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유등천 제2파크골프장 예산안 철회하라!

2025년 6월 12일 | 금강/하천, 메인-공지, 연대활동

유등천 제2파크골프장 예산안 철회하라!

하천은 일부의 놀이터가 아닌, 모두의 생명터다

 

○ 대전 서구의회가 정례회에서 유등천 파크골프장 제2구장 조성 예산 5억 5천5백만 원을 예결위에서 되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임위에서 이미 환경적·사회적 문제로 삭감된 예산이 예결위에서 부활할 기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에 강력히 반대하며 서구의회의 예산 부활을 강력히 규탄한다.

○ 유등천은 대전시민 모두의 생태 쉼터이며, 도심 속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녹지축이다. 그러나 하천 공간에 대한 반복적인 개발 시도가 생태계와 공공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특히 파크골프장은 환경 파괴와 공유지의 사유화를 동시에 야기할 수 있는 대표적 시설이며, 홍수유발과 예산 낭비라는 이중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 유등천 둔치는 본래 홍수기마다 범람하는 자연저류지로, 침수와 유속 분산 기능을 담당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에 파크골프장과 같은 구조물을 반복 설치하면, 여름철 집중호우 시 시설물 침수와 파손으로 인해 매년 막대한 복구 예산이 투입되고, 둔치의 기능이 약화되면서 오히려 하천 유속이 제한되어 상류 범람 위험까지 초래하는 홍수 유발 시설이다.

○ 실제로 하천의 설치된 파크골프장 외 체육시설의 경우 반복적으로 침수 피해를 입고 있으며, 그때마다 세금으로 복구 사업이 진행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예산의 지속적 낭비와 함께 하천 치수 관리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하는 구조적 문제다.

○ 파크골프장은 일반 골프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잔디 유지 관리를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할 수 있어 하천의 오염위험도 존재한다. 전국 파크골프장에는 농약과 비료 사용 규제가 없으며 하천과 지하수에 유입될 경우 생태계와 시민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시설이다. 대전시의 대규모 준설로 하천의 생태계 균형이 무너진 곳에 설상가상으로 이중고가 될 수 밖에 없다.

○ 잔디 위주의 파크골프장은 기존 자연하천의 식생을 제거하고, 평탄화, 관개시설, 화학물질 투입 등을 필요로 한다. 이는 유등천의 생물 다양성, 수질 정화 능력, 미기후 조절 기능을 약화시키며,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개발 방식이다.

○ 파크골프장은 ‘대중적 체육시설’로 포장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일부 계층, 동호인들이 주로 이용하며, 공간 배타성과 운영 독점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공공하천 공간이 특정 계층의 전용공간으로 고정되는 것은 명백한 공유지 사유화다.

○ 이번 예산안은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전문가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었으며, 하천의 장기적 보전 계획이나 이용방안과도 정합성이 없다. 생태공간의 변경은 반드시 충분한 공론화와 환경영향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유등천 파크골프장 제2구장 조성 예산 5억 5천5백만 원 전액 삭감하라.

하나. 둔치와 홍수 위험 지역에 구조물 설치를 중단하고, 하천 본래의 저류 기능을 복원하라.

하나. 하천 공간 이용에 대한 생태복원 중심의 계획을 수립하고,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론장을 구성하라.

하나. 파크골프장의 농약·화학물질 사용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즉각 법적 규제 기준을 마련하라.

 

유등천은 시민 모두의 것이며, 일부의 오락 공간으로 전락시킬 수 없다. 우리는 이 예산안이 강행될 경우, 시민 연대해 유등천을 지키기 위한 물리적 저항 운동을 실천에 나설 것이다.

 

2025년 6월 12일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