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는 ‘보물단지’ 아닌 ‘애물단지’
대규모 녹조 창궐 매년 겪고도 ‘똥, 된장 구분 못하는’ 국민의힘
○ 29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측은 중앙선대위 대변인 명의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4대강 재자연화 공약에 대해 “보는 수자원 안정화와 지역 농업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반 시설”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정책을 답습해 국민을 실험대에 올리는 것”이라 비난했다. “‘정책’이 아니라 ‘이념적 집착’이며, ‘공약’이 아니라 ‘재앙 예고’”라고도 덧붙였다.
○ 낙동강네트워크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 환경운동연합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측의 억측이 국민건강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히 규탄한다. 국민의힘은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보를 ‘보물단지’이자 ‘만병통치약’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애물단지’다. 그것도 우리 국민에게 중대한 피해를 안겨주는 ‘만병유발약’이다. 보는 강의 흐름을 끊어 유속을 느리게 했다. 낙동강은 평균 10배 이상 느려졌고, 그에 따라 대규모 녹조 창궐이 매년 발생해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측은 극심한 녹조 창궐의 가시적 현상을 보고도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 하고 있다.
○ 국민의힘은 ‘보가 수자원 안정화와 농업 생존을 위한 기반 시설’이라고 했다. 보가 수자원 안정화 시설이라는 것은 침소봉대다. 취수 용이 시설은 될 수 있어도 담수 용량이 크지 않기에 수자원 안정화를 운운하는 것은 과장이다. 오히려 보 때문에 하천 단면이 축소돼 홍수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 2021년 대한토목학회의 분석이다. 홍수기 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도 보가 없을 경우보다 홍수위가 일부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다. ‘농업 생존 기반 시설’이란 주장은 과장을 넘어 중대한 왜곡이다. 2024년 농촌진흥청은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과 같은 녹조 독소의 악영향 때문에 “녹조가 발생한 하천이나 강 또는 저수지의 물은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했다. 사실상 사용 금지라는 말로, 국가기관도 녹조의 위해성을 인정했다. 또 녹조 독소가 작물 생장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4대강사업 16개 보 건설 이후 대규모 녹조가 창궐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4대강 보는 농업 생존 기반 시설이 아닌 우리 농민과 우리 국민을 병들게 하는 시설이다.
○ 더욱이 4대강 보는 기후위기 적응과 완화 정책을 역행한다. 이산화탄소(CO₂)보다 28배 강한 온실 기체인 메탄(CH₄)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대규모로 창궐한 녹조가 메탄 발생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기에 4대강 재자연화 공약은 환경공약이자 기후재난과 맞물린 녹조 사회재난 해소를 위한 국민 안전 공약이다. 따라서 4대강 자연성 회복 공약은 김문수 후보 측이 주장한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정책 답습, 이념적 집착, 재앙 예고’가 아니라 국민 안전과 기후위기 적응과 완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실행해야 할 공약이다.
○ 정작 이념적으로 집착하면서 재앙 예고를 외면한 것이 국민의힘이다. 4대강사업의 실체는 한반도 대운하였다. 이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거듭 확인된 내용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에서 벌어진 전형적인 불필요 토건 사업이 바로 4대강사업이었다. 이 때문에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면서 대한민국 국격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4대강사업을 강행한 것이 이명박 정권이고, 지금 국민의힘의 뿌리다. 국내외 수많은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4대강사업에 따른 재앙을 예고했지만, 4대강사업에 대한 ‘광적인 이념 집착’은 과학 기반 사회적 상식을 국정원과 검·경을 동원해 억압했다. 그 결과가 지금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녹조 사회재난이다.
○ 5월 말 현재 낙동강에선 벌써 녹조가 발생해 조류경보제 상의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매년 봄부터 늦가을까지 녹조 창궐 현상이 계속됐다.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사회적·생태적 약자가 받게 된다. 강이 아프면 우리 국민이 병든다. 이런 상식과 과학을 외면할 때, 정치는 또 다른 재앙이 된다. 지금 국민의힘이 하는 꼴이다.
2025년 5월 30일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