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자전거 모꼬지를 다녀와서
글/ 이충원 회원
오전부터 꾸물거리던 날씨는 비는 오지 않았지만 기온을 많이 내려놓았고 오후에는 강한 바람도 불었다. 사무실에 하나둘씩 자전거를 타고 모여들어서 출발시간에는 열네 명의 녹색식구들이 모였다. 식구라지만 서로 낯을 처음 뵈이는 사람들도 있었고 통성명도 제대로 못 한 체 자전거는 트럭에 태우고 사람들은 좁은 승합차에 끼여 비가 오면 내일 어떻게 자전거를 타나 걱정하며 그림 좋다는 옥천 합금리로 푸른자전거 모꼬지가 시작되었다.
한 시간여를 달려 금강휴게소 근처 대나무 민박집에 도착하였고 모두들 정말 아름다운 물줄기와 예쁜 집에 감탄하며 김은정회장의 인사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있었다. 정기영부장의 사회로 재미있는 게임형식의 자기소개는 독특하고 새로워서 다들 금새 식구들처럼 가까워질 수 있었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준비하면서 좀 더 친해졌다. 대표요리사 정부장과 그 졸개들로 명명할 만한 완벽한 요리가 완성될 즈음 양흥모국장이 2001년부터 시작된 푸른자전거의 지나온 역사를 슬라이드로 보여주었고 새내기인 나로써는 과거의 푸른자전거모임을 알수 있는 계기가 되어 유익한 시간이였다.
맛난 음식과 술잔이 오가면서 밤은 깊어갔고 눈을 떠 새 아침이 왔을때는 언제 어제와 같은 비바람과 먹구름이 있었느냐싶게 깨끗하고 맑은 하늘이 우리들을 맞이했다.
한 줄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자전거를 타고 초록빛 금강을 따라 한가한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은 이 모꼬지에 참가하지 아니한 자가 어찌 알겠는가? 안 해본 사람은 말을 하지 말지어다! 아무도 다니지 않은 커다란 폐도로를 낑낑거리며 오를때에는 식은땀도 나고 힘들기도 하더니만 70도 정도의 경사를 내려올 때는 시원한 바람과 그 아찔함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듯 하다.
안타까웠던 것은 폐쇄된 구 고속도로를 오르던 중에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처참히 죽음을 맞은 아기 고라니를 보았다는 것이다. 지방 환경청에 신고하여 처리했다는 결과를 통보해 오기까지 우리들은 난개발로 피해입어 가는 동식물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반성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다시 계속된 행진은 몇 굽이의 언덕과 평지와 푸른 4월의 새싹 튼 나뭇잎들과 소들과 꽃들로 수채화의 한 장면을 내가 주인공이 되어 만들어갔다. 시작은 어디인지 모르지만 이 금강의 지류를 원처럼 돌고 있는 시골길은 정말 자전거를 타기에는 환상적인 코스였으며 중간의 양저마을 물가에서 피라미를 잡는 신어부을 보면서 다시 또 더 많은 회원들과 이런 여행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주고받았다.
아쉬운 풍경들을 뒤로하고 돌아오는길 금강휴게소의 어죽마을에서 맛있는 어죽도 맛보고 원래 출발했던 사무실에서 해산하였다.
이번 모꼬지에서 좋았던 점은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서로를 알고 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이었고 두 번째는 먼지 많은 도시가 아닌 깨끗한 자연속에서 신나게 자전거의 폐달을 밟을 수 있었던 것이였으며 마지막으로 회원들이 서로 챙겨주며 모든 일들을 함께하였다는 것이다. 다음 달 자전거 타는 네 번째 일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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