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시민체감 환경의제 전혀 짚지 못한 환경녹지국 행정사무감사

2022년 11월 13일 | 연대활동, 활동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환경녹지국 행정사무감사

상임위원회 의원들 환경녹지국 본연 업무 이해 부족

기후위기, 탄소중립, 생태적 하천관리 등 주요 환경의제 짚지 못해

 지난 11월 11일,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는 환경녹지국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행정사무감사는 시정 전반의 운영실태를 파악하고, 예산의 편성과 집행 등과 관련하여 부적절한 사항을 수정해 향후 예산 심의등에 반영하는 시의회의 핵심 기능이다. 더불어, 환경녹지국은 대전시민의 건강과 생활안전, 지속가능한 도심환경 조성을 책임지고 있는 부서로 그 역할과 중요성이 매우 크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시의회 상임위원회가 대전시 주요 환경의제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질의나 언급을 하는지를 살폈다.

모니터링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악취와 대기질, 공공기관 일회용품 관련 개선을 요구하는 등의 일부 적절한 질의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지역구 민원을 제시하는 수준이었다. 다수 의원이 언급한 하천 관련 질의는 하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자체가 잘못되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외지에 조성된 친수공간은 엄연한 하천부지이며, 강우시에는 물에 잠기는 것이 당연하다. 1년에 1.7회 이상 물에 잠기는 하천부지에 사계절 꽃단지를 추가 조성을 제안하고, 운동기구들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준설을 해야한다는 요구는 하천부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요구다. 오히려 잦아지고 있는 기후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자연형 사행천을 조성해 유속을 제어하고 홍수터를 조성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지만 그런 지적을 하는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민선 7기에 추진되다가 중단된 3대하천 그린뉴딜의 같은 경우도 별도의 예산을 들여 용역까지 진행되다 중단되었음에도 재추진, 재수립과 관련된 언급 조차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시민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고 걱정하는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관련해서는 질의조차 나오지 않았고,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도 되지 않은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을 위한 예산 편성과 실행체계는 적절한지, 어떤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지 전혀 짚어내지 못하고, 단편적인 질의에 대해 피감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던 사안을 보고하는 정도에 수긍하는 정도였다.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은 환경녹지국은 물론 타 부서의 진행 사업에 있어서도 연결되어 있는 과제이므로 종합적인 시각으로 행정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감사해야 마땅하다.

녹지 및 습지의 확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대책마련, 탄소중립을 위한 지역에 맞는 적극적 대안마련 등 논의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함에도 지속가능한 도시환경 조성에 대한 심도있는 질의와 논의보다, 지엽적이고 개인적인 제안들을 늘어놓는 수준의 행정사무감사는 과연 시의회가 적절한 역할을 할지 염려 될 정도의 수준이었다.

행정사무감사는 감사하는 의원들의 해당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거나 개인의 경험을 근거로 개선을 요구하는 자리가 아니다. 대전시 행정이 진행한 객관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 지역 환경 보전을 위한 방향을 도출해 내야 마땅하다. 자연을 이용하는 관점이 아니라 생태적 관점으로 지역의 하천과 산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중요하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다양한 시민그룹들이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위해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시의회는 마땅히 그에 대해 책임감있는 태도를 보여주어야한다.

민선 8기가 시작된 기간이 짧고 아직 들여다보아야 할 곳이 많아 빈 곳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지역사회 다양한 그룹들과 더 많이 교류하며 의견을 청취하고 방향들을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더 나은 대전의 환경,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드는 일에 의회도 더 나은 모습으로 함께 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2022년 11월 13일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 : 문성호, 김은정, 이재영,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