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 각시와 함께 떠나는 농촌나들이 체험 후기

2008년 6월 16일 | 회원소식나눔터

대전충남녹색연합 5월호와 함께 농촌체험 프로그램 안내가 내 마음을 농촌으로 향하고 싶은 유혹에 빠져들게 합니다. 우리 아이들인 은수, 민준에게도 생태농업에 대해서 좀더 알려주고 보석사를 한번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우리가족 4명을 신청하였습니다. 신청한 후 신청한 사실도 까먹은 체 그렇게 흘러가다 녹색연합에서 보내준 문자 메시지를 보고서 아! 신청했지 하며 우렁이 각시와 함께 떠나는 농촌 나들이가 생각났습니다.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중구청으로 나가니 녹색연합에서 전세한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았는데 5대나 간다면 꼭 이버스에 탑승하라고 인솔 간사님께서 신신 당부합니다.
오랜만에 소풍나온 아이처럼 들떠서 금산 바리실 마을로 향했습니다. 푸른숲과 푸른하늘 약간의 구름과 시원한 바람이 우리들의 나들이를 더욱 경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바리실 마을은 스님의 바랑같이 산으로 폭 감싸서 인지 고향의 정감이 느겨집니다. 마을 입구에는 오래된 느티나무와 마을 분들의 휴식처인 8각정과 우렁이 서식처와 분수가 어울어져 아담하게 마을이 조성되었습니다.
우리는 마을 느티나무 아래에서 유병연 국장님이 주제하에 마을관계자, 유기농관계자, 녹색연합관계자들을 소개합니다. 소개받으신 분들은 저 마다 유기농에 대하여, 오늘의 행사 의의에 대하여 너무 열의를 갖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뒤쪽에서는 이미 자기들끼리 그늘 밑에서 웃고 떠들고 나름대로 즐기고 있었습니다.
마을에 상을 치른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아 농악은 생략하고 상고 돌리기만 보여주었습니다. 다음 가을에는 마을에 풍년이 들고, 알차게 과실이 익어서 마을에서 이끄는 신명나는 풍악을 한번 듣고 싶어집니다.
마을 소개를 마친후 바로 유기농 농업 실습에 들어갑니다. 먼저 미꾸라지를 이용한 유기농업은 미꾸라지가 병해충을 잡아 먹어 벼를 튼튼하게 자라도록 하게합니다. 녹색연합에서 준비한 작은 바가지에 미꾸라지를 담아서 우리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논 뚝으로 들어가서 준비한 신호에 따라 일제히 논에다가 미꾸라지를 풀어 줍니다. 은수는 미꾸라지가 무서워서 그냥 바가지를 휙 던져 방생하는데 비해, 민준이는 하나하나 잡아서 미꾸라지를 논에다가 풀어줍니다. 징그럽지도, 무섭지도 않은 가 봅니다. 민준이의 손을 비해 도망가려는 미꾸라지가 애처롭게 보여집니다.
다음 실습으로는 우렁이를 받아서 다른 논의 논뚝으로 들어가 논에다 방생하였습니다. 우렁이는 수면 밑에 있는 어린싹만 먹기 때문에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농사를 짓게 해주는 고마운 생물이었습니다.
황토를 이용하여 잘 발효한 EM농법은 화학비료 대신 자양분을 공급해주는 농법으로 논에다가 뿌려 주었습니다. 다른 것도 많은데 우리는 이 세가지 유기농법에 대하여 체험한 후 녹색연합에서 제공한 도시락을 느티나무 아래에서 맛이게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야외에서 먹어서 인지 아이들도 도시락을 잘 먹었습니다.
막걸리도 있어 한잔 먹었더니 졸음이 옵니다. 마을 8각정에서 은수와 같이 잠을 청해봅니다. 잠결에 들으니 황토염색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오신 분들이 손수건에 황토염색을 들이느라 여념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냥 계속 잠만 잤습니다. 떡매 소리에 일어나 마을 한바뀌를 돌아 보았습니다. 마을회관 뒤에는 예전에 썼던 디달방아, 멍석, 타작기, 화로, 지게등이 전시되어 있었고 잔디도 잘 가꾸어져 있었습니다.
기념촬영을 하고 다음 목적지인 보석사로 향하였습니다. 가기전에 제원중학교로 들려서 야생화 전시실을 갔습니다. 학생들이 많든 야생화 전시실은 아기자기하게 참 잘 꾸며 놓았습니다. 학생들의 땀과 솜씨가 배어나는 야생화 작품들이 멋있어 보입니다. 바리실 마을에서 보았던 노랗고 예쁜 꽃이 달맞이 꽃이라는 것을 이곳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학생들이 야생초를 선물로 나누어 줍니다. 울 마눌은 5개나 받아서 가지고 옵니다. 잘 클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한편으로 듭니다.
이어서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보석사에 도착하였습니다. 오랜 된 절이여서 그런지 입구부터 전나무가 울창하게 하늘높이 쭉 뻗어 등산로 양쪽으로 서 있습니다. 오랜 된 절에 비해 권력에 변두리에 위치해서 인지 대웅전을 규모도 작았고, 탑들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숲이 잘 정돈 되어 있고 사찰 배치가 아담하게 느겨집니다. 1000년이 넘을 은행나무는 앞으로도 1000년은 더 버틸 수 있다는 듯 하늘로 두 팔 쭉 벌려 있는 듯 합니다. 열명 정도의 손을 펼쳐야 나무의 두께를 잴 것처럼 두꺼웠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피곤하여 차안에서 졸면서 돌아옵니다. 중구청에서 내려 애들한테 오늘 재미있어냐고 물어보니 크게 재미있다고 대답합니다. 다음 가을에는 사과 수학을 계획한다고 합니다. 가을에도 시간을 내어서 참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우리가 바실리 마을에 가서 아무 도움도 주지 않은 것 같은데 마을 어른신들이 성심성의껏 도와주신데 대하여 감사드리며,  어린이들을 잘 이끌어주신 이병연 국장님과 녹색연합관계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아마 앞으로도 유령회원으로 활동하게 될지라도 이런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면 또다시 참가해보고 싶습니다. 함께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