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반복되는 동물 탈출 사고, 대전오월드의 생명에 대한 책임감 없는 운영 규탄한다

2026년 4월 8일 | 메인-공지, 자연생태계

반복되는 동물 탈출 사고, 대전오월드의 생명에 대한 책임감 없는 운영 규탄한다

 

오늘 오전 9시 20분쯤 대전오월드 늑대사에서 늑대 1마리가 탈출했다. 오월드 측이 소방당국에 신고한 10시 10분쯤부터 오후 3시가 넘은 지금까지 탈출한 늑대의 위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의 통화에서 오월드 측 관계자는 늑대가 땅굴을 파고 탈출했다고 답변하였으나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늑대가 벌어진 울타리 틈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결국 기본적인 사고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늑대는 대전 시내로 진출한 것으로 보이며 장시간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늑대의 종 특성상 더 먼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인공포육한 개체라 사람에 대한 공격성은 약할 것으로 예상이 되나 시민의 안전과 더불어 도로로 이동할 시 로드킬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탈출한 늑대에게도, 공포에 떨어야 하는 시민들에게도 불안한 시간이 지나고 있다.

이번 늑대 탈출은 지난 2018년 9월에 있었던 퓨마 뽀롱이 탈출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뽀롱이는 사육사가 실수로 열어놓은 방사장 문을 나섰다가 4시간 30여 분이 지난 후 사살되었고, 이후 이뤄진 특별 감사 결과 대전오월드가 근무 명령과 안전 수칙 등을 위반한 채 운영했음이 밝혀져 1개월 폐쇄 명령을 받기도 하였다. 이후 오월드는 울타리를 높이고, 사육장 출입문을 2중 보강, CCTV 추가 설치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고 하나, 기본적인 동물의 생태에 맞지 않는 사육환경과 지속적인 번식으로 개체수를 늘리며 적은 인력으로 동물을 관리하는 등 운영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사고를 재발생시키고 있다.

이 와중에 대전시는 대전도시공사채 3,300억 원을 발행해 오월드를 놀이시설 중심의 테마파크로 만드는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시와 도시공사는 자신의 생태적 특성과 맞지 않는 좁은 방사장에서 지속인 소음과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되어 고통받고 정형행동을 반복하는 동물들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늑대사파리 옆에 글램핑장을 만드는 등 동물과 관람객 모두에게 안전하지 못한 계획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이는 대전시가 여전히 동물을 오락거리, 구경거리, 체험거리로 대할 뿐, 시민들에게 야생생물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배우고, 생명 공존의 가치를 교육하는 공영동물원으로서의 기능을 망각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의6(사육동물의 관리기준) 제3항에 따르면 ‘사육동물을 이송∙운반하거나 사육하는 과정에서 탈출∙폐사에 따른 안전사고나 생태계 교란 등이 없도록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는 항목이 있다. 뽀롱이 참사와 이번 늑대 탈출은 대전시가 오월드의 책임감 있는 운영 대책 마련에 실패했고, 이제는 획기적이고 이례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늑대 사파리 옆에 글램핑장을 만든다는 ‘오월드 재창조 사업’은 참사를 재생산하는 재앙이 될 것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늑대의 무사 송환을 요구한다. 뽀롱이와 같은 사살 사태는 일어나선 안 된다. 시민들의 안전과 늑대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더불어 대전시는 이번 늑대 탈출 사건을 엄중히 받아들여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반복되는 동물 탈출이 오월드에게 요구하는 것은, 동물 본성을 거스르는, 탈출하고 싶은 구경거리로서의 감옥이 아닌,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방향으로 보호가 필요한 동물들의 집, 생명의 보호소로의 전환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26년 4월 8일

대전충남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