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행사가 많아 몸도 마음도 바빠지는 5월 인사드려요. 저는 대전충남녹색연합에서 회원 활동과 회계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매달 초 후원자 명단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일도 주요 업무 중 하나인데요, 이름을 정리할 때마다 그동안 회원 모임이나 녹색의 현장에서 만난 회원님들 이름을 볼 때면 자연스레 얼굴이 떠오르고는 합니다. 기억력이 무척 안 좋은 편인데 어느덧 회원님들 얼굴을 떠올리고 잘 지내시는지, 요즘은 무얼 하시는지, 조만간 뵈었으면 좋겠다는지 등의 생각을 하곤 합니다. 입사한 지 5개월을 조금은 알차게 보내고 있구나 하면서요.
녹색은 언제나 그렇듯 이번 달도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자주 소식을 전한 금강 세종보는 물론이고, 양서류가 한참 활동하는 읍내방죽, 방동저수지와 3대 하천 준설 예정지인 대전천•유등천•갑천, 확산탄 공장이 세워질 예정인 논산 양촌면, 석산 개발 예정지인 서천까지 개발 이슈가 가득한 곳들과 우리가 사는 지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갑천국가습지가 녹색이 함께하는 현장들입니다.
갑천국가습지는 4월부터 매달 1회씩 생태드로잉을 통한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어요. 녹색의 회원님과 일반 시민 모두 참여하실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5월에는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보이는 곤충을 살피며 걸었는데, 한참을 걷다가 새의 사체를 발견하였습니다. 이미 시간이 꽤 지난 듯 털만 남아 있었어요. 아마 사냥을 당한 것 같았습니다. 멍하니 있던 저의 뒤에 오던 송윤서 회원님이 길가에서 나뭇잎을 주어와 새의 사체를 한쪽 풀숲에 잘 옮겨주었습니다. 가만히 가만히 윤서 회원님의 모습을 바라보았어요. 아, 바로 이것이 녹색이지. 이렇게 작은 생명을 귀히 여기는 마음, 존엄을 지켜주려는 행동이 바로 녹색이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이기심과 욕심에 스러지는 생명의 옆에는 언제나 함께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녹색연합이 있다는 것을 윤서 회원님의 조용하고 작은 행동에서, 금강에 있는 도훈 활동가의 모습에서, 서천까지 달려가 주민들의 목소리에 함께하려는 성중 활동가의 모습에서, 위험한 현장을 책임지려는 은영 활동가의 모습에서 깨닫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 울림을 느끼면서 5월을 보내는 중입니다. 회원님들에게도 녹색연합의 울림이 느껴지는 달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모두 5월 잘 마무리하시고, 여름의 한가운데로 건강하고 힘찬 걸음 내딛기를 바랍니다.
조만간 또 편지로 찾아뵐게요.
대전충남녹색연합 송송이 활동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