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대전경륜장을 위한 유등천변도로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

2003년 7월 4일 | 금강/하천

자연하천구간에 천변도로가 웬 말인가!
대전시는 대전경륜장 위한 유등천변도로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대전시는 최근 대전시민 70%가 반대하는 경륜장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민선자치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뿐 아니라, 향후 이 지역사회에 많은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와 저항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대전시는 지난 6월 10일 대전경륜장 건설 부지를 그린벨트 지역인 안영동으로 결정하면서 지역주민의 반발과 안영동 주변지역의 심각한 교통난을 우려하는 여론에 부딪치면서 유등천변에 경륜장 전용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전시의 계획은 경륜장 주변 교통난 해소를 위해 복수지구에서 경륜장간 1,550m(터널 440m 포함) 구간을 유등천 좌안을 따라 폭 25m의 4차선 천변도로를 건설하여 경륜장 전용도로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대전시가 경륜장 전용도로를 내겠다는 유등천 지점은 현재 대전시가 자연하천보존구간으로 지정 했을 만큼 하천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고 3대하천 다른 지점보다 하천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구간이다. 특히 터널공법으로 공사를 하겠다는 지점은 200m정도의 야트막한 산으로 유등천과 바로 인접해있다. 이 야산은 유등천의 하천 생태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육상생태계와 수상생태계가 자연스럽게 만나고 있는 지점이다.
안영동 부근의 유등천 일대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쉬리 뿐 아니라 특산종인 중고기, 돌마자, 참종개, 눈동자개 등이 살고 있어, (대전광역시 자연환경보전 기본계획. 1994. 참고) 이를 먹이로 하는 백로 등 조류와 포유류 등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다. 그리고 여름철이 되면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즐겨 물놀이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역에 폭 25m의 4차선 도로를 건설하면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우선 야트막한 야산에 터널을 뚫는 공사는 소음과 진동을 유발하여 야산뿐만 아니라 하천까지 생태계를 파괴시킬 것이며, 천변에서 진행되는 공사 또한 하천에 직간접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다.
우리는 대전시가 각종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지역의 하천생태계를 파괴하여 대전시민의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도박산업 유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현재의 재정압박을 도박산업을 통해 극복하려는 근시안적 발상에서 벗어나 지금이라도 대전의 100년 대계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시민과 함께 모색하려는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대전시의 경륜장 건설이 장기적으로 대전시 재정문제를 풀 수 없을 뿐 아니라 더 큰 사회적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 본다.
우선, 대전경륜장의 막대한 건설비용이다. 경륜장 건설 비용만 1,300억원, 극심한 교통난 해소를 위해 동물원 진입로와 농수산물유통센터 진입로, 대둔산 길 확장 등 인근 도로 개설 및 확장에 따른 비용이 534억원 이상 소요되고 대전시가 새롭게 발표한 유등천변 경륜장 진입도로 건설비용 227억원이 추가되면 최소 2,000억원 이상이 집행될 것이다.
두 번째, 지역주민의 피해와 사회적 비용이다. 대전지역의 어느 시민단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06년 대전경륜장 건립 이후 5년간 대전 지역 주민들이 입게 될 피해는 최대 3,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팅으로 인한 지역주민 손실액, 경륜장 건설비용의 감가상각비, 도박중독자 치료비용 등 제반 비용은 최대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 번째, 대전시가 지정한 유등천 자연하천보존구간 환경파괴 및 유등천 상류일대의 환경파괴가 덧붙여 포함되면 천문학적 피해 비용이 발생한다. 대전시가 예상하는 경륜장 수익으로 인한 세수가 최대 8,2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경제적으로 바람직한 대안이 아님이 분명하다.
우리는 현재 대전시가 대전지역 하천의 생태적 복원을 약속하고 생태하천 복원을 위한 용역사업을 진행하는 중에 있음을 안다. 지난 6월초엔 생태하천 복원 용역 발주 취지에 반하는 하천정비사업을 추진하여 환경단체와 지역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사과하고 시정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하천보전구간인 유등천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천변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으며, 더구나 대전시민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경륜장 전용도로라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한다.
이에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의 전체 도시환경을 심각하게 해칠 대전경륜장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대전의 하천을 생명력 넘치는 생태하천으로 복원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1. 대전시는 자연하천보존구간인 유등천변에 경륜장 전용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2. 대전시는 시 재정을 낭비하고,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여 시민들의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릴 경륜도박장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3. 대전시는 하천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는 구간을 자연하천보전구간으로 지정하고 철저한 규제와 감시 등 보전대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하라.
2003. 7. 4
대전충남 녹색연합 공동대표 김규복, 김병미, 한원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