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실습했습니다.
토요일 오후 녀석들에게 황금같은 시간이지만, 오늘을 노리고 있던 나에게 딱 걸린 겁니다.
동네 애들 꼬시고, 꼬셔도 안넘어 오는 애들은
엄마들에게 로비해서 끌고 나갔지요.
도합 11명 2학년부터 6학년까지 남자어린이 10명 여자어린이 1명
아침부터 갑천에 나가있던 수경샘과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
이제 그만 집에 들어가야 하는 수경선생님을 붙들었습니다.
거절에 약한 수경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지요.
스쿠프설치하고 천방지축 난리법석 야단인 사내녀석들에게
하나하나 붙잡고 비오리, 고방오리, 백로.. 묻는것마다 설명해주십니다.
옆집 아줌마인줄로만 알던 홍근이엄마가
웬 명찰을 달고 나타나더니
갑천생태문화해설사라고 하면서 “친구들 안녕하세요”
하니까 까만 눈을 반짝이면서 날 쳐다봅니다.
백남봉원맨쑈라도 해야 하건만 내가슴은 벌써 콩닥콩닥
뛰고 해야 할 말의 실마리들을 어떠케 꺼내야 할지 캄캄…
에라 모르겠다.
엉터리해설했다고 수경샘이 흉 보던지 말던지
갑천의 대략적인 설명(발원지에서 어떻게 우리가 사는 곳으로
흘러왔는지와 발원지전설)
원촌하수처리장이야기, 철새의 생태와 이동에 대한 설명
글구 우리 앞에 있는 오리를 중심으로
크게 복사해서 만든 화보를 보여주면서 설명했습니다
아이들은 설치해놓은 스쿠프를 보면서
내 설명은 뒷전이고
‘철새는 언제 보는거야?. 3대밖에 없네.. 내가 빨리 저걸
차지해야지’
하는 듯 슬금슬금 눈치를 봅니다.
고방오리며, 흰죽지, 댕기를 보고
특징을 이야기 해보랬더니
성준이가 물속에 머리를 박고 꼬랑지를 하늘로 쳐든 녀석이
재미있다 합니다.
화보 옆에다가 내가 본 새의 특징을 적게 했습니다.
헬리콥타 한대가 돌연 나타나 새들을 다 쫓아 버립니다.
아이들이 보고싶어 하는 청둥오리를 찾아 탑립으로 갔습니다.
탑립에 서서 돌보 이야기를 해주고 여울과 수초와 하중도
생태계사슬을 이야기 했습니다.
청둥오리를 찾아보고
화려한 수컷의 색깔과 그리고 파마머리도 얘기해주었지요.
시베리아미장원에서 한컬에 만원씩 주고 한거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좋아 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청둥오리색칠하기로 마무리하고
서투른 수업을 마무리 했습니다.
오늘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수경선생님과
울동네 어린이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다음 수업때는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