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사>
아름다운 3인 `희망을 준 4050억`
최근 불법 정치자금을 둘러싼 시비를 비웃기라도 하듯 거액의 장 학금 쾌척이 잇따라 우리사회에 신선한 충격과 함께 희망을 주고 있다. 딸을 먼저 보낸 아버지는 딸의 이름으로 50억원을 기부했 으며, 지난달 부산대에 305억원을 기부한 기업인은 추가로 사재 를 털어 1000억원대 교육문화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또 세계최대장학재단을 만들기 위해 기존 3000억원의 장학재단 규모를 6000억원으로 키울 계획을 밝힌 기업인도 있다. 액수면에 서도 정치자금 시비를 일거에 잠재우고 우리사회에 아름다움을 심어주고 있는 이들 3인을 만나보았다.
(::㈜태양 송금조 회장::)
305억 기부이어 또 1000억 출연 교육재단 설립
부산대에 305억원의 거액을 기부했던 부산 중소기업인 송금조(79 ·사진) 회장이 이번에는 1000억원을 출연해 교육문화재단을 설 립키로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 부산대 등에 따르면 ㈜태양의 송 회장은 현금 500억원과 부 동산 500억원을 출연해 자신의 호 경암(耕岩)을 딴 ‘경암 교육 문화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이를 위해 송회장측은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의 S학원 부 지등 거액의 부동산을 재단에 귀속시키기 위한 실무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회장의 1000억원대 교육재단 설립은 기 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으로 한국사회의 기부 문화를 한단계 발전시킬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암재단은 지역 장학, 예술, 문화등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활동 을 벌이기로 했으며 이사로 송회장외에 김인세 부산대 총장, 김 상훈 부산일보사 사장등을 선임할 예정이다.
송회장은 지난 1985년 학교법인 태양학원(경혜여고)을 설립하고 2002년 국민교육 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등 평소 교육, 문 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재단 설립 결정에는 교육과 음악에 조예가 깊은 부인 진애언(58) 씨의 조언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회장은 경남 양산에서 어렵게 자라 고생끝에 큰 돈을 모았지만 아무리 작은 돈이라도 함부로 쓰지않는 근검절약 정신을 생활화 해왔다. 송회장은 현재 노환으로 부산대 병원에 입원중이다.
부산대는 오는 14일 송회장에게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할 예정이다.
부산〓김기현기자 ant735@munhwa.co.kr
(::삼영화학 이종환 회장::)
작년 3000억 재단 내년 3000억 추가 “천사처럼 쓸것”
지난해 4월 사재 3000억원을 털어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세 운 이종환(80·사진) 삼영화학 그룹 회장은 4일 내년까지 재단을 6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회장이 재단을 통해 가난한 인재들에게 매년 지원하는 장학금 은 150억원. 이종환재단이 출범하기 전까지 국내 최대 규모 장학 재단이었던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연간 지급액 52억원의 3배에 달 하는 규모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삼성의 ‘이건희 장학재단’(1500억원 규모) 과 비교해도 기본 재산이 갑절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한국이 세계 1등 인재를 제대로 육성하기 위 해서는 세계적인 규모의 장학재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며 “출연액을 현재의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평소 점심 시간마다 직원들과 자장면을 즐겨먹어 ‘구 두쇠’란 별명을 갖고 있다. 지난 2000년에 사재 출연에 반대하 는 가족들과 마찰 끝에 부인에게 이혼청구 및 1000억원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당했다. 결국 부인에게 50억원을 주는 조건으로 소 송은 마무리됐지만 그의 ‘기부 철학’은 ‘유난스럽다’는 혹평 (?)을 듣기도 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 “돈 아까운 줄은 알지만 일흔살을 넘기면서 인생관이 바뀌었다”며 “돈 버는 데는 천사처럼 못했어도 돈 쓰 는 데는 천사처럼 하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인재를 키우기 위해 경남 마산에 영재고등학교를 세 울 계획이다. 그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한가지, 자신이 지원한 인 재들 가운데 언젠가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으면 하는 소박한 꿈 뿐이다.
노윤정기자 prufrock@munhwa.co.kr
(::현진어패럴 이상철 사장::)
아름다운 3인‘희망을 준 4050억’
한 50대 사업가가 이국 땅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딸을 기리기위해 사재 50억원을 털어 구립도서관을 건립키로 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소 의류수출업체 ㈜현진어패럴을 운영하는 이 상철(57) 사장.
이씨는 4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청을 방문, 30억원을 기부하 고 내년 1월쯤 20억원을 추가로 내기로 약속했다.
이씨가 낸 기부금은 서대문구 현저동 101 독립공원내 옛 현저동 사무소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구립 정보도서관을 짓 는데 쓰인다. 도서관 명칭은 이씨의 둘째딸 이름을 딴 ‘이진아 기념도서관’으로 정해졌다.
이씨의 딸 진아(23)씨는 한국외국어대 3학년재학중이던 지난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어학연수 중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 다.
이씨는 “어학연수 떠난 지 3개월만에 변을 당해 상심이 너무 컸 다. 평소 사업이 자리잡히면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 각을 했는데 딸 덕분에 조금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딸과 같은 학생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세우 기로 결심, 이같은 뜻을 서울시에 전했고 도서관 설립을 계획중 이던 서대문구에 기부금이 돌아가게 됐다.
그는 “아무 조건없이 기부하는게 옳지만 굳이 딸의 이름을 넣어 달라고 욕심을 냈다”며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 게 되면 진아 이름이 적힌 도서관에서 청소도 하면서 노후를 보 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kr