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회원님들께, 7월이에요.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갔네요. 눈 깜짝할 새에 벌써요. 싸워야 할 것들은 많은데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고 제 할 일을 합니다. 그럴 땐 시간보다 느린 제가 야속해져요. 장마가 다시 시작된대요. 금강 세종보에서 넘어오는데 하늘에 구멍 뚫린 듯 세차게 비가 퍼붓더라고요. 한순간에, 도로에 물이 차는데, 덜컥 겁이 났어요. 며칠 전엔 피부가 에리듯 내리 쬐는 햇볕에 몸서리쳤어요. 습한 공기가 숨이 턱, 막히더라고요. 예측할 수 없는 날이 잦아질 수록 겁이 나는 날들도 잦아지는 것 같습니다.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지하차도 침수로 인해 발생한 오송 참사가, 폭염 경고가 뜬 날이면 최근 경북 구미에서 일하던 베트남 국적의 23살 이주노동자가 하늘의 별이 된 사고, 3월의 전국 동시다발 산불로 인해 피해입은 지역 주민과, 미처 도망가지도 못해 재가 되어버린 비인간 존재들의 생명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많은 생명이 터전을 잃고, 가족을 잃고, 삶을 잃는 소식들을 들을 때마다 먹먹해져요. 지구는 그만, 멈추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우리의 기차는 종착하지 못할까 봐 제때, 제시간에 멈추지 못할까 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재해를 만나게 될지 잔뜩 겁먹게 됩니다.
회원님들도 같은 마음이겠지요. 매일이 예측하기 어려운 삶이 당연하지만, 예측할 수 있는 것들은 예측할 수 있게, 멈출 수 있는 것들은 멈출 수 있도록 겁나는 만큼, 브레이크를 걸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렇게 겁만 먹고 있다가는 쓸데없는 헛배만 찰 것 같아요.
위기는 극복할 수 있습니다. 생명의 편에 선 회원님들과, 동지들이 있는 한 물러서진 않을 거예요. 적어도 후퇴하진 않을 거라 확신합니다.
대전시 탄소중립 기본계획 이행 점검 결과서를 살펴보고 있어요. 기후위기 대응이랍시고 대전시가 내놓은 탄소중립 기본계획은, 열병합발전(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과 보문산 프로젝트(제2수목원 건설)에 탄소 감축량과 예산이 집중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실행되기 어려운 계획일 뿐만 아니라, 예산만 많이 들고 감축 잠재량은 미미한 정책들입니다.
게다가 감축 효과는 30년 이후에나 측정 가능한 수준인데, 그 사이 계획이 어그러지기라도 하면 시민들의 세금만 낭비되는 꼴입니다. 그 외에는 별다른 감축 계획이 없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유성구 국회의원 황정아가 SMR(소형모듈원자로) 특별법이라는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크기만 작을 뿐, 본질은 여전히 ‘핵’입니다. 비싸고, 검증되지도 않은 기술을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이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담보로 위험한 실험을 벌이고 있는 것이지요.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는 이익 중심의 정책과 시민을 기만하는 정치인을 압박하고 막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더 이상의 참사가, 재난이,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을, 지구의 모든 생명들이 자기다움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그런 마음으로, 염원으로 브레이크를 걸겠습니다. 회원님들도 함께 브레이크를 밟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활동함에 있어 가장 동력 되는 것은 회원님들의 응원과 격려 지지 그리고 함께 싸워주시는 겁니다. 저도 저의 전선을 그리고, 싸우고 있겠습니다.
회원님 한 분 한 분 늘 감사드리며, 안온한 날들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
그럼 또 만나요!
✔️😉앗 잠깐!
9월 27일(토) 대전기후정의행진이 열려요!
으능정이 거리에서 함께 전선을 그리고, 브레이크를 밟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꼭 오셔요! 헤헷
김건윤 활동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