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5차 감사 결과는 ‘불합리’, ‘불공정’
윤석열 정부 주문에 맹목적 충성한 감사원
환경부는 부화뇌동하지 말고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 이행하라
감사원의 4대강 관련 5번째 감사 결과가 발표됐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공약으로 내세웠고, 여당이 한결같이 주문하던 ‘보 존치, 보 활용’ 사인 그대로다. 감사원 결과 발표 이전부터 환경부 장·차관과 정부 여당은 온 국민이 재난으로 고통당하는 상황에도 전 정부 탓을 하며 4대강을 정쟁으로 삼고 있다.
4대강 5차 감사의 핵심은 보 해체 기초자료가 충분하지 못해 ‘불합리’하고, 위원회 구성은 ‘불공정’했다는 것이다. 한화진 장관은 감사 결과 발표 전부터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보 처리 방안에 대해 ‘비과학’ 운운하며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보 처리 방안 ‘재검토’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지금까지 국민 합의를 이뤄온 물관리의 중요성을 묵살한 채 “홍수 예방을 위해 준설을 통해 물그릇을 키우고 중소형 댐도 더 짓겠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결의한 정책을 환경부 장·차관이, 적정한 분석과 논의 과정을 생략하고 마음대로 번복할 수는 없다. 수정하거나 보완할 것이 있다면 정책의 연속성을 존중하면서 기존 논의 과정에 상응하는 절차를 밟아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 방향을 수정하거나 수정하도록 종용한다면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다. 이에 더해 보 처리방안이 확정되고 보 처리방안 이행 세부계획 수립 용역이 완료되었음에도, 결과를 공개하지도 않고 필요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
환경부는 수년간 보 개방 모니터링을 통해 수질, 수생태 개선 자료들을 수집해왔다. 보수 언론에서 가짜뉴스와 데이터 왜곡으로 여론을 선동할 때마다 환경부는 데이터를 토대로 해명 보도자료를 발표해왔다. ‘보를 활용한 중장기가뭄대책’ 같은 얼토당토않은 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야말로 환경부 스스로 존재 이유를 증명할 때다. 이번 감사 결과를 핑계로 보 활용 운운하면서, 보 개방 및 자연성 회복을 후퇴시키려는 수작은 가당치 않다.
강우로 인해 전국에서 물난리가 났고, 사상자까지 속출하고 있다. 대구 낙동강 구미보와 상주보는 역대급 장마에 둔치 호안과 제방이 처참하게 뜯겨나갔다. 이미 4대강 본류 준설이나 보가 홍수 대비에 아무런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통수에 방해가 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사례를 통해 명명백백히 드러났다. 또한, 우리는 4대강 사업 이후 녹조를 비롯한 수질 악화, 수환경 훼손으로 망가진 강이 보 개방을 통해 회복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우리는 강이 생명을 잃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권의 주문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면서 분열적 행정을 일삼는 환경부를 용납할 수 없다.
환경부는 4대강 5차 감사 결과에 대해 확정된 보 처리 방안의 정당성을 증명하고,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이행하라. 당장 보 처리 이행 부처를 구성하고 대책을 마련하라. 정략적 수작으로 국민 합의를 마친 보 처리 방안을 무위로 돌린다면, 우리는 대대적으로 4대강 적폐 청산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
2023년 7월 20일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