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3대하천 대규모 준설 홍수 예방 효과 전무(全無).
하천 흐름 방해하는 횡단구조물부터 철거하라!
지난 5월, 대전시는 국비 42억원을 들여 ‘국가하천 재해예방 정비공사’란 사업명으로 갑천, 유등천, 대전천에 대규모 준설을 진행했다. 그러나 준설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적은 강수량에 3대하천의 둔치는 모두 잠겼고, 준설 구간들의 교량들은 통제되었다. 심지어 유등교는 교각이 침하되어 붕괴 직전까지 갔다. 이번 비로 하천 준설이 홍수 예방에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우리나라는 통상 매년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1년 강수량 중 15% 정도가 집중된다. 물 난리가 났던 2023년 6월 16일부터 7월 15일까지의 누적강수량을 ‘기상청 수문기상 가문정보 시스템’으로 확인한 결과, 대전시 누적강수량은 745.4mm이고 강수일은 18일이었다. 그렇다면, 2024년 동일기간의 누적강수량은 얼마일까? 대전시 누적강수량은 447.2mm이고 강수일은 14일이다. 작년 강수량에 비해 298.2mm나 적게 내렸다. 그런데 3대 하천의 둔치는 잠겼고 준설구간인 갑천 원촌교, 만년교, 갑천대교, 유등천 안영교는 홍수경보로 통제되었다. 갑천의 지류인 매노천이 있는 기성동은 수해로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매노천의 경우 농업용수 취수를 위한 보가 10m당 1개씩 설치되어 있다. 즉, 하천 흐름을 방해하는 횡단구조물로 인해 발생한 피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시간에 강우가 집중될 때 불어난 하천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못하고 막힌다면 넘칠 수밖에 없다.
대전시는 작년 동일기간에 비해 약 300mm나 비가 적게 내렸고 대전시가 끝끝내 공개하지 않는 ‘홍수 대비 효과 데이터’와 토목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홍수 예방이라는 명분으로 긴급하게 준설까지 진행했다. 그렇다면 준설구간에서의 교량 통제는 발생하지 않았어야 한다. 그러나 작년과 동일하게 통제되었다.
하천 준설이 홍수 예방 효과가 전무(全無)하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대전시는 공개하지 않은 ‘홍수 대비 효과 데이터’를 공개하고, 데이터의 출처와 분석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목적과 활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설치한 보와 낙차공 등의 시설물이 홍수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고, 그로 인해 느려진 유속으로 재퇴적이 발생한다. 매년 수생태에 타격을 주면서 효과없는 준설만 반복하게 될 공산이 크다. 때문에 도심 하천의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천 내 용도상실 횡단구조물을 철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우리는 기후위기, 기후재난 시대에 살아가고 있으며, 재난의 강도와 빈도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강우 역시 단기간에 많은 양이 쏟아지는 형태로 바뀌었기에, 대비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물 관리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대전시는 효과없이 예산만 낭비하는 하천 준설을 중단하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
2024년 7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