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기후잇끼 모임 《지구 위의 블랙박스》 2화, 바람이 불씨가 될 때를 함께 보았어요!

2025년 7월 23일 | 기후위기/에너지, 메인-공지

7월 기후잇끼 모임에서는 KBS 50주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지구 위의 블랙박스》 2화, 바람이 불씨가 될 때를 함께 보았어요!

이 다큐는 2049년, 지구가 ‘거주 불능’ 상태가 된 이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시작되며, 인공지능과 인간 기록자가 과거의 콘서트 영상을 되짚으며, 우리가 놓쳐버린 ‘기후 대응의 마지막 기회’를 되새겨주는 방식으로 연출되었어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의 선택이 어떤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절박하게 보여주고, 기후위기를 단지 ‘먼 나라의 재난’이 아닌 우리의 삶터에서도 벌어지고 있음을, 결국 현장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다큐였습니다.

스페인 엑스트레마두라에 있는 사라저수지는 전체 수량의 90%가 증발하면서 땅이 메말랐고, 물에 잠겨 있던 등산이 모습을 드러냈어요. 증발한 물의 흔적은 암벽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고요. 가뭄의 현장은 스페인뿐만 아니라, 중국의 양쯔강, 우즈베키스탄의 아랄해, 미국의 미드호에서도 이어졌어요. 특히 미드호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되었던 상륙정이 드러날 정도로 물이 말라 있었어요. 그 많은 물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스페인의 커스트로 칸타즈는 1963년, 저수지 건설로 수몰된 마을이었는데 2012년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수면 아래에 있던 마을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이처럼 많은 저수지가 가뭄의 영향을 받고 있고, 이는 지역 농업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

가뭄뿐만 아니라 불도 곳곳에서 피어올랐어요. 스페인에서는 사모라와 갈리시아에서, 호주는 시드니와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우리나라에선 울진과 삼척에서 산불이 발생했고, 올해도 마찬가지였죠.

바람이 불씨가 되어 산을 태워 가는 장면은 정말 끔찍했어요.
그 고통을 그대로 받아낸 숲은 생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처참한 모습이었고,
제주도의 구상나무가 메말라 가죽만 남은 모습은 마치 산호초의 백화 현상을 연상케 했어요.

이쯤에서 한 가지 고민이 생겨요.
산을 깎아가며 만든 농업, 대량 생산을 위한 농업이 과연 옳은 방식일까?
흐르던 강을 막아 저수지를 만들고, 그 위에 생활을 꾸리는 것.
그 자체가 기후위기를 만든 많은 요인 중 하나이지 않을까?
강의 물줄기를 따라 살아가며 소규모 농업을 지속하는 방식으로 살아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고민을 함께 나누었어요.

“나무는 필요와 요구가 같다”고 모임에 함께하는 친구가 말해주었어요.
필요 이상을 탐하거나 축적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어쩌면 지금의 기후위기는 필요 이상의 것을 요구하고, 축적해온 삶이 만들어낸 재앙일지도 몰라요. 계급과 재산이 대물림되는 이 사회 구조 안에서, 이 재앙은 어쩌면 이미 예측 가능했던 일인지도요.

그래서 우리는 다음 모임에서 ‘각자의 필요와 요구’에 대한 이야기를 더 깊이 나눠보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나갈 건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로 했어요!

다음 기후잇끼 모임은 8월 28일(목) 저녁 7시에 이어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