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을 열어라!

2020년 10월 26일 | 미분류

“2020세계물고기이동의날”을 맞아 전국녹색연합 활동가들이 새만금으로 모였습니다.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푸른데, 바다는 둘로 나뉘어 한쪽은 호수가 되어 썩고 있습니다. 새만금 해수유통을 촉구하고 물고기들의 이동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염원을 담아 기자회견 후 삼보일배를 진행했습니다. 삼보일배를 마친후에는 새만금에 특별한 감정과 애정이 생깁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새만금과 어떤 관계가 형성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지금 새만금의 형편이 더 아프게 느껴집니다.

새만금 너울쉼터~가력휴게소까지 이동한 후에 해창갯벌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2023 세계잼버리 대회부지로 갯벌을 메꾸고 있었습니다. 세계의 청소년들이 자연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취지의 대회를, 갯벌을 메꿔 조성한 부지에서 한다는 모순.

직접 제작해서 들고 이동했던 물고기 솟대와 깃발을 해창갯벌에 심었습니다. 새만금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더욱 몸과 마음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새만금을 열어라!

 

<2020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 기자회견문>

새만금 방조제는 새만금의 생명을 죽이는 최악의 구조물

새만금 방조제 수문 당장 열어 해수유통 하라!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Worl Fish Migration)’은 열린 강과 이동하는(회유성) 물고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하여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캠페인이다. 전국녹색연합은 2016년 ‘제2회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부터 우리나라 단체로는 처음으로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보 해체와 하굿둑 수문개방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올해 2020년 ‘제4회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에는 새만금 해수유통을 촉구하는 ‘새만금을 열어라’ 캠페인을 진행한다.
새만금 방조제는 1991년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구조물로 농지확보라는 목적으로 노태우 정부때 시작되어 만들어졌다. 그러나 새만금 방조제 건설과 매립사업 등의 영향으로 만경·동진강 하구와 서해바다가 담수화되면서 갯벌이 사라지고 해수와 기수역 생태계도 급격하게 훼손되었다.
새만금 갯벌과 하구연안은 깊은 바다에서 활동하던 물고기들이 산란철에 회유하는 산란과 생육장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연안회유성 물고기들의 생명의 고리가 차단됨으로써 새만금 내측 뿐만이 아니라 새만금 외측의 물고기 서식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방조제 건설로 새만금호 물의 흐름이 정체되고, 수질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새만금 내측의 유기물들이 부패하여 오염물질로 바뀌었다. 하구역과 갯벌에 사는 생명들에게 먹이원이 되는 강 상류에서 내려오는 유기물이 부패함으로써 먹이가 아닌 독성물질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썩은 물이 새만금 외해로 방류되면서 주변의 생태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물고기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새만금방조제 건설 전후로 새만금 수역 및 간척지의 생태변화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새만금 방조제를 통해 해수가 부분 유통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방조제 건설로 새만금 어류 개체수의 85%가 감소하고, 생물다양성은 60% 이상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또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새만금 조류의 개체수는 86% 감소하였으며, 바다와 갯벌을 주요한 서식지로 하는 도요물떼세의 개체수는 97% 감소하는 대규모 생태재앙이 발생하였다. 현재 새만금호는 겨울철 일부에만 물고기가 살 수 있을 뿐 하절기에는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음의 호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로 인한 어민과 지역주민의 고통 또한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새만금 수질을 조사한 결과 새만금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연평균 수질로 따졌을 때 5~6등급으로 농업용인 4등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0년 당시 이명박 정부는 새만금 1단계 수질대책에 1조 4천억 원, 2단계 수질대책에 3조 966억원을 투입했지만 당초 목표였던 3~4등급을 달성하지 못했다. 오히려 방조제로 인해 조류농도는 높아졌고 갑문을 일시적으로 열어도 5~6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 종합대책 종합평가 결과 및 향후 추진계획(이하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 평가 및 계획)’보고서에서 새만금의 수질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새만금의 ‘해수유통’을 말하고 있다. 정부가 새만금의 ‘해수유통’을 언급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새만금 사업의 실패를 에둘러 시인한 것이다. 하지만 전북도는 “2020년 새만금 내부개발 목표가 73%인데 갈등 조정 등으로 더디게 진행되면서 38%에 그쳤다. 해수유통은 시기상조이며 2025년에 해수유통을 결정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전북도의 주장은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 평가 및 계획’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전히 개발시대의 오만과 독선으로 전북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발목잡고 있는 것이다.
이번 환경부의 보고서는 2020년 현장생태를 조건으로 수질평가를 실시하고 결론을 도출한 것이 아니라 2030년을 목표연도로 정하고 수질평가를 한 것이다. 즉 정부가 추진할 수 있는 수질개선사업을 포함해도 수질개선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새만금의 수질이 내부개발이 진행될수록 악화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는 상태에서 전북도가 주장하는 2025년 해수유통 여부 결정은 새만금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을 그때까지 죽이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정부와 전라북도는 이제 33km 새만금 방조제를 세계 최대의 방조제라며 자랑할 일이 아니라, 세계 최대의 생태재앙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개발과 성장을 위해서라면 자연에 대한 착취가 너무도 당연하게 자행되어 온 일이 얼마나 어리석고, 잔인한 폭력이었는지 성찰해야 한다. 방조제 건설과 매립으로 지난 30년간 헤아릴 수 없이 죽어간 생명들에게 사죄하고, 새만금을 다시 물고기와 새들이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의 터로 회복시켜야 한다. 이것이 하나 밖에 없는 지구에 수많은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할 최소한의 도리이다.
전국녹색연합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새만금해수유통추진공동행동은 정부의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 평가 및 계획’ 보고서에 따라 전북도는 ‘새만금 해수유통’을 즉각 실시하길 강력히 촉구한다.

2020.10.24.

녹색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전북녹색연합 부산녹색연합 광양만녹색연합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새만금해수유통추진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