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구체적인 시기 삭제한 채 공개된 보 처리방안 금강 자연성 회복 의지 없는 환경부장관 퇴진!!

2023년 4월 10일 | 금강/하천, 메인-공지

구체적인 시기 삭제한 채 공개된 보 처리방안

가뭄 전 ‘4대강 보 활용 물그릇’ 운운하며 정치적 꼼수

금강 자연성 회복 의지 없는 환경부장관 퇴진하라!

○ 지난 4월 3일 환경부의 ‘광주·전남 지역 중장기 가뭄 대책(안)의 주요 방향’에 대해 발표에서 한화진 장관은 “4대강 본류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최대한 활용하여 가뭄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다음 날인 4일에는 ‘댐-보-하굿둑의 과학적 연계운영’을 하겠다며 “4대강 물그릇과 보 활용도를 높여 가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금강 영산강 보 처리장안 이행 세부계획 수립 용역 결과보고서(이하 보고서)가 공개되었다.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니 공개 앞둔 3, 4일 전에 급하게 꺼낸 가뭄대비 ‘4대강 보 활용 물그릇’ 주장은 속내가 뻔히 드러난 정치적 꼼수에 불과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 이행 세부계획 수립 용역은 2021년 1월 18일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이 확정되고 그해 4월 시작했다. 그해 9월 28일 ‘세종보 23년 7월, 공주보 24년 10월(예타 면제시 23년 7월), 죽산보 24년 4월 착공 가능’을 골자로 중간보고를 진행했고, 해당 내용은 21년 11월 23일 국가물관리위원회 금강유역협력분과 전문위원회에서도 보고됐다. 그러나 22년 6월 용역 최종결과보고를 마쳤음에도, 정권이 바뀌면서 환경부는 ‘보완’을 핑계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보 처리방안을 뭉개고 있다가, 구체적인 시기를 삭제한 채 지난 4월 6일 반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했다.

○ 보고서 8장 8-20쪽 보 별 소요일정 계획은 구체적 시기를 명시하지 않고 시작시점부터 4년 이상 소요된다는 기간만 확인할 수 있다. 보 처리방안을 언제 이행할거냐는 환경단체의 질문에도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공개된 내용은 ‘언제 할지 모르지만 한다면 4년 정도 걸릴 것이다‘ 라는 무책임하고 뻔뻔한 답을 내 놓은 것이다.

○ 보고서에서 금강은 보 철거와 상시 개방이 됨에 따라, 강의 종적 연속성을 회복해 강의 역동성과 생태적 건강성이 향상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하천 홍수위를 저하시켜 홍수피해 저감, 취·양수장 개선을 통한 안정적 물 이용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가뭄 등으로 하천수위가 낮아지는 비상상황에도 안정적인 취·양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보고서 전체를 뜯어고치기 어려울 정도로 보 처리방안 이행 세부 실행계획 수립이 타당하다보니, 구체적인 보 처리 이행시기를 의도적으로 삭제한 채로 10달이 지나서야 보고서를 공개한 것이다.

○ 가뭄 피해는 4대강 본류가 아닌 산간 농촌지역이나, 해안지역, 섬 지역 등 하천의 길이가 짧은 지류 지천 인근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대부분의 수도시설이 4대강을 끼고 있는 도시 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가뭄에 대한 정확하고 적정한 진단없이 실효성 없고 때 지난 4대강 보 ‘물그릇’을 거듭 언급하는 것은 무지와 무능의 결과가 분명하다.

○ 2022년 6월 15일 공주 쌍신동 가뭄을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환경부는 공주보 수문을 닫았다. 사전 시뮬레이션 자료를 통해 해당 지역 수위 상승이 지극히 미비하다고 보고되었고, 이미 쌍신동과 우성면 지역 모내기는 완료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담수를 강행했다. 7월 12일까지 공주보 수문을 담수했지만, 금강의 물은 가뭄을 위해 단 1리터도 사용되지 않았다. 다만 24일 동안의 담수로 공주 고마나루의 모래사장은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깊이 30cm의 펄밭으로 변했다.

○ 게다가 지금 4대강에 설치된 보로 인해 발생한 녹조의 독성이 작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에어로졸 형태로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준다는 연구결과들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책임감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 광주·전남의 가뭄은 농업을 넘어 식수와 생활용수에 이르는 국민의 필수적 필요에 대한 문제다. 당장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보에 가두어진 강물을 항구적인 식수 확보 방안으로 제안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 지난 10년간 논의를 거쳐 마련한 보 처리방안은 허투루 마련된 것이 아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홍수, 이상 고온 등 기후 재난에 대한 전망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4대강 16개 보로 인한 강 자연성과 생태계 훼손은 물론, 그로 인해 야기된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녹조 등 환경 재앙에 대한 국민의 결정이다. 가뭄 대책 마련을 들먹이면서 ‘보 활용’을 언급하는 환경부 장관은 국민의 숙의에 따른 결정을 정략적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4대강 사업이후 죽어간 30만마리의 물고기와, 큰빗이끼벌레, 실지렁이와 붉은깔다구의 창궐, 녹조라떼로 대표되는 죽어가는 강을 잊지 않고 있다.

○ 윤석열 정부는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조속히 이행해 4대강의 근본적 회복 방안의 사례로 삼고 녹조가 사라진 맑은 물을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하라.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찾지 못하고 4대강의 자연성 회복을 역행하는 환경부 장관은 그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라. 환경부가 스스로 임무를 방기한 채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꼭두각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우리는 정치적 꼭두각시는 필요 없다.

○ 우리는 윤석열 정부와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한다.

1.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찾지 못하고 4대강의 자연성 회복을 역행하는 환경부 장관은 당장 그 자리에서 사퇴하라!
1. 윤석열 정부는 4대강 16개 수문을 즉시 개방하고 녹조가 사라진 맑은 물을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하라!
1. 환경부는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구체적 시기를 확정하고 조속히 이행하라!

2023년 4월 10일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금강유역환경회의 금강재자연화위원회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