 맞이하는 날
다시 한 번 우리 여기모여 두 손 꼭 마주 잡읍시다.


▲월평공원의 아름다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