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막힌 4대강… 물고기도, 강도 죽어간다

2016년 8월 11일 | 금강/하천, 대기환경

숨통 막힌 4대강… 물고기도, 강도 죽어간다

[현장] 대전충남녹색연합 신입활동가가 본 금강의 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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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이른 아침, 금강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세종시로 향했다. 4월에 대전충남녹색연합에서 활동하게 된 후 다섯 번째 금강 방문이다. 처음 방문했던 6월의 금강은 수풀이 우거져 사람이 이용할 수 없는 공원과 악취 나는 펄에 뒤덮인 곳이었다. 그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지금 낙동강도 난리인데 금강은 어떨지 걱정이다.”
함께 간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이 말했다. 라디오에서 낙동강의 녹조 소식이 나온다. 금강은 얼마나 앓고 있을지 벌써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펄 때문에 뜨지 못하는 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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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세종보 주변 마리나 선착장이다. 관리가 되지 않아 수풀에 뒤덮인 공원을 따라 선착장에 도착하니 이상한 모습이 보였다. 요트가 물에 정박해 있지 않고 선착장 위에 뒤집혀 있는 것이다.

가까이 가보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펄이 가득 차올라 수심이 얕아져 요트가 뜰 수 없었다. 주위엔 마름이 가득 피어있었다. 마름은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연못같이 물이 고인 곳에 사는 식물이다. 강의 흐름이 멈춘 것이다.
배를 띄울 수조차 없어 보이는 이 선착장을 누가 이용할까, 왜 이곳에 선착장을 지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이 공원은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객도 거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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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금강에 나와 ‘금강요정’이라 불리는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찾아갔다. 공주보 주변 수상공연장에 가보니 김종술 기자 혼자 물에 들어가 삽으로 진흙을 퍼내고 있었다.김종술 기자는 진흙을 보여주며 “여기 있는 벌레가 실지렁이다, 실지렁이는 환경부 지정 수생태 4급수 오염지표종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까지는 녹조도 많이 피어있었는데 수자원공사에서 보트로 흐트러트리고 다닌다”고 말했다.큰빗이끼벌레가 사라진 자리를 실지렁이가 채우기 시작했다. 이미 금강의 물이 4급수까지 떨어졌다는 뜻이다. 녹조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자원공사는 배로 흐트러트리고 다니기에만 급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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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백제보 상류 쪽을 갔다. 차에서 내려 이동하는데 계속 허리까지 오는 수풀을 헤집으며 간다. 무더위에 밀림 탐험이라도 하는 것일까?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이냐’고 묻자 김종술 기자가 설명했다.“여기는 4대강 사업 때 조성된 공원이다. 저기 보면 데크도 설치되어있다.”깜짝 놀라 바닥을 보니 산책로로 보이는 길이 나 있다. 수풀이 우거져 보이지 않았다. 전망대로 추정되는 데크도 설치되어있다. 김종술 기자가 가리키지 않았다면 무심코 지나칠 뻔했을 만큼 수풀에 가려져 있다. 일부러 위장한 것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양흥모 처장은 “마치 밀림 속에 숨겨진 고대 도시 앙코르와트 같다, 야생동물이 쉬는 전망대라면 모를까 사람들이 찾기에는 불편하고 위험한 장소다”라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야생동물들의 쉼터를 만든 것인지, 유령공원을 만든 것인지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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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과 익산시를 연결하는 웅포대교에 가자 녹조가 가득 피어있다. 4대강 사업의 폐해 중 하나로, 환경운동을 하기 전부터 익히 들었던 녹조다. 직접 본 건 처음이라 자세히 보기 위해 한가득 손으로 퍼올렸다. 악취가 나고 손이 따끔거렸다.김종술 기자는 “수온이 상승하고 물속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용존산소가 고갈되니 물고기들이 머리를 내밀고 숨을 쉰다. 이것이 지속된다면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물 밖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물고기들을 가리켰다.양흥모 처장은 “지난해도 올해와 같이 불볕더위가 계속되다가 8월 말에 녹조가 잔뜩 피었다. 올해도 이대로 가다간 금강 전역에 녹조가 덮일 것이다. 그러나 녹조를 없애야 할 수자원공사는 보트로 녹조를 흐트러트리기에만 급급하다”고 탄식하며, “하루빨리 수문을 개방하여 강의 숨통을 틔워주고 최종적으로는 보를 철거해야 강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사업으로 보에 막힌 강은 썩어가고, 물고기들은 죽어가고 있다. 하루빨리 보의 수문이 열려 강이 다시 흐르게 하고, 최종적으로는 보를 철거하는 것이 금강을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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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링크 : http://bit.ly/2aNlT2c
금강을 지킬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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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 양준혁 간사 ☏042)253-3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