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꽃샘바람이 불어 몹시 추운날 중촌동 우리(전통)찻집 샘이깊은물에 차를 마시러 갔는데 주인장이 마침 난로에 ‘갈탄’을 넣고 있었다.
기름(석유)에 밀려나고 누구나 막장을 멀리하는 요즘 세태에서 갈탄은 묘한 의미로 다가왔다.
타다닥 타다닥… 미리 넣어둔 종이와 함께 갈탄은 타기 시작했다.
문득 곽재구 시인 ‘사평역에서’의 톱밥난로가 생각났다.
갈탄과 톱밥…. 이제는 자신을 잃어버린채 가끔 몇몇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거나 미처 버리지 못한 난로에 의해 한번쯤 존재를 확인하는 과거형 땔감 (물건)이다.
갈탄난로의 열기는 연통을 거치며 찻집을 따뜻하게 덮여주었다.
난로의 온기가 나에게 따스히 다가올때쯤 보이차 한 잔을 들이키며 상상을 하였다.
….. 갈탄이라는 잊혀진 물건을 가지고 난로를 때고 있는 찻집 주인장은 어쩌면 “과거로 가는 기차”를 몰고 있는 ‘화부(火夫)’일지도 모른다는 발칙한 상상을 말이다! 그냥 그렇게 믿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