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새만금, 제주도, 설악산, 지리산, 4대강, 전국 생태 학살 현장 목소리 한곳에···
낡은 개발 패러다임에서 생명과 국민이 공존하는 보전으로 정책 전환 촉구
이재명 정부 국정 과제 ‘한반도 생물다양성 회복’ 역행하는 대규모 개발사업 규탄··· 즉각 중단 요구
정치적 이해관계와 단기적 경제 논리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파괴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생명의 편에 선사람들’ 선언문 낭독으로 생태 보전 결의 다져
9월 6일(토), 가덕도·새만금·제주도·설악산·지리산·4대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생명 지킴이 대회’가 광화문에서 개최되었다. 전국 각지의 생태 파괴 현장에서 투쟁하는 주민과 활동가, 그리고 생태 보전을 염원하는 시민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무분별한 개발사업 중단과 생명·국민이 공존하는 보전 정책으로의 전환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날 ‘생명의편에선사람들’은 “가덕도, 새만금, 제주도, 설악산, 지리산, 4대강 등 전국의 강과 산에서 개발로 인해 죽음에 내몰린 생명들의 신음소리가 들린다”며, 이는 “지난 정권들이 만들어낸 ‘생태 학살’의 참혹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발사업을 막아내는 각 지역의 현장투쟁은 생명이라는 이름으로 모아지기에, 생명지킴이대회로 이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유일한 생태환경분야 과제로 ‘4대강 자연성 및 한반도 생물다양성 회복(45번)’을 발표했다.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2030년까지 보호지역 30% 확대 달성과 국제 수준의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 보전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과제 내용과 상반되게 현재 대규모 개발사업은 국립공원과 같은 보호지역과 국민의 삶을 위해 반드시 보호되어야 하는 주요 지역에서부터 시작되고,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국토 파괴의 광풍은 17년이 지난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7년 간 현장에서 정치적 이해관계가 생태적 가치를 압도하고, 단기적 경제 논리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파괴하는 행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생명지킴이대회는 개발사업으로 사라진 생명을 위로하는 위령제와 만장 퍼포먼스로 시작되었다.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서 서식하는 생명들의 이름 낭독과 함께 지금 이 순간에도 개발로 스러져가고 있을 생명을 위한 묵념과 추도사 낭독이 이어졌다.
이어 4대강, 신공항(가덕도, 새만금, 제주도), 신규댐(지천댐, 아미천댐), 케이블카(설악산, 지리산, 황령산) 등 전국의 개발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주민과 활동가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4대강 재자연화 활동을 하고 있는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22조 6천억 원을 들여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대규모 준설하고, 16개의 댐을 지어 우리 강을 죽음에 이르게 한 최악의 최대의 국책사업이다”며 “세종보 수문이 닫히기 이틀전, 세종보 상류 500m 위치에 녹색 천막을 하나 짓고, 오늘까지 495일째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고 현장을 설명했다. “아직 세종보 수문은 닫히지 않았고, 금강물은 힘차게 흐르고 있다”며 “우리의 강들을 틀어막은 16개 보를 철거하고 강의 본래 모습이 회복될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현석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낙동강은 1,300만 영남 주민의 식수원이다. 그러나 지금 강은 생명을 살리는 강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강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강을 뒤덮은 짙은 녹색의 독성 녹조는 물살이를 죽이고, 새를 죽이며, 결국 우리 인간의 건강마저 위협한다. 시민들은 매일 물 한 잔을 마시며 불안에 떨어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녹조의 원인은 분명하다.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 산업과 농업에서 흘러나오는 과도한 영양염류, 여기에 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로막은 4대강 보와 댐이 바로 이유”라고 이야기하며 “낙동강의 보를 상시 개방하고, 보 철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강은 흐를 때 살아난다”고 발언을 마쳤다.
