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대전광역시 공공수목 관리의 방향과 인식 전환 필요해

2021년 2월 21일 | 메인-공지, 자연생태계

대전광역시 옛충남도청 내 식재된 향나무 128주 벌목
벌목과 과도한 전지로 일관 및 반복하는 도심 속 수목 관리
지속가능한 도시생태환경 조성을 위한 생태적 관점 필요해

지난 18일(목) 옛 충남도청 내 향나무 벌목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한 시민들의 분노와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대전시는 ‘지역 거점별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옛 충남도청 내 시설개선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담장에 식재된 50년 수령의 향나무 172주 중 128주를 일시에 벌목해 지역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벌목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오는 7월 소유권이 이전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것으로 행정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 또한, 행정이 도심 속 수목을 관리하는 기준과 방향이 행정편의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과 기후위기 시대 수목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4년 동구청은 ‘상가 간판을 가리고 은행나무 열매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이유로 수종갱신을 명목으로 대전역부터 목척교까지의 가로수를 일제히 벌목했다. 또 2019년과 2020년에 수종교체나 수종갱신 명목으로 은행동, 선화동, 둔산동 일대의 가로수를 벌목했을 때,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도심 속 수목관리를 벌목으로 일관하는 행정 처리에 대해 지적하며 지속가능한 수목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계획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행정에서는 당시는 진행되었으니 어쩔 수 없고 다음 계획에는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현재도 가로수들은 포크레인으로 파헤쳐지고 전기톱에 잘려나가고 있다.

가로수는 단순히 도시 미관을 포함해 도심 생태에도 크게 기여하고, 미세먼지 저감은 물론 빌딩 숲을 이룬 도심 가운데에서 바람길을 형성해 도시열섬현상을 완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40년 수령의 수목 한 그루당 연간 10kg의 탄소를 흡수하는 등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 극복에 있어서도 중요한 존재이다. 수목을 전체 도심 생태계의 구성 일원으로 보는 생태적 관점이 필요하다.

지금 옛 충남도청 관련해서 불거진 문제는 행정절차 상의 문제가 크지만 도심 내 수목의 생태적 가치와 수목 관리에 대한 공공재적 인식이 매우 낮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그렇기에 여전히 도시 곳곳에서 가로수를 비롯한 공공의 생태자산들이 무분별하게 훼손되고 있다.

2021년에도 가로수와 녹지 관리를 위한 예산이 편성되어있다. 훼손은 단기지만 복원은 장기다. 잘려나간 128그루의 향나무를 비롯해 그동안 베어진 수백 수천 그루의 가로수 복원을 위해서는 수십년의 시간과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 도시의 지속가능한 생태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공공수목 관리의 방향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2021년 2월 21일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 : 김은정, 문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