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박사, 월평공원에 뛰어들다!

2011년 2월 24일 | 대기환경


환경박사, 월평공원에 뛰어들다.

글/ 녹색사회국 심현정간사
본래 다섯번째 수업으로 계획되어 있던 월평공원 활동이 폭설로 인해 하지 못했었는데,
봄방학을 맞아 다시 뭉쳤다. 이병연선생님께서도 특별히 진행을 맡아주셨다.
2월 21일 마을 어린이 환경박사들과 함께 월평공원에 갔다.
오후 2시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에 모여 차를 나눠타고 월평공원으로 향한다.
월평공원은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여러 곳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관저동에서 가수원동을 지나 가수원교 아래로 내려가 명암마을을 통하는 문으로 들어갔다. 벌써부터 저 멀리에서 철새들이 보인다.

” 선생님, 여기가 월평공원이예요? 생각보다 가깝네요. ”
그렇다. 다들 월평공원이라고 해서 월평동에 있을거라 착각하고는 하는데 그렇지 않다.
관저동 뿐만 아니라 대전 도심에서도 매우 가깝게 위치해 있다.
” 근데.. 여기 공원 갖지가 않아요. ”
월평공원이라는 명칭에는 월평과 공원 사이에 ‘생태’라는 단어가 생략되어 있다. 즉, ‘월평생태공원’인 것이다. 그런데, 월평공원이라는 이름만 들어서는 어린이 환경박사들처럼 공원 같지 않다는 말을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공원이라면 벤치가 여러개 놓여있고,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또 분수대가 있는 곳도 상상할 수 있지만 그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공원보다는 우리의 월평공원처럼 자연 그대로의 생태공원이 더 멋지지 않은가?
차를 적당한 곳에 세워두고 이제부터는 걸어서 월평공원으로 들어간다.
이 날 날씨가 봄처럼 따뜻해서 마치 봄소풍나온 것처럼 신이 난다.

가는 길에 갑자기 이병연 선생님께서 멈춰선다. 저기.. 사진으로 봤던 멧밭쥐의 집이 보인다.
선생님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에 다들 온 정신이 집중된다. “우와, 저기다.” ” 우와!”
멧밭쥐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쥐로 억새밭에 둥지를 짓고 산다. 멧밭쥐를 실제로 보진 못했지만, 그 집만으로도 신기하다
” 선생님, 근데 여기는 왜 이렇게 판판해요? ”
갑천 인근에는 ‘가시박’이라는 생태계교란종이 하천가에 무성하게 번식해서 토착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한번 뒤덮게 되면 그 아래에 있는 모든 식물들은 햇볕을 보지 못해 결국은 죽게 만들어버리는 아주 무서운 식물이다. 가시박과 비슷한 식물로는 환삼덩굴도 있는데, 이는 덜 하기는 하지만, 가시박처럼 위협적인 생태계교란종이다. 이런 가시박과 환삼덩굴에 뒤덮여 숲을 이루어야 할 하천가가 평평한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이런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발로 가시박과 환삼덩굴은 마구 헤집는다. 벌써부터 교육의 효과가 보인다.

강이 잘보이는 지점이 나오자 모두 준비한 자료집에서 하천자연평가도를 편다.
과연 우리가 서 있는 이 지점의 하천의 자연도는 얼마일까?
항목별로 꼼꼼히 고민하며 점수를 매겨본다. 조금씩 점수의 차이는 있었지만, 이 지점은 모두 1등급으로 평가되었다.
자리를 옮겨 월평공원 내에 조그맣게 마련되어 있는 벤치와 마루에 모여 앉았다.
다들 준비해온 간식과 물을 마시며 숨을 돌린다.
친구들과 말린 망고, 떡볶이, 과자 등의 간식을 월평공원에서 나눠먹으니 더 맛있다.
간식에서 나온 쓰레기는 꼭꼭 챙겨 가방 안에 넣는다.
좀 더 있고 싶지만, 오후에 학원에 가야하는 친구들이 있어 아쉽게 왔던 길을 다시 돌아 나간다.
월평공원에 산책나온 할아버지가 새를 놀래키는 바람에 보지 못해 무척 아쉬웠는데, 차를 주차해 놓았던 곳 저 멀리에 새 무리가 모여 있다. 선생님은 조용히 필드스코프를 준비하고, 아이들은 숨을 죽인다. 필드스코프를 통해 바라본 새는 손에 잡힐 듯이 가깝다. 고니, 쇠오리, 백로 등등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도 곁들여진다.
” 어? 나는 안 보여~ 어디에 있지? ”
” 저기.. 보이잖아. 회색깔.. 난 6마리나 봤는데!”
” 선생님, 저기 저건 수컷이예요, 암컷이예요?”
아이들의 질문도 많아지고, 조금이라도 더 보려 까치발을 든다.

어느새 약속했던 4시가 지나고 있었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2시간 동안 월평공원을 둘러보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을 가까이에 이런 좋은 생태적 공간이 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걸 조금이나마 느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