전국 곳곳에서 추진 중인 신공항 설치 문제에 대해 김연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공동대표는 자신을 농부라고 소개하며 “몇 년 전 특용작물 농사를 시작하여, 3년후 수확을 앞둔 여름철에 수 십년만의 뜨거운 이상기온으로 농작물의 잎과 과일이 모두 타버려 빚더미에 올라섰다. 작년에는 무더기 비가 쏟아져 산과 도로가 무너져내려 밭이 망가졌다“며 ”과학기술이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는 인간의 교만은 자연의 힘 앞에 무력한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새, 사람행진단’은 새로운 길을 찾아 작열하는 8월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31일간 걷고 있다. 그 사이 이재명정부 국무총리와 국회의원, 관련 장관들은 주한미군이 요구한 군산미군기지 제2활주로 사업을 ‘새만금신공항’이라 하고, 미군이 이용할 해군기지를 ‘새만금신항’이라며 “조기에 완공시키겠다”고 언론에 도배질을 하고 있다“며 ”정치권은 새만금호가 썩어가든, 조류 철새들이 죽어나가든, 갯벌이 망가 관심조차 없다는 태도“라고 소리를 높였다. “우리가 걷는 이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손 잡아 끌어줄 것“이라고 투쟁 의지를 다지며 ”공항 말고 갯벌! 전쟁 말고 평화! 자본 말고 생명! 새만금신공항 철회하라!“ 구호를 외쳤다.
새정부 국정과제로 포함된 가덕도신공항과 관련하여 김현욱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은 “부산 앞바다에서는 ‘특별법’이라는 이름으로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강행되고 있다. 생명을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국가 폭력이다”고 말하며 “특별법은 중요한 법적 절차를 모두 간소화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무력화시킨 절차적 민주주의를 파괴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항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하지만 가덕도신공항은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심각한 부등침하가 예견되는 중대재해를 안고있는 위험천만한 사업”이라고 하며 “부산시민은 가덕도신공항을 원하지 않음을 우리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폐기 서명운동으로 밝히고자 한다”며 동참을 요청했다.
이어 박찬식 제주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대표는 “성산에 가서 대수산봉이나 독자봉에 올라보면 널찍한 평원이 펼쳐져 있다. 제주도 지형지질을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쫙 밀어서 활주로 만들면 정말 좋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실은 절대로 공항을 지으면 안 되는 땅이다. 성산은 전국에서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곳인데 수많은 숨골이 있어 큰 비가 와도 바로 지하로 내보낸다. 그래서 지하수도 함양되고, 홍수피해도 막아 농사도 지을 수 있는 거다. 기후재난 시대에 165만평의 숨골을 막아버렸을 때 어떤 재앙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그 주변은 제주도 최대의 철새 도래지 벨트인데, 철새 도래지를 보호하면서 조류 충돌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공항입지로 부적합함을 강조했다. 또 “지난 20년 동안 관광객이 400만 명에서 1,500만 명으로 늘어나고 난개발이 진행되면서 제주도의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관광지로서의 매력조차 잃어가고 있다. 제주도민은 더 많은 관광과 더 많은 개발이 더 나은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했고,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제주의 미래는 제주도민들이 결정할 것이고 제2공항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고 밝혔다.
신규댐 설치 현장의 김명숙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 대표는 “지천댐은 다목적댐이다. 청양군과 부여군에 필요한 댐이 아니”라고 하며 ”그동안 청양은 충남도에서 생태자연도 1등급 면적이 가장 넓어서 기업들이 제조산업시설 투자를 하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 환경부는 이곳에 온실가스 배출하는 콘크리트 기후위기댐을 만들어 청양군, 부여군 보다 더 잘사는 지역에 공업용수로 판매하는 용수수탈정책과 균형발전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기후위기댐이 아니라 기후재앙댐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 환경부장관은 연말이 아니라 당장 댐건설 계획을 백지화 하라”고 요구했다.
박진만 연천군 주민은 “아미천댐은 연천 임진강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연천군에 설치를 예정하고 있다”며 “아미천댐이 설치되면 동막리가 수몰되고, 상류지역인 내산리는 외부와의 교통로가 차단되고 남조류 발암물질 마이크로시스틴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고 신규댐 사업의 위험성을 알렸다. 이어 “현지주민과 미래세대의 인권이 보장되고, 유역생태계인 응회암지질명소의 존재권이 보장되고, 애기송이풀과 깽깽이풀의 생존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케이블카 문제와 관련하여 이성근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 대표가 “황령산은 부산의 정중앙에 있는 시민의 허파라고 불리우는 산이다. 한차례 온천 개발로부터 지켜진 시민의 산이라고도 부른다”고 황령산을 소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케이블카를 비롯해서 아파트 20.5층 높이의 전망타워 그리고 수 조 원이 투입되는 호텔까지 산 하나를 몽탕 개발업자에게 선물로 주었다”며 “황령산 개발 환경영향평가에서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중이 있는데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모든 현장의 공통 사안이다”고 힘주어 말았다. “새로운 정부가 바뀌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되었는데, 환경부 장관이 갈지 자 걸음을 하고 있다”며 잘못된 것을 함께 바로 잡자고 말했다.
