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대전시는 멸종위기종 죽이는 준설 중단하고 생태계 복원부터 나서라!

2024년 7월 3일 | 메인-공지

재해예방은 물건너간 공사를 위한 공사하천준설!

대전시는 멸종위기종 죽이는 준설 중단하고 생태계 복원부터 나서라!

 

6월 20일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대전시는 42억원을 들여 하천준설을 강행하고 있다. 호우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준설은 오히려 멈추지 않고 속도를 더 내고 있다. 우기의 준설은 매우 위험하다. 우기에는 강우 패턴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작업자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크다. 제대로 된 행정이라면 하천준설을 중지시키고 시민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점검해야 하지만, 대전시는 보란 듯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이쯤 되면 재해예방이 아닌 ‘공사를 위한 공사’로 봐도 무방하다.

 

우리는 홍수를 준설로 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요구했지만 대전시는 답하지 않고 준설을 강행했다. 준설계획 용역과정을 살펴보면 홍수 예방효과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고 ‘홍수예방 = 준설’ 이라는 공식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준설로 홍수를 예방한다는 말은 거짓에 가깝다. 대전 도심 하천에 설치된 보와 낙차공 등의 하천 횡단 구조물이 많아 준설을 해도 수년 내에 재퇴적 되기 때문이다. 완벽한 예방이 아니라 단기적 수습밖에 되지 않는다. 횡단 구조물 철거 없는 준설은 홍수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을 대전시도 알고 있지만 ‘정부의 재해예방 사업’은 ‘준설’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하천의 야생생물들이 대부분 번식하는 시기이다. 번식기간에 야생생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준설은 번식이 아닌 멸종을 부추기는 행위이다. 대전천 준설구간인 대전천~대동천 합수부는 도심 하천 중 수달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구간이지만 이번 준설로 모조리 파괴되었다. 수달이 새끼를 낳고 키워야 할 공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갑천 준설구간인 원촌교 하류의 대규모 모래사장은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저어새, 참수리, 흰꼬리수리, 큰고니의 쉼터이지만 이번 준설로 모두 사라졌다. 지난해 노랑부리저어새가 월동했던 원촌교 하류 작은 습지들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심지어 유등천 준설구간인 안영교는 대전시가 깃대종으로 지정한 감돌고기 서식지다. 대전시는 감돌고기가 잘 살 수 있는 하천을 만든다며 2019년부터 3년간 2,500마리의 어린 물고기를 방류하는 행사를 하기도 했다. 보호를 위해 치어방류는 하면서 준설로 서식지를 파괴해 죽이는 이중적인 행태에 치가 떨린다.

 

또 대전 3대 하천의 자갈밭과 모래톱에는 현재 흰목물떼새가 번식 중이다. 지난해 겨울, 갑천에서 흰목물떼새 집단 월동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대전시는 번식지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준설을 강행하고 있다. 준설 면적을 감안하면 최소 30쌍 이상의 물떼새가 위협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전시는 야생동물 보호법에 근거해 멸종위기종을 보호할 책무가 있다. 하지만 근거도 없고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진행하는 준설로 책무를 저버리고 직권을 남용했다. 몇 년이 지나 재퇴적된 하천을 두고, 그때도 홍수대비를 위해 준설을 하겠다고 반복할 것인가? 그렇다면 준설은 일부 토목업자들의 배만 불리기 위해 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더불어 대전시 생태하천과는 스스로 생태파괴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는 기후위기로 다가올 대멸종의 시대를 걱정하며 대응하고 있다. 자연성 회복과 복원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을 언급하는 마당에 멸종위기종을 죽이는 행정은 이제 끝장을 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직권 남용한 대전시는 생태학살을 멈춰라!

하나. 번식 중인 야생생물에 실효성 없는 준설로 위해를 가하는 비정상적인 행정을 중단하라!

하나. 준설을 위한 준설을 중단하고 생태복원에 나서라!

 

 

2024년 7월 3일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유등천 사정교 준설구간에서 발견된

수달 배설물>

<유등천 수달 서식지인 사정교 준설모습>
<대전천 준설현장에서 서식하는 수달 2023년 12월> <대전천 대동천 합수부 수달 서식지 일대 준설 작업 모습>
<갑천 원촌교 일대 준설현장 모습> <멸종위기 감돌고기 서식처 안영교 상류 준설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