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가짜가뭄’소동이 가져온 고마나루 참사, 환경부는 원상회복 대책 마련하고 보 처리방안 이행하라

2022년 7월 31일 | 금강/하천, 메인-공지

(6월 15일 부터 7월 12일까지 담수로 인해 고마나루에 30cm 이상 쌓인 펄)

가짜 가뭄 극복위해 공주보 24일 담수

고마나루 금모래 사라지고 30cm이상 펄 쌓여

보 개방 이전으로 수환경 악화 회복위해 수년 이상 걸릴 수 있어

 지난 6월 15일부터 7월 12일까지 금강 공주의 고마나루는 다시 물 아래 잠겼다. 바로 며칠 전까지도 꼬마물떼새와 흰목물떼새가 산란하고 부화하던 보금자리였다.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의 수문을 3년 이상 개방하고 가까스로 되찾은 고마나루의 금모래는, 물 아래 잠긴지 한 달이 체 못되어 펄로 뒤덮이고 말았다. 물떼새가 알을 낳기 위해 돌아올 수 있는 모래사장을 되찾으려면 몇 년을 다시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공주보 담수로 물에 잠긴 고마나루)

지난 28일 찾은 고마나루 모래사장은, 이미 주민들의 발길이 끊어져 진입로에 성인의 키를 훌쩍 넘는 풀들이 자라 진입이 어려웠다. 가까스로 진입한 고마나루 모래사장에 이전 금모래는 찾아볼 수 없었고, 대신 30cm이상의 펄이 뒤덮여있었다. 장화가 푹푹 빠져 도저히 진입할 수 없었다. 물가까지 진입은 불가능했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악취가 진동했고, 날파리 때가 무리지어 달려들었다. 물떼새들의 산란, 서식 흔적들은 찾아볼수도 없었다. 금모래를 유지하기 위해 풀을 뽑고 진출입로를 정비한 시민들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고마나루에 이런 참사를 불러온 공주보 담수의 이유는 ‘가짜 가뭄 대비’였다. 공주 정안 지역에 가뭄으로 인해 농사지을 물이 없어서 공주보 수문을 닫아서 금강 물을 가져다 농업용수로 사용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다. 공주보 수문을 닫아도 가뭄을 주장하는 정안 지역에는 단 1리터의 금강물도 가져다 쓸 수 없고, 실제로도 담수 이후 사용되지 않았다. 현장조사 결과 가뭄예상 지역의 모내기는 99%이상 마친 상황이었고, 수로에는 물이 충분히 흐르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공주청양 지역의 정진석 국회의원은 보 운영 민관협의체에서 공주보 담수가 협의 되지도 않은 12일에 이미 ‘공주보 담수 결정’이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이런 거짓 가뭄 해프닝에 고마나루에는 돌이키기 힘든 참사가 닥쳤다.

환경부는 민관협의체 위원들의 절차상 문제에 항의도 묵살한 채, 일방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담수를 강행했다. 그 결과 수년간 보 개방으로 회복된 금강과 고마나루는 다시 사대강 사업 이후 망가진 상태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금강유역 시민단체는 환경부에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입장을 요구했지만, 환경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 이행 세부계획 수립 용역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사대강 조사평가단을 해체하는 등, 보 처리방안 이행에 대한 방기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공주보 담수로 인한 고마나루 등 금강의 자연성 훼손에 대해 사후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원상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또한 가뭄 예방 효과에 대한 오판과, 민관협의과정을 패스하고 일방적인 보 운용에 대한 사과를 통해 가뭄이 보 운용에 있어 오용되는 사례를 방지해야 할 것이다.

낙동강 지역에서는 수돗물에서 녹조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면서 크게 논란이 일고 있다. 금강에도 녹조가 피어오르고 있다. 강과 하천의 물환경은 이제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고 있다. 이번 공주보 담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흐르는 강을 막고 가두면 썩기 마련이다. 환경부는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 이행 세부계획 수립 용역 결과를 공개하고 조속히 보 처리방안을 이행하라. 또한 금강 영산강 사례를 초석으로 삼아, 한강과 낙동강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사대강 회복의 국민 염원에 응답하기 바란다.

2022년 7월 31일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 : 문성호, 김은정, 김민수, 이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