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수문 개방 관련 회의에 참관하며 – 이정남 인턴

2018년 4월 17일 | 대기환경

2018년 4월 13일 금요일, 백제보 개방과 관련한 회의가 백제보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민·관협의체 회의에는 환경부, 충청남도, 세종시, 공주시, 부여군, 청양군, 대전국토관리청, 한국환경공단, 수자원공사, 금강홍수통제소, 농어촌공사, 전문가, 어민, 환경단체가 참석했고, 대전충남녹색연합에서는 양흥모 사무처장이 참석하였다.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은 보에 막혀 물이 흐르지 못하게 되자 녹조, 물고기 폐사, 수질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했으며 강바닥은 퇴적에 의해 펄이 되고 4급수 오염 지표종이 발견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세종보와 공주보는 수문을 개방하여 펄과 녹조류 사체가 사라지고 모래톱이 생기는 등 재자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백제보는 현재 수문이 닫혀있는 상황이다.
(사진1. 수문이 열려있는 세종보)
 

(사진2. 수문이 닫혀있는 백제보)
 
이 회의는 백제보 개방과 관련하여 지자체 관계자, 전문가, 농·어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향후 수문 개방 일정을 조정하기 위해 진행됐다.
 
현재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농민들의 민원이다. 백제보 주변에는 딸기, 수박, 토마토 등 여러 농산물을 재배하는데 지하수 사용량이 많은 ‘수막농법’을 쓴다. 농민들은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면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농업에 지장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이 외에도 환경적인 문제와 수문 개방 시 물의 수위를 어느 정도로 유지할 것인지를 다루었다.
 
수질 분야 전문가 충북대학교 조영철 교수는 농가의 평균 지하수 사용량을 예측하여 조사해야 하고, 보 건설 이전에도 녹조는 존재하였으며, 보 수문이 개방돼도 녹조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생태계 전문가 충남대학교 안광국 교수는 수위를 낮추면 물고기들이 산란할 장소가 없기 때문에 어류 개체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으며. 수막재배 농법이 물 낭비가 심해 이 부분을 제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민 대표의 경우는 물이 흐르는 곳만 덜할 뿐이며 녹조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고, 물고기 산란 문제에 대해 공감하였다.
 
농민 대표는 수위를 낮춘다고 수질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며 이 상태로 유지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현재 환경부를 포함한 정부 부처가 주민들의 민원 중심의 방어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고, 4대강 사업 이전, 공사 과정, 공사 이후와 보 수문 개방 이후까지 지하수 수위와 수질 등 정확하게 조사하여 객관적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보 개방 전 주민에게 미리 알려 이로 인한 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보 개방 전후의 수질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지하수의 수위가 낮아지면 지반 침하와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었으며, 매년 이루어지는 지역의 백제문화제 축제에서 물 없는 축제가 되어 축제에 지장이 생긴다는 우려도 있었다.
 
정책을 시행하기 전 정부 부처에서 농·어민, 전문가, 유관기관, 시민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소통하여 향후 계획에 참고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시민들과 우리 환경단체의 목소리가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의 문제점을 바라보고 조치를 취하기보다 오염된 금강의 재자연화를 위하여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