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전 사무처장 사직 인사

2010년 4월 21일 | 기후위기/에너지

회원님께 사직 인사 드립니다.

지난 14년간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으로 일했던 박정현입니다.
지난 세월 회원님들의 격려와 성원이 없었다면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이 만큼 지역사회에서 자리잡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회원님들의 따뜻한 보살핌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저는 지난 15일 대전충남녹색연합을 사직했습니다.
올해로 시민운동을 시작한지 24년이 되고 녹색연합에서 생태적 희망을 꿈꾼 지 14년이 됩니다. 지난 24년간 저는 민주주의 가치, 생태의 가치, 인권의 가치, 분권의 가치를 배우고 이를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여러 선후배들과 함께 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시민운동의 영역을 넘어 정치운동의 영역에서 이 가치들을 심화하고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결심은 제 개인의 결단이기도 하지만 시민사회 대표들의 명이기도 합니다.
대전지역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4당이 MB정권을 심판하고 진정으로 시민이 행복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 야권후보연대를 이룩했습니다. 현재 야4당의 주요의제와 시민운동진영의 주요의제가 비슷하고 이제 시민운동 진영도 정치 안으로 진입해서 다양한 시민사회 의제를 확장하고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저에게 그 역할을 하라고 명을 내리셨습니다.
참으로 어깨가 무겁지만 저는 기꺼이 그 역할을 맡고자 합니다.
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을 우습게 보고 지역을 냉대하고 가진 자의 편만 드는 이명박정권이 반드시 심판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대전역에서 시청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에게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행정도시를 통해 온 나라가 골고루 성장할 수 있다는 대의에 선뜻 당신의 몸과 같은 땅을 내 준 연기주민들의 뜻을 세우는 것이고 홍수예방도 수질개선도 안되면서 금강을 비롯한 4대강의 생태계를 절멸시키고 있는 강 정비사업을 막아내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시민운동 영역에서 정치운동 영역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에 대해 회원님들께 일일이 상의하지 못한 점 정말 송구합니다. 아마 회원님들께서도 떠나는 저에게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시리라 생각됩니다. 회원님들께서 생각하시면 우려는 가슴깊이 새기고 회원님들께서 보내시는 기대는 성심을 다해 일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저는 떠나지만 여전히 시민운동을 지키고 가꾸어 내는 많은 후배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우리녹색연합에도 양흥모, 유병연, 박은영, 고지현, 심현정, 박아령 이라는 소중한 활동가들이 금강을 지키기 위해, 생태적 도시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이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회원님께서는 떠나는 저보다 남아 있어 더 소중한 우리 활동가들을 기억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시면 합니다.
저는 이제 정치운동 영역에서 지난 24년간 시민운동을 하면서 가졌던 가치와 미래에 대한 희망, 시민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내는 일꾼이 되겠습니다.
지난 14년간 회원들께서 계셔서 웃음 잃지 않고 지치지 않고 행복하게 일했습니다.
회원님께서 주신 따뜻한 마음 깊이 간직하고 떠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늘 평안하십시오.
박정현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