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금강 옛 물길 복원사업’ 악취 녹조 등 4대강 악몽 재현할 것
주민 수용성, 생태환경 고려 없이 막무가내 사업 추진
보여주기식 용역에 예산만 낭비하고 좌초될 것
○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국민들을 답답하게 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정책 연속성의 부재다. 전 정권에서 추진하던 정책 방향을, 정권이 바뀌면 손바닥 뒤집듯이 부정하고 역행하기가 십상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물정책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던 4대강 자연성 회복 정책을 윤석열 정부 들어서자마자 폐기하고, 수년간 논의를 거쳐 결정된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불법적으로 취소했다. 10년 단위 물 분야 최상위계획인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서는 아예 ‘자연성 회복’이라는 문구를 전부 삭제했다.
○ 그로 인한 국가적, 경제적 손실은 매우 크다. 보 개방과 보 처리방안에 맞춰 추진 중이던 ‘금강 세종시 구간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도 예산을 들여 용역만 진행했다가 중단됐다. 세종시는 별도로 또다시 예산을 들여 ’세종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라는 사업으로 지난 정책과는 정반대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주시에서 진행하는 백제문화제 또한 2019년 이후 약속을 어기고 공주보 담수를 강행하면서 상류 고마나루 생태계는 엉망이 됐다. 금모래를 자랑하던 고마나루는 온통 악취나는 펄밭으로 변했다. 복원을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예산이 들어간다.
○ 공주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마치 옛 뱃길 복원이 커다란 경제적 이익을 줄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주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성과 내기식으로 용역만 진행했다가 환경적, 경제적 요인은 물론 주민 수용성을 해결하지 못하고 좌초되는 사업이 부지기수다. 더군다나 이미 공주보 담수가 어떠한 해악을 가져오는지는 과학적 데이터는 물론, 국민의 정서적 동의도 충분하다.
○ 하도를 준설하고 보를 설치한 이후 10년 동안 우리는 그 해악을 눈으로 확인했다. 수생태 환경적 요인은 물론 가뭄과 홍수에도 하등 소용없는 보의 무가치함을 보았다. 금강은 이미 옛 물길이 아니다. 콘크리트 시설물로 물을 가둬 다시 녹조를 만들고 홍수 위험성을 높이면서 ’옛 뱃길 복원‘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공주보를 닫아 썩은 금강 물 위에 세종보까지 돛배를 띄우면 외지 관광객이 몰려올 것이라는 달콤한 환상으로 시민을 현혹하지 말라.
○ 정권이 바뀌면서 지자체 정책 기조가 바뀌고 사업과 예산이 좌지우지되는 동안, 그 손해는 오롯이 시민들의 몫이 된다. 수문을 개방하고 5년, 이제야 금강이 몸을 회복하고 있다. 모래와 자갈을 드러내고 고고히 흐르는 금강이 회복되고, 천년 고도 역사 문화가 그 자연환경에 어우러질 때 공주는 비로소 공주다움을 자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공주시는 ’금강 옛 뱃길 복원사업‘을 중단하고, 진정 시민들을 위한 책임있는 정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2023년 4월 25일
대전충남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