김동일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위원장은 “자연과 우리를 갈라서 생각할 수 없다. 설악산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같이 죽자는 얘기와 다름이 없다”며 “사업 예산 465억 원에서 출발해 지금 1,176억 원이 되었고, 앞으로 양양군민 27,000명의 주머니를 끝가지 털어야 끝날 상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의 무조건 설치에 따른 정치적 결정을 이재명 정부가 그대로 이어받는다면 국민은 절망할 것”이라며 지역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박봉균 양양군의원이 “오색케이블카 사업비는 1,127억 원으로 이는 양양군민 1인당 240만 원을 부담하는 꼴이다”고 말했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주민들과 함께 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영권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집행위원장은 “지리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 수많은 생명이 깃들고 오랜 시간동안 공동체의 삶이 이어져 온 생명의 터전이다. 그런데 지금의 지리산은 난개발로 위협받고 있다. 케이블카, 골프장, 양수댐, 지하수 난개발 등 지리산이 무너져내리고 있다.”라며 지역의 난개발로 고통받는 사람과 생명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어 “농민이 삶도 위협받고 있다. 폭염, 장마, 서리와 같은 기후재난은 농촌을 가장 먼져 덮친다. 수입농산물 중심의 산업화 농정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생태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농업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기후재난에 대비한 지역 공동체의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 산불, 폭우, 산사태같은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민이 중심이 되는 대응 매뉴얼과 복구 계획을 마련하라!” 라며 올해 있었던 산불과 산사태때 있었던 재난 대응의 문제를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지리산에서 시작하는 정의로운 전환은, 생명과 공동체를 지키는 길이다. 이 길을 함께 걸어가자.”라고 했다.
계속해서 부산 대저대교, 엄궁대교 설치와 관련하여 박중록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이름 높았던 낙동강하구는 난개발로 인한 자연파괴의 상징과 같은 곳”이라며 “2018년부터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을 결성해 핵심지역을 관통하는 대저대교와 엄궁대교 건설을 막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환경부가 사업 공식 대안을 발표하기도 했고, 부산시장도 최적 대안을 택하겠다고 약속까지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모든 약속은 깨지고 부산시와 정부는 원안대로 개발계획을 확정했다”고 말하며 ”마지막으로 취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요구를 이 정부가 상식으로 인정하고, 공공사업을 재검토할 수 밖에 없도록 전국의 난개발에 함께 대응하는 가칭 ‘공공사업 재검토 전국연대’ 결성”을 제안했다.
박성율 홍천풍천리양수발전소건설반대위원회 집행위원은 “풍천리 잣나무숲은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에 위치한 국내 최대, 유일한 규모의 100년 잣나무 숲으로 높은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9년 갑자기 양수발전소 건설문제가 터졌다. 양수댐 사업 선정 과정부터 7년 넘게 매일 선전전을 하고, 매주 홍천군청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주민들이 반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며, “양수댐이 건설되면 풍천리 주민 51가구가 수몰되고, 남는 100가구가량은 15년 공사를 견뎌내야 한다”고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후위기 대응에서 누구도 차별적으로 희생되거나 배제되어서는 안된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홍천 양수발전소사업과 전국 신규양수발전소 사업에 대해 즉시 재검토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미루, 편경열, 구럼비친구들, 밴드 프리버드가 생명의 공연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더불어 9월 13일 ‘국제 야간비행금지의 날’ 캠페인으로 신공항 계획 백지화와 야간비행금지를 요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국제 야간비행금지의 날’은 항공교통 감축을 요구하는 국제 네트워크 스테이 그라운디드(Stay Grounded)가 진행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공항 인근 주민의 건강 영향 감소와 기후 영향 감소를 촉구하기 위해 선포되었다.
