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 촉구 천막 농성 200일
우리는 여전히 흐르는 금강의 곁에 서 있다
윤석열 정부는 당장 물정책 역행을 중단하고 정상화하라
200일의 낮과 밤을 금강의 곁에서 보냈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이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물 정책 정상화를 외치며 시작한 천막농성이 200일을 맞았다. 세종보 상류 300m 지점에 위치한 천막은 200일이 지난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고, 다행히 금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흐르는 금강에서 보낸 200일 동안 만난 무수한 생명들은 이곳이 살아있고 지켜져야 할 곳임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한여름과 가을을 강타한 큰비가 지나가면서 금강은 강 본연의 풍요로움을 더욱 드러냈다. 흰목물떼새와 고라니, 오소리와 너구리, 말똥가리와 기러기가 계절의 흐름에 맞춰 살아가는 모습은 회복된 금강의 살아있는 증거들이다.
2017년 11월, 세종보 수문을 개방하고 만 6년 반을 훌쩍 지낸 금강에는 자갈밭과 모래섬이 회복됐다. 지난 2023년 11월, 윤석열 정부가 4대강 정신을 계승한다면서 2024년 5월을 목표로 세종보 재가동을 추진했지만, 그 계획은 아직도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금강ㆍ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위법적으로 취소했고, ‘2021-2030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서 ‘자연성 회복’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조악한 수준으로 졸속 변경한 그 과오가, 여전히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국가물정책이 그야말로 나락으로 빠져가고 있다. 올여름 낙동강의 녹조는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지만, 윤석열 정부의 환경부는 녹조 발생 수치가 기준치 이하이고 문제가 없다고 잡아떼며, 강의 죽음에 손을 놓고 국민들을 녹조 독성의 위험에 고스란히 방치하고 있다. 우리는 강을 뒤덮은 녹조를 뚫고 숨을 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물살이들을 목격했다. 낙동강 보 인근 주민들의 코에서 녹조 독성이 발견될 정도로 수질은 악화되었지만 환경부는 사실을 부인하기에 바빴다.
고인 물은 썩는다, 막힌 강은 죽는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몸으로 학습했다. 홍수와 가뭄을 대비한다고 전국 14곳에 실효성 없는 신규 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신뢰를 회복할 새로운 출구를 찾아보려고 했던 것 같지만,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의 얄팍한 속셈을 이미 다 알고 있다. 우리 강과 산을 가차 없이 훼손하는 제2의 4대강 사업으로 득을 보는 세력이 누구인지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0일, 300일을 각오한 우리는 보 재가동 추진이 중단되고, 보 처리방안 취소와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이 정책적 재검토에 들어갈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다. 강물을 흐르도록 둘 것이냐, 막을 것이냐 하는 논란은 이제 끝내야 한다. 4대강 사업으로 가장 처음 만들어졌고, 동시에 보 개방을 통한 강 자연성 회복의 시작점이었던 이곳 세종보에서, 길고 긴 4대강 사업 투쟁의 끝을 보고 말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당장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고 역행하는 물정책을 정상화하라. 댐 추가 건설을 중단하고, 실효성 있는 재난 대비 대책을 마련하라. 낙동강 취양수장 개선 사업을 시행하고,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해 낙동강 보를 개방하라. 국민의 물안전을 볼모로 정략적 이익을 도모하지 말라. 우리는 강의 자연성 회복은 뒷전에 두고 국민 물안전을 앞세워 정치 정략적 목적을 위해 국민을 호도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끝까지 생명의 편에서 투쟁할 것이다.
2024년 11월 14일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