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물고기 다닐 수 없는 ‘물고기길’..대전3대하천 걸어보니

 

대전 3대하천 걸어서 모니터링 4

 대전 유등천 전경
▲  대전 유등천 전경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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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녹색연합의 네 번째 ‘대전 3대 하천 걸어서 모니터링’을 유등천 뿌리공원 상류 침산보부터 용문교까지 좌·우안 약 24.2km 구간에서 진행했다.

예로부터 하천 변에 버드나무 무리가 흐드러지게 늘어서 있어 ‘버드내’라고 불렸고, 오늘날엔 버들 ‘유’에 무리 ‘등’을 써 ‘유등천’이라 부르고 있다.

유등천에는 수달, 감돌고기, 남생이, 수리부엉이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어쩌면 그들 중 누군가를 만날지 모른다는 설렘으로 유등천을 찾았다.

비에 젖은 버드나무들이 자기의 푸름을 더욱 뽐냈고, 수량이 늘었다가 줄은 사이 말랑해진 하천 모래톱에 앙증맞은 발자국이 즐비하게 남아 있었다.

 고라니, 너구리, 개와 고양이 등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  고라니, 너구리, 개와 고양이 등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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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기념물 수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맹꽁이 안내표지판
▲  천연기념물 수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맹꽁이 안내표지판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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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의 발자국은 물론이고 고라니, 너구리 등 도심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동물들의 발자국도 찍혀있었다. 마침 인근에는 천연기념물 수달의 서식을 표기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기후위기 지표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맹꽁이의 서식지도 모니터링 구간에 있었는데, 서식지 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금줄이 모두 훼손돼 있었다. 곳곳에서 출입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유등천에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홍보용으로 알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는 서식지를 잘 보전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낚시꾼들의 진입으로 훼손된 수목, 불법 좌대, 불법 낚시 등의 불법행위가 만연하다
▲  낚시꾼들의 진입으로 훼손된 수목, 불법 좌대, 불법 낚시 등의 불법행위가 만연하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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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을 통해 불법 낚시, 불법 수목 훼손에 대한 기사를 반복해서 써오고 있지만, 유등천에서도 문제는 달라지지 않았다. 모니터링 구간 곳곳에서 갈대밭과 버드나무를 임의로 훼손하여 좌대를 설치하고 떡밥을 사용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목격할 수 있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낚시꾼들이 무리하게 진입해, 100m 이상 수목이 훼손된 곳도 있었다.

 배달음식 쓰레기, 각종 일회용기 쓰레기, 닭뼈들이 널브러져있다
▲  배달음식 쓰레기, 각종 일회용기 쓰레기, 닭뼈들이 널브러져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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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쓰레기 불법 투기도 심각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된 배달음식 쓰레기, 각종 생활용품 쓰레기 등이 마구 버려져 있었다. 버려진 쓰레기를 동물들이 뒤졌는지, 닭 뼈가 사방에 널브러져 있다.

 축구장에 야구 시설을 임의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다
▲  축구장에 야구 시설을 임의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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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을 임의로 용도 변경해 사용한 곳도 발견됐다. 축구장으로 조성된 곳에 야구 시설을 설치하고 야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마운드, 베이스 등이 설치돼 축구장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필요하다면 협의에 따라 용도를 변경하거나 보완할 수는 있지만, 일부 사용자가 편의에 따라 임의로 시설을 변경하고 용품을 가져다 놓는 것은 불법 점용에 해당한다.

 산책로가 벗겨지고 부서져 우레탄 가루가 하천에 유입되고 있다
▲  산책로가 벗겨지고 부서져 우레탄 가루가 하천에 유입되고 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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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 자전거 도로는 아스콘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아스콘이 하천변에 적절한 친환경 자재인지에 대해서는 차치하고, 더 큰 문제는 산책로에 있었다. 우레탄 재질로 포장된 산책로는 이미 벗겨지고 가루가 되어, 하천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었다. 생활 오수로 인한 하천 오염 못지않게, 비점오염원의 하천 유입이 심각한 오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 논란이 일어 철거 교체되는 시점에, 사람과 자연이 모두 건강할 수 있도록 흙길로 조성했으면 어땠을까.

 유등천 모니터링 구간에 설치된 보 등 시설물
▲  유등천 모니터링 구간에 설치된 보 등 시설물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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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천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것은 보, 낙차공, 보도교 등의 시설물이다. 육안으로 드러나는 징검다리 형태의 보도 아래에는 사석보호공이 빼곡히 들어가 있다. 이러한 시설물에 의해 물의 흐름이 인위적으로 변하면서 자연적인 하천과는 다른 기형적인 하중도와 갈대밭이 형성된다. 모래톱과 하중도가 인위적으로 형성되면서, 이전과 다른 생태환경이 조성돼 기존 서식 생물들이 서식처를 잃게 되기도 한다.

하중도 형성은 보와 같은 시설물에 의한 현상에 불과하므로, 준설 등 공사로 제거해도 곧 다시 형성되기 마련이다. 근본적으로 농업용 보와 같이 최초 설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시설물들에 대한 용도 재평가가 필요하다. 조사 결과에 따라 불필요한 시설물들은 과감하게 철거하고 물의 흐름을 회복한 뒤에 자연적 변화를 관찰하고, 이후에 적절한 방법을 찾아 조치하는 것이 타당하다.

 수량이 많은데도 말라버린 어도. 물고기가 다닐수 있을리가 없다.
▲  수량이 많은데도 말라버린 어도. 물고기가 다닐수 있을리가 없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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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편의를 위해 만든 시설물 한쪽으로, 물고기길(어도)을 만들어 놓았지만, 며칠째 내리는 비로 수량이 풍부함에도 어도는 말라 있었다. 대전시가 깃대종으로 선정한 감돌고기는 말라붙은 어도로도 다닐 수 있는가. 사람의 입장에서 최선의 것을 한다고 하지만 야생동물들은 삶터를 잃고 있다. 대전 도심 안에서 수많은 야생동물이 하천에 기대어 살고 있다. 사람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도시하천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이용하는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관리 당국은 반복되는 불법 행위와, 부적절한 시설물에 대한 관리·개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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