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0시축제 플라스틱 모니터링 결과 발표

2023년 9월 8일 | 메인-공지, 시민참여

0시 축제, 무분별한 일회용품 배출

대전시 대표축제로서 지속가능성 갖춰야

 

 

대전 0시 축제가 지난 8월 11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되었다. 행사기간동안 대전시 추산 110만명의 인파가 이 축제를 찾았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회원 및 대전시민 15명의 시민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대전 0시 축제의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파악했다. 축제기간동안 주간, 야간을 구분하고 축제 구역별로 조를 편성해 모니터링 했다.

 

이번 조사는 대전환경교육센터에서 발간한 ‘탄소다이어트 가이드북 제로 웨이스트편’의 <제로웨이스트 실천안내 _ 축제편> 문항을 참고해 일회용품 및 다회용기 사용 관련 10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조사했다. 가치소비 및 친환경 소비를 할 수 있는지, 재사용 가능한 홍보물을 제작했는지,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는지, 에너지 절감을 고민한 행사 부스가 있는지, 분리배출함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등의 항목이다. 특히 다회용기 사용 가능여부, 분리수거함 및 쓰레기통 관리 현황, 사용된 일회용품의 종류에 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 했다.

 

축제 개최시 다회용기 사용 계획 및 1회용품 저감 계획 절실해

 

지난 해 대전 0시 뮤직 페스티벌 이후 환경단체는 대전시에 축제 일회용품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는 요구를 계속 해왔다. 올해 모니터링 전, 담당부서인 문화체육관광국에 축제 일회용품 저감계획을 질의했고, 돌아온 답변은 ‘작년 열린 0시 뮤직 페스티벌과 달리 올해 처음 하는 0시 축제이기 때문에 축제 예산이 부족해 다회용기 사용 부스 운영은 진행이 힘들다’는 답변과 먹거리존을 운영하는 상인회에 일회용품 사용 자제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것 뿐이었다.

 

대전시는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를 2021년 4월 제정했다. 같은 법 제6조(1회용품 사용제한)의 1항에서는 ‘공공기관의 장은 공공기관이 주최・주관하는 행사 또는 회의에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노력의 주체는 바로 대전시다. 시장이 1회용품 저감 챌린지 사진만 요란하게 찍어서 될 일이 아니다. 실질적 감축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진설명: 먹거리 부스에 비치 된 일회용품 사진설명: 먹거리 부스에 비치 된 일회용품

 

시민들과 함께 0시축제 대흥동 먹거리존과 전통시장 먹거리존의 일회용품 및 다회용기 사용 모니터링 결과 일회용 컵, 비닐봉투, 나무젓가락, 스푼, 용기(종이 및 플라스틱 등), 플라스틱 빨대, 일회용 컵홀더 등 사용 할 수 있는 일회용품은 모두 사용됐다. 축제에서 운영한 수십 개의 먹거리 부스 중 우동 그릇을 다회용기로 사용하는 부스가 일부 존재했지만, 대다수의 부스는 일회용품을 사용했다. 대전 0시 축제를 찾은 방문객 한 사람당 먹거리존 한 곳에서 음식을 사 먹는다고 가정해도 수 백만개의 쓰레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사진설명: 먹거리존 시작점 분리배출함 사진설명: 먹거리존 분리배출 실태

 

분리배출함 및 쓰레기통 배치 적절성 부문 모니터링 결과, 분리배출함 및 쓰레기통 위치가 먹거리 부스 이용객의 동선을 고려하지 않아 적절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서인지 먹거리존 행사 스태프들이 부스 앞 테이블의 쓰레기들을 재활용 봉투에 분리 없이 한데 모아 처리하는 경우도 확인했다. 또 안내자가 배치되어 있었지만 분리배출에 대한 안내는 형식적인 수준이었고, 일회용품 사용 자제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전 0시 축제 시민 모니터링에 참가한 시민 정모씨는 “축체 전반적으로 친환경 관점이 부족했고, 축제에 있던 친환경부스 또한 보여주기 식이어서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대전시 대표축제로서 환경보호 인식과 지속가능성 갖춰야

 

대전시는 축제 쪼개기로 주최를 나누어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 실태의 책임을 각 주최에게, 상인회에 전가하는 행태를 보여준다. 대전시는 축제 일회용 쓰레기 저감을 위한 노력을 상인회에 미루는 것이 아니라 대전시가 직접 챙기고 나서야 한다. 매년 진행되는 축제에 관광객 유치에만 눈이 멀어 지속가능한 축제로의 전환은 염두에도 두고 있지 않은 축제는 열지 않느니만 못하다. 전라북도의 경우, 지자체와 축제 기획자 그리고 지역의 시민사회와 함께 다회용기 사용, 쓰레기 배출 측정, 축제 참여 부스 교육 등을 기획하고 진행 중에 있다. 이는 지역에서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최소한의 준비다.

행사담당과 준비가 미비하다면 대전시 자원순환과가 협력해 일회용품 사용 자제 ‘권장’ 수준이 아닌, 축제 전반의 일회용품 저감 및 다회용기 사용을 계획해야 한다. 예산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축제 기획 및 구성에 프로그램, 출연자, 구조물 설치 등만 논의 할 것이 아니라 환경까지 고민 할 수 있는 기획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평가 기준에도 행사가 친환경을 얼마나, 어떻게 고민했는지 평가 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행정 스스로가 실행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시민들에게 일회용품을 자제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0시 축제에 110만명의 관광객이 몰렸다는 것은 성공적이라 평가 할 수 있다. 다만, 관광객 숫자에 매몰되어 다른 평가를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여러 분야의 목소리를 듣고 축제에 대한 객관적이고, 다양한 평가를 해야 한다.

축제의 품격을 갖추길 바란다. 시민모니터링단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줬다. 이는 기후위기 시기에 적절하지 않은 축제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대전시는 대전에서 진행되는 축제들을 비롯해 마을 축제까지 일회용품을 쓰지 않도록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대전 내 다양한 관련 그룹들과 논의해 다회용컵(용기) 수거와 세척을 위한 시설, 인력지원으로 시스템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계속해서 대전시의 축제를 모니터링 해 나갈 것이고, 대전 축제가 친환경 축제로 시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게 함께 해 나가겠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