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의 내용 묵살하고 일방 추진되는 ‘보물산 프로젝트’
사업비 1,500억 최대 20년간 운영 민간사업자 공모
환경훼손 적자운영 시민 부담 가중되는 ‘고물산 프로젝트’ 될 것
○ 지난 31일, 이른바 ‘보물산 프로젝트’ 민간사업자 공모가 시작됐다. 공모를 시작하기 전부터 중구청사를 비롯한 대전시 곳곳에 ‘축, 보물산 프로젝트 보문산 케이블카·전망타워 건립 확정’ 따위의 현수막이 붙었다. 당장이라도 공사가 시작될 것 같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이고 선동이다.
○ 보문산은 대전시민이 가까이 두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시민들의 산이다. 해발 460여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활엽수림이 잘 발달해 있고, 하늘다람쥐, 노랑목도리담비, 삵 등의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야생동물들이 서식하는 소중한 도심 산림이다. 민선 4기부터 시장 후보마다 보문산 개발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민선 8기 이장우 시장의 보문산 개발 계획은 지금까지의 계획의 종합판에 가깝다.
○ 케이블카와 고층타워, 워터파크와 숙박시설을 각 1,500억씩 총 3,000억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해 추진하고, 목달동과 무수동에는 995억을 들여 자연휴양림을, 호동 일원에는 900억을 들여 제2수목원을 신규로 조성하겠다고 한다. 예산 마련에 대한 아무런 방안 없이 수천억 단위의 사업을 마구잡이로 발표하고 있다.
○ 지금까지 보문산 개발 민간투자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매번 유치에 실패했다. 심지어 보문산 개발 기본구상용역 결과보고서에 선진지로 제시된 땅끝마을전망대, 완도전망대의 경우도 매년 방문객이 줄고 있고, 특히 완도는 매년 시비로 약 6억 원의 적자를 메우고 있다. 보문산 민간투자의 경우도 최소비용보전 등의 계약조건에 따라 시민들에게 부담으로 가중될 수 있다. 운영 상황에 따라 사업성이 떨어지고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사업자는 이익이 보장되고, 시민들은 이용하지도 않는 시설에 혈세를 쏟아부어야 한다.
○ 3,000억의 민간자본 유치 가능성도 희박할뿐더러, 성사가 된다 한들 이장우 시장 임기 내에는 추진조차 어렵다. 게다가, 유명 관광지조차 적자운영이 빈번한 상황에 보문산에서 관광흑자를 만든다는 보장도 없다. 20년간 선거 때마다 공수표 개발 공약에 지친 주민들의 열망을 볼모 삼아 보문산을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 극한 호우와 폭염으로 기후재난의 고통을 겪고 있는 지금, 자연을 복원해도 시원치 않은데 멀쩡한 산을 파헤치겠다는 시장은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사는 것인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시장이 토건 업자의 배만 불리겠다는 것인가.누가 시민의 공공재를 민간 기업에게 팔아넘기는 권한을 시장에게 주었다는 것인가.
○ 우리는 민관공동위원회의 합의 내용을 묵살하고, 마구잡이로 보문산을 개발하려는 이장우 시장에 동의 할 수 없다. 케이블카, 워터파크, 고층타워가 없어도 보문산은 대전시민에게 이미 보물과 같은 산이다. 적자시설물만 마구잡이로 지으면 보물산은 커녕 ‘고물산’이 될 공산이 크다. ‘시설’이 아니고 ‘내용’이 중요하다. 이장우 시장은 민관합의에 등 돌린 채 시설물 설치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특색있는 주민참여사업을 개발하고, 근대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하는 등의 실질적인 ‘보물찾기’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민간투자 업체에 대한 보이콧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막개발로부터 보문산을 지킬 것을 다시 한번 선언한다.
2023년 8월 1일
보문산 도시여행인프라조성사업 중단 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