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족의 승리

2003년 7월 3일 | 회원소식나눔터

2001년 녹색연합 본부의 이태화 씨가 소개했던 콜럼비아의 우와족 이야기 아시죠. 이들이 드디어 석유 기업 옥시덴털 페트롤리업을 굴복시켰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다 알고 계셨나요? 반가운 소식이라 함께 나눔니다.
안데스 원주민 ‘우와’족의 소중한 승리
‘집단 자살’ 선언 등 힘겨운 투쟁… 미 석유기업 몰아내
콜롬비아의 한 원주민 부족이 미국의 거대 석유기업과 벌인 투쟁에서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
미국의 옥시덴탈 페트롤륨(Occidental Petroleum)이라는 다국적 석유기업이 수 천년 선조 대대로 살아 온 터전을 위협하자 부족 전원인 5천여 명이 집단 자살하겠다고 맞서며 투쟁해 온 ‘우와(U’wa)’족.
지난 5월 6일은 그들의 치열한 저항이 큰 결실을 맺은 날이었다.
남미 아마존강 유역의 원주민과 생태를 보호하는 국제단체인 ‘아마존 워치(Amazon Watch)’에 따르면, 지난 6일 로스앤젤레스 소재의 옥시덴탈 페트롤륨(Occidental Petroleum, 이하 OXY)은 연례 주주총회를 열고 안데스 산맥 열대 우림 지역인 ‘우와’족의 땅에서 석유를 개발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이 지역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옥시덴탈 페트롤륨, 주주총회에서 “석유 개발 포기” 선언
OXY측은 석유개발 포기에 대해 이 지역 유정에서 시추 작업을 한 결과, 원유가 고갈돼 있는 등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와우족과 함께 석유개발 반대 운동을 벌여 온 국제 인권 및 환경단체들은 OXY의 사업 포기 선언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신들의 땅과 자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와우족이 10여 년 동안 벌여 온 눈물겨운 투쟁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와’족은 안데스 산 중에서 수천 년 동안 명상과 소식(小食),노래와 함께 평화롭게 살아 왔다.
자연과 공존해 온 그들의 삶은 지난 1992년부터 위협 받기 시작한다.
OXY가 우와족의 영토에 15억 배럴 상당의 석유가 매장돼 있음을 추정하고 콜롬비아 정부로부터 시추 허가를 받는다. 15억 배럴은 석달 동안의 미국 전체 석유 소비량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석유 채굴과 관련된 막대한 정치 자금을 노린 콜롬비아 정권과 미국 거대 기업의 결탁, 그것은 한 소수 민족의 생존과 지구촌 생태에 대한 치명적 위협을 예고했다.
▲ 지난 2000년 4월 주미 콜롬비아 대사관 앞에서 옥시덴탈 페트롤륨의 석유 개발을 반대하며 벌인 환경 단체의 시위.
사진 출처: www.amazonwatch.org
우와족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지구의 생명, 곧 자연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족이다.
‘우와(U’wa)’라는 말은 원래 ‘생각하는 사람’ ‘명상하는 사람’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우와족은 자신들을 ‘우와’일 수 있게 한 것도 바로 자연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석유 또한 어머니인, 대지의 ‘피’로 신성시했다.
그런 그들에게 영토를 침범하고, 석유를 고갈시킨다는 것은 생명을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우와 원주민들은 석유 채굴 때 국제법과 콜롬비아 국내법상 인정되는 논의 권한을 박탈당했으며, OXY를 상대로 법정 투쟁을 벌였다. 지난 1997년에는 OXY의 채굴권을 무효화하는 청원서를 제출했고, 1999년 11월에는 채굴 현장에서 철야 농성을 벌이는 등 장기간 투쟁을 벌였다.
그러나 콜롬비아 정부는 2000년 1월부터 군과 경찰을 동원, 우와 원주민을 쫓아냈다. 그 해 2월 와우족들의 평화시위 때는 콜롬비아 군대가 쏜 최루탄을 피하던 우와족 어린이 3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와족의 저항이 전 세계의 반향을 불러 일으킨 것은 그들의 목숨을 건 투쟁 방식 때문이었다.
부족 5천여명 “석유 채취 강행하면 절벽에서 뛰어내리겠다”
OXY와 콜롬비아 군부의 폭력적 탄압에도 내내 비폭력 저항으로 맞서던 우와족은, 더 이상 밀림을 걷어 내며 석유 채취를 강행할 경우 400 m 높이의 절벽에서 5천여 명의 부족 전체가 뛰어내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400년 전 우와족들의 선조들 역시 스페인의 침략 당시 백인들의 노예가 되는 것을 거부하며 ‘죽음의 계곡’에서 집단 자살을 감행했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배수진을 친 우와족들의 저항은 국제 인권단체 및 환경단체들의 지원에 힘을 얻으며, 지난 해 7월 27일 작은 승리를 거둔 바 있다. OXY가 시추를 잠정 중단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난 6일 OXY는 결국 개발 사업 자체를 철회하기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국제 인권 및 환경단체들은 그러나 이번 승리가 우와족의 투쟁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거대 석유 기업이 우와족의 영토를 기웃거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한 석유 기업은 아직 우와족의 영토에 위치한 ‘카파초스 구간’(Capachos oil block)의 개발할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혼과 목숨을 건 우와족의 투쟁은 여전히 세계의 시선을 받고 있다.
2002/05/18
관련 링크 : www.amazonwatch.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