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대전에서 18명의 동지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가덕도신공항 백지화 촉구 시민행동’에 연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부산역 앞 광장, 작열하는 태양 아래 3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우리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가덕도는 공항이 아니라, 생명이다!”,”공항 말고 공존, 개발 말고 생명!”을 외쳤습니다.
정부와 부산시는 이 사업을 ‘국가 균형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공공성과 지속가능성, 생태적 가치를 철저히 무시한 시대착오적인 개발사업에 불과합니다.
가덕도는 수많은 철새가 오고 가는 중요한 생태 공간입니다.
조류 충돌 위험은 무안공항 대비 최대 350배에 달하며, 심각한 생태계 파괴가 예견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날,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는 최소 15조 원이 들며, 이 예산이면 부산의 청년 100만 명에게 1인당 1,500만 원의 주거 지원금을 지급하고, 아동과 노인을 위한 돌봄센터를 짓고, 모든 학교를 리모델링하며, 1,000곳 이상의 무더위 쉼터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수치 비교가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사회적 선택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이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
시민의 삶을 더 안전하고 따뜻하게 만드는가?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는 더 이상 파괴가 아닌 공존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제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개발 사업들이 기후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은 생명을 밟고 이룰 수 없습니다.
생명과 안전이 배제된 채, 돈과 속도가 지배하는 개발 구조는 이제 멈춰야 합니다.
이익과 편의를 위해 생명을 도구로 쓰는 일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개발’과 ‘성장’이라는 미명 아래
시민의 안전과 삶은 뒷전이고, 생명은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추진되는 이 개발 중심의 사고는,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지워지는 존재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껏 반복해온 착취와 폭력으로 만들어진 성장은 결국 우리가 마주한 세상이 온전하지 않았음을
지구적으로 증명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멈춰야 할 때입니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무분별한 생태 학살을 멈추고,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해야 합니다.
생명의 현장에 함께 있습니다. 가덕도는 공항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 반대 선언문 전문]
공항의 가치는 교류와 연결에 있다. 그러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은 사람과 자연을 단절한다. 지역과 지역을 단절한다. 사람과 사람을 단절하고 있다. 단절을 낳는 공항을 공항이라 할 수 없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화합과 상생을 위해 가덕도에 단절과 고립을 짓는 사업에 반대한다.
정부와 행정 책임자는 각성하라. 국제 항공 안전 기준에도 맞지 않고,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지 않으며, 자연 생태와 문화유산을 파괴하고, 가덕도 원주민의 삶을 희생시키며, 건설사도 포기한 공항 건설 사업을 재검토 없이 억지로 계속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표심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말라. 단기적인 투기 및 정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장기적인 안전과 안정을 위협하는 신공항 건설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현실을 각성하고 망설임 없이 신공항 건설 사업을 백지화하라. 국민과 소통하며, 상생과 화합이라는 시대의 과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을 새롭게 준비하라.
난개발 중심의 경제 발전 추구가 지역 소멸과 기후 위기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자연과 관계를 회복하고 균형 있게 함께 잘 사는 방향을 찾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위험을 가속하는 관성과 같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을 멈추는 일이 역설적으로 가장 생산적인 일이 되었다. 이 악습을 멈추기 위해서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함께 행진한다. 이 행동이 지역 민생 안정과 기후 위기 대응의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 소외되고 고립되는 생명 없이 양극단이 화합하여 상생하는 길을 함께 찾고 걸어가자.
2025년 7월 26일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하는 시민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