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을 해고한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무너진 대전의 공공성과 훼손된 생태, 그리고 침묵을 강요받은 시민들의 분노를 모아 선언한다. 대전광역시 시장 이장우는 더 이상 시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 그의 행정은 공공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었고, 생명을 지키지 않았으며, 시민의 동의와 참여를 철저히 배제해 왔다. 이에 우리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즉각 사퇴를 시민의 이름으로 요구하며, 보문산 개발사업과 3대 하천 준설 및 그랜드플랜 프로젝트의 전면 중단을 요구한다.

보문산과 3대 하천은 개발이 아닌 보전의 상징

보문산은 대전 도심의 핵심 생태축이자 시민의 삶과 연결된 보물 같은 공간이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산책하고 휴식하는 장소이며, 삵·담비·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대전 생태계의 보고다. 보문산은 이미 여러 차례 보호지역으로서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이장우 시장은 전망타워(193m), 케이블카(3.5km), 워터파크, 숙박시설, 산악레포츠 시설 등 대규모 인공시설을 보문산에 건설하려 하고 있다. 이른바 ‘보물산 프로젝트’는 자연을 상품화하는 구시대적 개발 사업으로, 도심 생태계를 훼손하는 재앙에 가깝다. 이는 단순한 관광 개발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무책임한 도시 정책이다.

이와 같은 개발 논리는 3대 하천(대전천·갑천·유등천)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대규모 준설로 하천의 주요 생물서식처는 이미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여기에 1조 원 규모의 인공 구조물을 추가하는 ‘그랜드플랜’은 생명 기반을 파괴하는 파국적 계획이다. 이장우 시장은 자연의 존엄을 외면한 채, 개발만을 고집하는 퇴행적 행정의 상징이 되고 있다.

타당성 없는 사업으로 시민혈세 낭비

‘보물산 프로젝트’는 이미 민간 투자 유치조차 실패한 타당성 없는 사업이다. 대전시는 2023년부터 세 차례 민자 유치를 시도했으나, 실질적인 투자 신청은 한 건도 없었다. 사업타당성이 전혀 없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시는 공영 개발 방식으로 전환해 대전도시공사를 앞세워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약 4,400억 원이다. 이 중 4,000억 원은 도시공사가 공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고, 전망타워 건설비 290억 원은 시 예산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대전시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할 뿐 아니라, 사업 실패 시 시민의 세금으로 손실을 메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관광수요에 대한 객관적인 검토도 부실하다. 최근 수년간 대전의 주요 관광시설(아쿠아월드, 오월드, 뿌리공원 등) 방문객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케이블카와 타워 등 유사시설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의 추진은 명백한 재정 낭비다.

3대 하천 준설에도 약 230억 원(2024~25년)이 투입 되었다. 그러나 대전천, 유등천, 갑천은 모두 국가하천이며, 홍수 예방 비용 역시 국가 책임임에도 대전시가 전액 부담했다. 이는 예산 집행의 타당성과 책임성 면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으며, 배임에 가까운 행정이다. 이장우 시장은 과거 동구청장 시절에도 과도한 청사 건축비로 재정 악화를 초래한 바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시민 재정을 위협하는 행정을 좌시할 수 없다.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한 밀어붙이기 행정

보문산 개발과 3대 하천 준설, 그랜드플랜 추진 과정에서 필수적인 민주적 절차는 무시되거나 형식적으로 진행되었다. 공청회, 주민설명회, 시민 의견 수렴 등은 요식행위에 불과했고, 시의회와 시민단체의 질의에도 구체적인 사업 구조와 재정 리스크는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수개월 동안 수천 명의 시민이 서명운동, 기자회견, 시의회 간담회 등을 통해 반대의 뜻을 밝혔지만, 시장은 이를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부하고 독단적인 행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시정을 시민과 함께 운영해야 할 시장의 책무를 저버린 것으로, 밀실행정과 일방주의의 전형이며, 민주주의 원칙을 위협하는 행태다.

도시의 미래는 생태 보존 위에 세워져야 한다. 우리는 대전의 미래가 단지 개발에 있지 않음을 분명히 안다. 우리가 바라는 도시는 생태 보존, 기후 정의, 시민 복지, 지역 공동체의 회복을 중심에 둔 지속가능한 도시다. 전 세계 도시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도심 녹지를 지키고, 시민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장우 시장은 그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보문산을 팔아 관광자본을 끌어들이려 하고, 도심을 상업시설로 바꾸려 하며, 시민이 자연과 공존하던 하천을 인공적인 공원으로 전락시키려 한다. 그가 그리는 대전은 시민이 살고 싶은 도시가 아니라, 자본이 소비하고 떠나는 도시다.

대전시민의 이름으로 이장우 시장을 해임한다. 그는 시민의 뜻을 거스르고, 도시의 미래를 훼손했으며, 시민의 권리를 훼손했다.

우리는 요구한다.
하나. 재정파탄 환경파괴 초래하는 보문산 개발사업을 전면 백지화 하라.
하나.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개발사업에 앞장서는 이장우 대전시장은 사퇴하라.

우리는 모든 법적·정치적·시민적 수단을 통해 이 사안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대전은 시민의 도시다. 보문산과 3대 하천은 대전이 지켜야 할 생명의 보루이자 자존심이다. 우리는 대전시민들과 함께 반드시 대전시정을 바꿔낼 것이다.

2025년 6월 5일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