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신규 대형 핵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4기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사실상의 정책 ‘알박기’이며, 핵산업계의 이해관계에 맞춰 짜여진 계획이다. 대전탈핵공동행동은 이재명 정부의 이러한 신규 핵발전 확대 정책을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는 두 차례의 정책토론회와 여론조사를 근거로 “국민적 공감대가 확인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명백한 왜곡이다. 해당 토론회에서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의 타당성 자체를 묻는 논의는 배제된 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문제 삼으며 핵발전의 경제성과 기술적 보완 가능성만을 강조하는 주장으로 채워졌다. 여론조사 역시 질문 설계와 해석 과정에서 핵발전 확대에 유리하도록 왜곡됐으며, 국민 다수가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결과는 의도적으로 축소했다. 이는 사회적 합의를 묻는 공론화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 여론조사라 쓰고 정책홍보라 읽을 수 밖에 없으며, 속내를 감추기보다는 대놓고 드러낸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번 결정 과정이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문제, 신규 부지 선정 기준과 입지 갈등, 사고 발생 시 주민 보호와 책임, 건설 지연과 비용 폭증 가능성 등 핵심 쟁점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정책 오류를 넘어, 12·3 내란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시민들이 지켜낸 민주주의의 원칙과 절차를 정부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출범한 정부가, 중대한 에너지 정책을 밀실과 졸속으로 결정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신규 핵발전소 문제에 대해 사회적 논쟁을 회피하지 말고 공개적으로 논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실질적인 사회적 논쟁과 선택의 과정 없이 정책을 기정사실화하는 발표를 강행했다. 이는 대통령의 공개적 주문마저 무시한 행정 독주이며,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이라 할 수 없다.
정부는 AI 등으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를 신규 핵발전소 건설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신규 대형 핵발전소가 실제 전력을 생산하는 시점은 2037년 이후로 당면한 전력수급 문제의 해법이 될 수도 없다. 특히 전력수요 증가의 근거로 제시되는 반도체 산업단지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해 있음에도, 신규 핵발전소는 수요지와 동떨어진 지역에 건설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과 또 다른 지역 갈등, 지역 불평등을 초래하는 전형적인 ‘전력 식민지’ 구조의 재생산이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의 해법은 신규 핵발전소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력수요 관리, 재생에너지의 대대적 확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 그리고 정의로운 지역 전환이다. 핵산업계의 이익에 복무하는 에너지정책은 기후위기 대응을 지연시키고, 위험과 비용을 미래 세대와 지역 주민에게 전가할 뿐이다.
이에 대전탈핵공동행동은 이재명 정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신규 대형 핵발전소 2기와 SMR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왜곡된 전력수요 전망과 형식적 공론화를 중단하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라.
기후정의와 에너지정의에 부합하는 전력 정책으로 즉각 전환하라.
대전탈핵공동행동은 민주주의의 절차를 무시한 핵발전 확대 정책에 끝까지 맞설 것이며 위험한 후퇴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