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개구리 소리 들을 수 있는 도시생태를 만들다

2021년 11월 22일 | 메인-공지, 자연생태계

지난 19일 대전광역시와 환경단체, 전문가가 모여 양서·파충류 서식지 보전 및 이동통로 개선 방안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대전충남녹색연합 주관으로 대전시 기후환경정책과 공원관리사업소 담당자들과 한국양서파충류학회 및 대전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가 함께 참석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매년 맹꽁이 시민모니터링과 북방산개구리 산란시기 모니터링을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양서·파충류 서식 변화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세천저수지 큰산개구리 이동통로 설치, 읍내동 두꺼비 로드킬 저감 캠페인, 신탄진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부지 맹꽁이 서식 관련 대응, 카이스트 맹꽁이 이동통로 개선, 계족산 황토길 로드킬 저감 팻말 설치 사업, 우성이산 맹꽁이 서식지 배수로 교체공사 대응 등의 다양한 양서·파충류 관련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토론회는 위와 같은 사례들을 통해 양서·파충류 서식지 보전 및 이동통로 개선의 필요성과 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그 첫 장으로 기획되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현태 서산고등학교 생물교사는 기후위기 지표종이자 취약종인 양서·파충류의 도시 발전 과정에 따른 서식지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도시 개발과정에서 논·습지가 사라지면서 양서·파충류가 배수로 등의 인위적 환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소수의 개체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전체 도시계획에 있어 양서파충류 등 생명의 존재를 인식하고 방안을 마련해야 함을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국장은 2021년 세천저수지 큰산개구리 대산란지 임시통로 설치, 신탄진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건설 예정지 맹꽁이 포획 이주, 읍내동소류지 생태공원조성사업 및 두꺼비 로드킬 예방 조치, 카이스트 맹꽁이 이동통로 개선 조치 사례 등을 설명하면서 , 양서·파충류의 서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수조사 등을 통한 지자체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한국양서파충류학회 문광연 이사는 카이스트 맹꽁이 이동통로 개선을 예로 들면서 문제를 발견했을 때 즉시 조치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강조하면서, 양서·파충류 관련 전수조사의 필요성과 개발보다는 보전 위주의 정책 마련해 줄 것을 행정에 요청했다. 한국농어촌공사의 박찬근 기술사는 예전에 비해 생물 보호를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기술 개발이 되어 실제적인 도입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의 이경호 처장은 최근 가장 중요한 기후위기 대응과 그린뉴딜 등의 정책 기조에 따라 지방 행정에서 핵심적인 가치를 챙겨야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행정에서 공원, 녹지 관리지침이나 조례 등에 양서·파충류 또는 야생동물 보전 관련 내용을 추가하면 실제적인 개선 이끌어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우성이산 배수로 작업 사례와 같은 배수로 개선 관련 사례는 작은 단위부터 시범사업으로 진행해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 환경부에 멸종위기종 지정 이후 실제적인 보호 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대전광역시 기후환경과 이종성 자연환경팀장은 최근 추진하고 있는 갑천 습지보호구역 지정에 대해 언급하면서, “발제를 듣고 서식지 및 이동통로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부서 간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개선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원관리사업소의 명노용 팀장은 “공원 내 배수로 정비 등에 있어, 양서·파충류 산란 이동 기간을 고려해 실질적인 업무 이행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방청한 참석자들과 토론자들은 “밤 산책을 하면서 개구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대전시”에 대해 크게 반가워하면서, 한번 토론회에 그칠 것 아닌 장기적인 방안 마련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향후 대전광역시와 환경단체는 갑천 습지보호구역 지정, 세천저수지 영구적 이동통로 설치, 도심 내 양서·파충류 서식 현황 전수조사 등의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