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2일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 보문산 생태적 가치 재조명 필요

2020년 5월 21일 | 자연생태계

522,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

최근 대전 보문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담비와 삵 발견

보문산 생물 다양성 높아져 생태적 가치 재조명 필요

<2019년 12월, 보문산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2급 ‘담비’>

 


<2020년 5월, 보문산에서 발견된멸종위기 2급 ‘삵’>

 
오는 5월 22일은 국제연합(UN)이 생물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지정한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이다. 생물 다양성이란 생물학적인 다양성의 줄임말로 산, 강, 산림, 습지 같은 서식환경을 의미하는 생태계 다양성과 생물 종의 다양성, 유전자 다양성이 모두 포함된 개념이며 야생동식물과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생물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는 생물종의 멸종을 막기 위한 것이다. 과거에는 자연현상으로 야생동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면 현재는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 기후변화로 인해 생물의 서식지가 파괴 및 훼손되고 서식환경이 변화되면서 멸종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물 종의 멸종을 막기 위해,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선 보전과 개발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대전 보문산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의 법적보호종인 ‘노란목도리담비’와 ‘삵’이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조사로 최초로 발견되었다. 담비와 삵은 최상위 포식자로 육상생태계 정점에 위치해 있는 포유류이다. ‘노란목도리담비’는 2~3마리 무리지어 다니며 너구리, 오소리, 설치류, 야생조류와 다래, 도토리, 꿀 등을 먹는 특성이 있으며 ‘삵’은 단독 또는 2마리씩 생활하며 쥐, 청솔모, 산토끼, 꿩, 물고기를 먹는 특성이 있다. 또한, 천연기념물 제328호이자 멸종위기 2급인 ‘하늘다람쥐’가 대전에선 보문산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대전시는 대전시 깃대종으로 선정했다. 이외에도 고라니, 너구리, 멧돼지, 다람쥐, 두더지 등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장소이다. 즉, 보문산은 생물종 다양성이 매우 높은 생태계로 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연환경보전법」 제34조(생태·자연도의 작성·활용) ①환경부장관은 토지이용 및 개발계획의 수립이나 시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제30조 및 제31조의 규정에 의한 조사결과를 기초로 하여 전국의 자연환경을 다음의 구분에 따라 생태·자연도를 작성하여야 한다. 고 명시하며 생태자연도를 1~3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1등급은 ‘멸종위기야생동물의 주된 서식지·도래지 및 주요 생태축 또는 주요 생태통로가 되는 지역’, ‘생물다양성이 특히 풍부하고 보전가치가 큰 생물자원이 존재·분포하고 있는 지역’이며 2등급은 1등급에 준하는 지역으로 장차 보전의 가치가 있는 지역, 1등급지역의 외부지역’으로 정해져 있고 3등급은 개발 또는 이용의 대상이 되는 지역‘이다.
 
보문산의 생태자연도는 2등급이다. 2등급은 ‘장차 보전의 가치가 있는 지역’이지만 ‘자연환경의 보전 및 개발 이용 시 훼손을 최소화 한다’라고 되어 있다. 즉 개발이 가능하기에 멸종위기종의 서식지 훼손 및 파괴의 우려가 있다. ‘노란목도리담비’, ‘삵’, ‘하늘다람쥐’의 서식지이며 생태통로가 되는 지역이라면 보문산 생태자연도 등급은 반드시 조정되어야 한다.
 
생태자연도 등급 조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대전시가 ‘제6차 대전권 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하며 오월드권(보문산) 관광개발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2019년 7월 ‘보문산 관광 활성화 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전망타워, 곤돌라, 워터파크 등의 시설물을 설치하려는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만약 이런 대규모 시설물이 설치된다면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는 파괴되거나 훼손될 것은 명약관화이기에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선 등급이 조정되어야 한다.
 
또한, 보문산은 도심 속에 위치한 산으로 도시 숲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숲은 미세먼지 저감과 대기질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환경부가 발표하며 보전에 방점을 두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며 숲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 흐름 속에서 숲에 위락시설을 설치하는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며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보문산은 생물 다양성이 매우 높은 공간이며 미세먼지 저감과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도시숲의 가치가 입증된 곳이다. 보문산을 보전하는 것은 그 속에 살아가는 야생동식물을 보전하는 것과 대전시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다. 보문산의 생태적 가치를 훼손하는 대규모 시설물이 설치되어서는 안된다. 대전시는 보문산의 생태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문산 보전 방안과 실질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20년 5월 21일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 : 김은정, 문성호, 김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