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자기점검 요구 겸허하게 수용하겠다

2005년 1월 12일 | 회원소식나눔터

“도덕적 자기점검 요구 겸허하게 수용하겠다”
KBS 비판 보도에 최열 에코생협 이사장 사직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장윤선(sunnijang) 기자
▲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80년대 공해추방운동을 시작으로 20년이 넘도록 환경운동을 펼쳐온 환경운동가 최열(에코생협 이사장·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씨에게 최대의 위기가 닥쳤다.
지난 10일 KBS <9시뉴스>에 ‘기업상대로 장사하는 환경단체’가 보도된 이후로 에코생협 홈페이지에는 최씨와 환경운동연합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에코생협은 11일 오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사과문을 올리고 “이사장은 무보수로 봉사하는 자리이지만 생협사업상의 모든 활동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기에 그 책임을 지고 오늘자로 최 열 이사장은 이사장직을 사퇴했다”고 밝혔다.
에코생협은 “감시대상 기업에게 적절하지 못한 시기에 친환경공산품을 판매한 점에 대해 에코생협 조합원들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시민단체를 향한 도덕적 자기점검의 요구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에코생협은 “환경운동연합의 지역조직들과 부안 핵폐기장 대책위원회, 광양지역 시민단체에게 뜻하지 않은 위기감과 위축감을 안기는 등 누를 끼치게 된 점을 깊이 사과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돈벌이에 나선다’는 KBS의 지적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에코생협측은 “해외 환경단체들도 다양한 형태의 ‘에코숍’을 운영하는 등 일상생활에 친환경 생활용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에코생협이 친환경공산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은 환경적으로 유익할 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친환경공산품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기업체 강매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친환경공산품을 구매할만한 기업·학교·단체 등에게 친환경공산품 홍보팜플렛을 담아 500여통 우편 발송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의 경위에 대해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에코생협이 보낸 공문을 검토한 뒤 기념품으로 구입할만하다고 판단해 자가발전 손전등 200개를 개당 2만3800원에 구매했다”며 “에코생협이 본분을 잃고 친환경공산품을 강매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에코생협은 또 “이번 KBS의 보도내용 중 틀린 게 있다”며 “전 제품 2만여 개를 전량 기업에 판매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자가발전 손전등 총판매수량 2만여개 중 53%는 개인 및 시민단체, 생협, 일반 유통업체가 구매했고, 나머지 47%를 기업이 샀다”고 반론했다. 또한 에코생협은 “다단계업체에 최열 이사장이 추천장을 써주었다는 보도내용과 폭리를 취했다는 부분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현재 KBS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 중재신청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KBS는 지난 10일 <9시뉴스>를 통해 ‘현장추적-기업 상대로 장사하는 환경단체’를 보도해 ‘기업과 정부를 감시해야할 시민단체가 기업과 관공서에 물건을 팔았다’고 고발했다. 에코생협은 2002년 창립이래 친환경공산품으로 ▲자가발전 손전등 ▲자가발전 라디오 ▲태양전지손목시계 등을 판매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