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강·영산강 자연성 회복’ 당장 이행해야

2022년 7월 11일 | 미분류

6월 15일 부분해체가 결정된 공주보 수문이 닫혔다. 이날 오후 2시경 발표된 환경부 보도참고자료에서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은 ‘가뭄 피해 예방을 위해 공주보 수위를 상승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문 개방과 담수 여부를 환경부와 논의해 온 금강수계 보 민관협의체(이하 민관협의체)가 있었지만 환경부는 협의체 논의절차까지 ‘패스’하며 이날 오후 6시 공주보 수문을 닫았다.

우선 당시 공주보 인근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는지부터 의심할 수밖에 없다. 금강 공주보 상류에 설치된 3개양수장은 이미 수문개방에도 취수가 가능하도록 조치해 농업용수가 무리 없이 공급되고 있었다.

금강 본류 물을 이용하는 농경지는 가뭄 대비 추가 조치가 필요치 않았다. 문제를 삼은 지역은 인근지역인 공주 쌍신동, 우성면이었다. 이들지역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공주보를 닫아 금강 수위를 상승시키고 양수기로 쌍신양수장까지 물을 퍼올려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곳들은 이미 모내기가 99% 완료된 상태였다. 실제 가뭄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제대로 된 검토와 논의 없이 급하게 공주보 담수를 추진한 것이다.

또 다시 닫힌 금강 공주보

과정도 문제였다. 공주가 지역구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6월 10일 ‘오는 15일에 공주보를 담수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담수여부 등을 묻는 민관협의체가 있지만 이들에겐 13일 오전에야 담수를 통보하며 수문을 닫기로 한 15일 저녁 6시까지 서면의견을 받겠노라 공문을 보내왔다. ‘공주보 담수 확정’이 환경부가 아닌 정진석 국회의원의 입에서 먼저 흘러나온 것이다.

심지어 서면의견 취합결과 유관기관을 포함 절반 이상의 위원들이 반대의사를 밝혔음에도 참고조차 되지 못했다. 이후 실제 금강 본류양수는 진행되지 않았고 보 수문은 2주 만에 다시 열려 공주보 담수가 가뭄해결에 효과 없음을 그대로 증명했다. 이 일로 물떼새 번식처인 고마나루는 물에 잠겼고 강은 다시 한번 몸살을 앓았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021년 1월 ‘세종보 철거, 공주보 부분철거, 백제보 상시개방’이라는 금강 3개 보 처리방안을 확정했다. 오랜 기간 전문가 등의 과학적인 검토와 토론 끝에 내놓은 결론이었다. 하지만 이번 공주보 담수처럼 최근 새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은 금강 보 처리방안을 제대로 진행할지 의심하게 한다.

6월 10일 완료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이행 세부계획 수립 용역’은 내부검토를 명목으로 7월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당초 해당 용역은 늦어도 6월 말이면 공개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 와중에 4대강조사평가단은 해체돼 통합물관리부서로 이관되었다. 보 해체 과정과 사후 모니터링까지 오히려 그 책임과 역할을 더 강화해야 할 부서를 해체·축소한 것이다. 환경부 강 자연성 회복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4대강사업 면죄부 얻은 것 아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4대강사업이 면죄부를 얻는 것이 아니다.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은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국민의견수렴과 수년간의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정권에 따라 좌지우지 될 내용이 아니다. 환경부는 금강과 영산강 자연성 회복을 위해 결정난 사항을 당장 이행해야 한다.

*** 이 글은 내일신문에 기고한 박은영 사무처장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