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대전시 보문산 케이블카 케빈 디자인 등 추진 불투명한 사업으로 공공디자인 시민 공모전 진행

2024년 3월 7일 | 메인-공지, 자연생태계

16회 대전광역시 공공디자인 공모전

보문산 케이블카 / 2수목원 등 추진 불투명한 사업 대상으로 진행

시민 의견수렴, 사업 확정 후 공모 마땅하나 성과 치중한 결과

지난 3월, 대전광역시가 제16회 공공디자인 공모를 시작했다. 공공적 가치를 기반해 시민의 의견과 필요를 수렴한다는 의미에서 공공영역에 대한 디자인 공모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공모전의 현안사업 대상지로 보문산 케이블카 케빈 디자인, 대전 제2수목원 디자인과 같이 예산 등 관련 계획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못한 불투명한 사업지가 선정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특히 보문산 케이블카의 경우 이미 민관공동위원회에서 환경훼손, 경제성 등을 이유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케이블카와 전망대를 하나로 1,500억 민간자본 유치에 있어서도 사업자가 전망대를 포기해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둥 대외 선전과 성과 몰이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제2수목원의 경우도 멀쩡히 있는 산지를 수목원으로 가꾼다는 발상과 대규모 산림 훼손, 개발계획에 대한 시민 의견수렴 과정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 공공디자인 공모를 하는 것은 정치적 이익을 노린 대전시장의 무리수에 불과하다.

함께 대상 사업지로 제시된 갑천 수변 공간환경 개선 디자인, 3대 하천 공간 및 시설물 등 디자인 또한, 실효성이 없다. 대전시는 갑천 엑스포 다리 인근에 분수, 물놀이장 등을 설치하고 야간경관 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매년 강우 때마다 훼손되어 천문학적 보수 비용을 들여 복구해야 하는 시설물에 디자인적 요소를 고민하기보다, 보다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태하천을 디자인하는 것이 적합하다. 기후위기, 기후재난의 시대에 하천에 더 이상의 시설물 설치 위주의 관리, 개발은 부적절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카와 전망대를 포함한 이른바 ‘보물산 프로젝트’는 지금부터 문제없이 추진되더라도 2026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림 훼손, 야생생물 서식지 훼손 등은 차치하더라도, 사업자가 포기한 전망대 건설은 어디서 예산을 마련해서 어떻게 추진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임기 내에 추진조차 불투명한 사업을, 시민 의견수렴 절차 생략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시민단체 고발까지 불사하면서, 공공디자인 공모 등 대외 홍보에만 열을 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장우 시장에 묻고 싶다. 또, 시장 한 사람의 의지에 따라 시 행정 전체가 이렇게 일사불란하게 기존의 정책 기조를 뒤집고 한 몸같이 역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시청 건물 내에서 자신들의 욕망에만 몰두하지 말고, 부디 시민의 소리와 의견에 귀를 열기 바란다.

2024년 3월 7일

보문산난개발반대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