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5일 환경의날, 온몸으로 막아선 하도정비공사 현장

2003년 6월 5일 | 자연생태계

6월5일 환경의날, 온몸으로 막아선 하도정비공사 현장
“우리는 대전시 반환경의 날로 선포한다”

대전충남 녹색연합은 6월 5일 세계환경의날을 가슴 아프고 부끄럽게 맞이했습니다.
대전시는 시청본관에서 대대적인 환경의날 기념행사를 진행하겠지만, 환경의 날을 기념할 어떠한 의미도 없었습니다. 지역 곳곳에서 반환경적인 행정과 정책을 보이고 있는 대전시의 환경의 날 기념식은 그야말로 겉치레에 불과합니다. 특히 대전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차별적인 하도정비사업을 바라보며 대전시의 환경행정을 이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전충남 녹색연합은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을 “대전시 반환경의 날”로 선포하고 대전시가 자행하고 있는 대전천 하도정비사업을 온몸으로 저지하고 반환경의날 선포식을 하기 위해 진흙탕으로 범벅이 된 대전천에 뛰어들었습니다. (인창교 아래)
약간의 마찰이 있었으나 성명서를 낭독하고 선포식을 한후, 대전시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였습니다.

<항의서한문>

대전천 하도정비 사업과 관련한 항의 서한문

녹색연합은 지난 3월 31일 ‘대전천 하도정비 사업 문제있다’라는 성명을 통해 대전천의 하도정비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업중단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으며 지난 4월 10일 진행된 생태하천 연구용역 중간발표회에서 대전광역시 도시건설주택국장은 대전천 하도정비사업에
관한 녹색연합의 문제제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문제가 있으면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전천은 죽음의 하천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대전시는 하천정책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으면 그때마다 임기응변식 답변만을
일삼을 뿐 구체적인 조처나 대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금 대전천 하도정비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아래와 같이 지적하며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대전시의 태도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바입니다.

1. 대전천 하도정비 사업에 대해 문제점

첫째, 대전시는 생태적 관점에서 3대하천 정비 계획을 다시 세우고 이 계획에 의거하여 하천정비를 해야 한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을 비롯한 환경진영은 지난 10여년간 대전시가 이수와 치수적 관점에서 3대하천을 정비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도심
하천생태계에 많은 악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하상 골재채취 과정에서 각종 비리사건이 터져 담당공무원이 구속되는 등에 대한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해 왔고 2002년 대전시는 이런 문제제기를 적극 수용하여 2억8천7백여만원의 용역비를 들여 ‘도심생태하천 학술연구용역’을
발주하여 오는 8월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심생태하천 학술용역은 단순한 용역이 아닌 지금까지 대전시가 추진해 온 하천정비계획을
수정하고 하천의 생태적 복원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전환을 촉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미 계획되어 있는 각종 하천정비 계획은
전면 중단되어야 하며 대전천 하도정비 사업 역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둘째, 하천생태계 파괴에 대한 문제제기 3개월째 진행된 하도정비사업으로 인해 대전천에는 누런 흙탕물이 흐르고 있고, 친환경적
블록을 교체한다고 하상 안에 온갖 장비가 드나들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이 물길에 깃들어 살던 온갖 생물들의 자리를 빼앗았을 뿐
아니라 탁류가 유등천과 갑천을 경유에 금강으로 흘러 들
어가 공주 등 금강하류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생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녹색연합의 요구로 인해 형식적으로나마
만들어 졌던 오탁방지막은 몇차례의 비로 인해 갈갈이 찢겨져 흉물스런 모습으로 남아 있어 탁류를 막는 역할을 전혀 수행하고 있지
못합니다.
하천의 중심부에는 하도정비사업과정에서 생긴 토사와 철근 콘크리트가 쌓여 있어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으며, 수생생물들은 하천을
떠난 지 오래되었습니다.
지난 4월 10일 진행된 생태하천 연구용역 중간발표회에서 대전광역시 도시건설주택국장은 대전천 하도정비사업에 관한 녹색연합의 문제제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문제가 있으면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대전천은 계속 파헤쳐 지고 있습니다
최근 하천정비작업에 사용되는 소재가 기존의 것보다 좀더 환경친화적인 것이 개발되어 사용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나 소재를
환경적인 것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차적인 문제이며 작업과정이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대전천 하도정비 사업은 대전천 생태계를 죽이기 위한 작업이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대안을 만드십시오.
우리는 도심하천이 갖는 홍수방지의 기능에 대해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태풍 루사의 사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듯이 방재라는
미명하에 지금처럼 진행되던 하천정책은 결코 환경재앙을 막아내지 못합니다. 하천의 원래 모습을 가능한 훼손하지 않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하천정책만이 방재기능도 제대로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천생태복원의 기본계획이 나오기 전에는 하천과 관련된 어떤 정비사업도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만일 대전천
하도정비 사업이 지금 이 시점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이 필요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타당성에 대한 공감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 사업의 과정에서 하도에 작업 차량의 이동통로를 당장 철거하고 공사 구간에 해당하는 하상도로의 통행을 제한적으로 통제하여
이 도로를 이용해야 하며 다중의 오탁방지막 설치와 대전시의 철저한 관리감독 등이 필요합니다.

오늘 대전천의 문제는 그간 대전시의 하천정책에 대한 결과이며 지금도 대전시는 이수와 치수에 중점을 둔 하천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말로 대응하지 않겠습니다. 대전시의 하천정책이 전향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3대하천 구간구간에서 몸으로 이를
막겠습니다.
대전시의 전향적인 변화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대전시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 현재 진행중인 대전천 하도정비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 대전시는 공사가 진행중인 대전천에 대한 환경조사를 실시하여, 더 이상 대전천이 망가지지 않도록 노력하라.
– 생태하천 연구용역에 대해 재검토하고, 생태하천 복원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라.
– 대전시장은 무분별한 하도정비사업에 대해 대전시민에게 사죄하라.

2003년 6월 5일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 김규복· 김병미·한원규

< 6.5 환경의 날 대전천 하도정비사업 저지 및 대전시 반환경날 선포식 >
□ 일시 : 2003년 6월 5일 오전 9시
□ 장소 : 대전천 인창교 아래
□ 세부내용
-. 세계환경의날 대전시 반환경의날 선포식
-. 인간의 탐욕과 개발로 사라져간 모든 생명에 대한 묵념
-. 대전천을 말살하는 대전천 하도정비사업 중단에 대한 우리의 입장
-. 항의서한문 전달
-. 뭇 생명들의 터전 대전천을 지키는 생명 벨트 설치

< 시청 앞 항의 일인 시위 >
□ 일시 : 2003년 6월 5일 오전 9시 30분 – 11시
□ 장소 : 대전시청 정문 앞

더 많은 사진은 녹색연합 홈페이지 “사진으로 보는 녹색세상” 게시판에 있습니다.
http://www.greendaejeon.org/sub/board_photo.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