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발에 오줌 누는 대전시의 생태복원 계획’
대전시는 지난해 대전의 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하고자 ‘도심생태하천조성 학술연구용역’을 추진하고 결과를 발표한 후 지난 29일 도심하천생태공원화사업 추진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에서 대전시는 대전천과 유등천의 하상도로를 철거하고 기존 하상도로의 교통량을 대체할 방안으로 내부순환도로 및 천변고속화도로, 대전천변 도로의 확장을 제시하였다.
이번 발표를 보며 우리는 대전시의 하상도로 철거에 대한 가시적인 계획이 드러난 것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하상도로의 기존 교통통행량을 위해 별도의 도로를 신설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밝힌다.
얼마 전 기상청의 기상연구소가 지난 100년간의 우리나라 기상관측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온도상승폭이 지구 평균 상승폭 0.6℃보다 큰 1.5℃로 분석되었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가중시키는 주요국이 한국이라는 불명예스런 평가이기도 하고 녹색연합 등 환경운동 진영이 기후변화 등과 관련해 시급히 대응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가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온상승은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결과이다. 또한 과다한 에너지 사용도 기온상승을 부추긴 주요 원인이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에 있어 수송부분이 3-40%를 차지하고 있고 자동차 통행량 증가를 예측한 도로건설 및 확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불필요한 자동차 통행량을 유발시키고 이로 인한 대기오염 및 온실효과 물질의 배출이 우리나라 기온상승에 지대한 공로가 있다 할 것이다.
우리는 대전시가 3대하천을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만들고 이를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정책의지는 높이 평가하지만 기후변화 등 각종 재해의 주요원인인 자동차 통행수요를 줄이고 관리하는 정책을 뒷전으로 미룬다면 환경친화적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하천생태계에도 또 다른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경고한다.
현재 친환경적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대전시는 도심생태계의 안전성 및 대기질 개선이라는 취지에서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안전하고 쾌적하며 신속한 대중교통 수단을 채택하고 이를 전지역으로 확대하여 자가용승용차의 이용을 줄이고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하상도로 대체방안은 이러한 대기질을 개선하고 대중교통활성화를 추진하는 대전시의 정책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하상도로를 이용하는 대다수의 차량이 자가용승용차이므로 하상도로를 철거하면서 야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교통문제 및 자가용승용차 이용자들의 강력한 저항 등을 모면하기 위해 대체도로를 건설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언발에 오줌 누기 격이 될 수밖에 없는 미봉책이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지금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과 연계하여 하상도로 철거 등을 추진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대전시가 값싸고 안전하고 쾌적한 대중교통수단인 BRT(급행버스시스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고 이에 맞춰 하상도로 및 각종 건조물을 철거할 것을 주장한다.
2004년 3월 30일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 김규복 김병미 한원규
* 문의 : 생태도시부 정기영 간사 (253-3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