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보물산 프로젝트’ 이름만 바꿔 반복되는 최면술

2023년 6월 27일 | 메인-공지, 자연생태계

보물산 프로젝트사실상 아무것도 확정된 것 없이

이름만 바꿔 반복되는 최면술

○ ‘보물산 프로젝트 보문산 케이블카·전망타워 건립 확정. 보문산 워터파크·숙박시설 조성 확정’ 대전 중구청사에 4층 높이에 육박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시민들이 이 현수막을 보면 마치 당장이라도 시설물이 건축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현수막 내용은 명백한 거짓이고 성과 부풀리기다. 실제로 대전시에서 진행한 민선 8기 이장우 시장 1년 성과 10대 뉴스 선정 중 4위에 ‘보문산 케이블카 전망타워 및 워터파크 조성’이 올랐다. 시작되지도 않은 사업을 ‘성과’라며 10대 뉴스에 올린 것이다.

○ 지난 5월 25일, 대전시가 이른바 ‘보물산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지역 곳곳에 위와 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붙었다. 보문산 난개발에 대응해오던 보문산도시여행인프라조성사업 중단 시민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장우 시장 퇴진을 촉구했다. 급기야 일부 개발 찬성자들은 보문산 개발을 찬성한다는 맞불 기자회견을 열었다.

○ 민선 8기 이장우 시장은 150m 고층타워, 케이블카, 워터파크와 숙박시설 들을 언급하고, 민관협치의 과정과 사업의 연속성을 훼손하면서 보문산 개발을 마구잡이로 추진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제2수목원, 자연휴양림 등 예산조차 없는 개발사업을 마구 늘어놓으면서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흔들고 있다. 20년간 선거 때마다 공수표 개발 공약에 지친 주민들의 열망을 볼모 삼아 보문산을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3,000억의 민간자본 유치 가능성도 희박할뿐더러, 성사가 된다 한들 이장우 시장 임기 내에는 추진조차 어렵다. 게다가, 전국 유명 관광지조차 적자운영이 빈번한 상황에 보문산에서 관광흑자를 만든다는 보장도 없다.

○ 취임 전부터 시민단체, 협의 거버넌스에 등을 지고, ‘화끈하게’식의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던 이장우 시정이 점점 더 불안해진다. 대전시 민관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통해 결정한 사항을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부하며 객관적 평가와 판단을 내다 버리고 있다. 대전시는 개인 기업이 아니다. 시장은 스스로 자기 판단을 과신해서는 안 되고, 행정은 타당성을 잘 따져 묻고 시민에게 부당한 부채가 떠넘겨지지 않도록 직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장우 시장은 이제라도 보문산 난개발을 중단하고, 민주적 의견수렴 절차를 존중하면서 진정한 ‘보물산’ 만들기에 제 방향을 찾기 바란다.

2023년 6월 27일

보문산 도시여행인프라조성사업 중단 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