생명의편에선사람들은 지난 9월 1일 대통령실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과의 면담에서 개별 현장의 현황과 요구를 전달하고,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대회 후반부에는 당시 전달했던 요구안에 더해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 선언문을 낭독하며 결의를 다졌다.
선언문에는 가덕도, 새만금, 제주도, 설악산, 지리산, 4대강의 생명의 편에 서서 생태 학살에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고, 자본의 일방적인 무한 증식이 아닌, 생명을 해치지 않는 나눔과 돌봄의 생명 공동체 실현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또한 정부가 약속을 저버리고 생명을 배신할 때, 우리는 어김없이 강력하게 저항하고, 생명이 승리할 때까지, 우리는 계속 투쟁할 것이라는 결의가 담겼다.
생명의편에선사람들은 “국정과제 내용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파괴적인 국토개발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생명과 국민이 공존하는 보전정책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입장을 밝혔고, 이어 “이재명 정부는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을 선언하고, 개발 만능주의의 낡은 패러다임이 아닌 생명 중심의 새로운 국가 철학을 세워나가야 한다. 역사는 새 정부의 선택을 준엄하게 기록할 것이다”고 말했다.
2025년 9월 6일
생명의편에선사람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국케이블카중단과녹색전환연대, 종교환경회의, 한국환경회의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 선언문
가덕도, 새만금, 제주도, 설악산, 지리산, 4대강 ···. 전국의 강과 산에서 개발로 인해 죽음에 내몰린 생명들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지난 정권들이 만들어낸 ‘생태 학살’의 참혹한 현실이다. 오늘 우리는, 생명의 편에 서서 인간의 개발 이기주의로 위기에 내몰린 그들의 권리를 대변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
지금은 개발이 우선이라고 보전은 나중에 하자며 복원을 약속했지만, 개발사업으로 인한 갈등으로 우리는 세월을 상실했고, 복원 약속은 파괴되어 산산이 흩어졌다.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한 4대강 사업과 국립공원 규제완화 등 국토 파괴의 광풍은 17년이 지난 지금도 멈추지 않고있다. ‘녹색성장’이라는 허울 좋은 구호 뒤에서 행해진 생명학살과 국토파괴 행위는 한반도의 생태계를 뒤바꿔놓았다. 이재명 정부 또한 성장 일변도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국의 생명ㆍ생태 현장의 학살에 눈을 감고 있다.
지난 17년간 우리가 목격한 것은 과학적 합리성의 붕괴, 제도적 정당성의 파괴, 그리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의 상실이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생태적 가치를 압도하고, 단기적 경제 논리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파괴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만은 없다.
우리는 가덕도, 새만금, 제주도, 설악산, 지리산, 4대강의 생명의 편에 서서 생태 학살에 맞서 싸워나갈 것이다.
우리는 천막을 치고 농성하며, 머리를 깎고 단식하며, 뙤약볕에 순례길을 걸으며 생명 학살의 최전선에서 맞서 싸워왔다. 우리의 투쟁은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미래 세대와 생명을 위한 책임이다. 우리의 몸부림은 생명들의 마지막 외침을 대변하는 것이고, 파괴되는 생태계를 향한 애도이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이재명 정부가 지난 정권들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을 선언하고, 개발 만능주의의 낡은 패러다임이 아닌 생명 중심의 새로운 국가 철학을 세워나가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거짓된 약속과 기만적인 정책을 용납할 수 없다.
역사는 새 정부의 선택을 준엄하게 기록할 것이다. 생명의 터전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게 온전한 자연을 물려주는 것, 그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거부할 수 없는 소명이다. 우리는 모든 생명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싸울 것이다. 자본의 일방적인 무한 증식이 아닌, 생명을 해치지 않는 나눔과 돌봄의 생명 공동체를 실현할 것이다.
생명의 편에 서기로 작정한 우리는 생명으로부터 떠나지 않을 것이며, 이들의 생존과 권리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정부가 약속을 저버리고 생명을 배신할 때, 우리는 어김없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다. 생명이 승리할 때까지, 우리는 계속 투쟁할 것이다.
2025년 9월 6일
생명의편에선사람들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